"파우스트 (Faust)"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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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tle = 파우스트 (Faus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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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ta1 = [[:분류:괴테, 요한 볼프강 폰|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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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번역 현황 및 개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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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파우스트>는 독일 문학사상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히는데, 번역가의 입장에서는 최고로 번역하기 어렵기도 하다. 이 작품은 (한 장면을 제외한) 전체가 총 12,111행의 운문으로 된 극시(劇詩)로 양적인 방대함만으로도 번역자에게는 큰 도전인데, 하나하나의 시행을 이루는 운율을 언어체계가 완전히 다른 한국어로 살리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래서 <파우스트>는 독일의 여느 문학작품보다 일찍 이 땅에 알려졌고 고전의 반열에 올랐으나 이 작품이 완역되기까지, 또 괴테의 독일어 원작을 저본으로 하는 직접 번역이 이루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파우스트> 번역의 역사에 있어서 초창기인 일제강점기 동안에는 총 7종의 번역이 확인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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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class="wikitable" style="margin:auto"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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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 번역자 !! 제목 !! 발행지 !! 발행시기 !! 수록면 !! 저본정보 !! 번역유형 !! 괴테의 원작 기준 번역된 시행 숫자 | ||
+ | |- | ||
+ | | 극웅 || ᅋᅡ우스트 (I) || 현대 || 1920.3 || 41 || 없음 || 발췌역 || 326-397 행 | ||
+ | |- | ||
+ | | 극웅 || ᅋᅡ우스트 (II) || 현대 || 1920.4 || 39-40 || 없음 || 발췌역 || 1064-1099 행 | ||
+ | |- | ||
+ | | 역자미상 || 없음 || 학지광 || 1921.6 || 7 || 없음 || 발췌역 || 1607-1626 행 | ||
+ | |- | ||
+ | | 하태용 || 파우스트 || 청년 || 1927.11 || 76 || 없음 || 부분역 || 1-32 행 | ||
+ | |- | ||
+ | | 조희순 || ᅋᅡ우스트 || 중앙 || 1934.9 || 72-79 || 없음 || “초역” || 별도표기 | ||
+ | |- | ||
+ | | 권환 || ᅋᅡ우스트 (1) || 시학 || 1939.5 || 32-34 || 없음 || 부분역 || 1-32 행 | ||
+ | |- | ||
+ | | 권환 || ᅋᅡ우스트 (2) || 시학 || 1939.8 || 33-36 || 없음 || 부분역 || 33-107행 | ||
+ | |} | ||
+ | |||
+ | |||
+ | 최초의 번역은 극웅 최승만이 1920년 잡지 <현대> 3월호와 4월호에 <ᅋᅡ우스트 (I)>과 <ᅋᅡ우스트 (II)>로 실은 두 편이었다. 이듬해인 1921년에 역자의 이름과 제목이 제시되지 않은 채 매우 짧은 번역이 잡지 <학지광>에 실렸으며, 1927년에는 하태용이 책머리에 있는 헌사를 번역했다. 30년대에는 조희순의 번역과 권환의 번역이 있는데, 1939년 권환의 번역을 끝으로 일제강점기에는 더 이상의 번역이 나오지 않았다. | ||
+ | |||
+ | <파우스트>는 헌사, 무대에서의 서연, 천상의 서곡, 비극 1부, 비극 2부로 구성되어 있다. 헌사, 무대에서의 서연, 천상의 서곡을 프롤로그 혹은 겉이야기라고 하고, 비극 1부와 2부를 속이야기(Binnengeschichte)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중 일제강점기에는 겉이야기와 1부 중 일부가 상당히 단편적으로 번역되었다. 극웅의 번역은 특정 단락만 발췌한 발췌역이었고, 하태용과 권환은 헌사와 무대 위 서연 장면만 번역한 부분역이었다. <파우스트> 1부 전체를 대상으로 하되, 선택적으로 발췌해서 초역한 조희순의 번역이 가장 긴데 그마저도 8쪽 분량에 그친다(B5판, 한 면에 세로 3단). 결과적으로 일제강점기에 출간된 <파우스트>의 번역 7종의 분량을 다 합하면 작품의 약 4.5% 정도이다. | ||
+ | |||
+ | <파우스트> 번역자들은 일본에서 서양의 사상과 문화를 접한 젊은이들로, 일본에 체류할 당시에 번역했거나(극웅), 일본에서 독일어를 전공한 전문가로 번역하였다(조희순, 하태용). 극웅 최승만과 신원이 불분명한 하태용은 저술 활동을 시작한 20대 초반에 번역했고, 조희순과 권환도 번역을 할 당시 30대의 젊은 나이였다. 당시 서양 문학의 수용과 이입은 일본과 일본어를 경유하는 게 보편적이었고, <파우스트> 번역자들도 일본어 번역본을 통해서 작품을 접했을 것이다. 그런데 번역자들은 언제 어디서 어떤 언어로 출판된 책 <파우스트>를 저본으로 사용했는지 밝히지 않는다. 저본 정보가 없으며 번역자에 대해 알려진 사실도 극히 제한적이어서, 이들이 출발어 내지 기점언어와 맺는 관계에는 공백으로 비어 있는 부분들이 아주 많다. 그래서 일제강점기 <파우스트> 번역을 분석하는 비평자는 정황만으로 복잡한 사건을 밝혀야 하는 탐정의 처지와 비슷하다. 최승만과 하태용은 독일어를 알았다고 추리할 자료가 없고, 아마도 이들은 일본어 번역이 기점언어였던 걸로 짐작된다. 일본에서 독일어를 전공한 조희순과 권환은 독일어 원작을 직접 마주했을 테지만, 번역할 때는 일본어 번역들이 기존의 번역이기에 이를 참조했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어를 매개로 했다고 해서 일본어 번역을 다시 번역했다고 섣불리 추론하거나 예단할 수는 없다. 일제강점기에 <파우스트>를 번역하는 번역자는 오늘날과는 전혀 다른 번역의 지평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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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시대의 번역은 번역하기를 통해서 도착어인 한국어를 고안하고, 근대 문학장을 형성하고, 작가와 독자를 새롭게 만들고 구성하는 지적 모험이었다. 번역의 목적은 서양의 진보를 가능하게 만든 근대적인 것들을 서둘러 이입하고 이식하는 데 있었고, 번역자들은 민족계몽을 선도하겠다는 책임을 스스로 떠안고 그에 필요한 지식과 교양의 재료들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고자 했다. 일본어 번역을 번역했더라도 그 안에서 서구적인 것, 근대적인 것을 찾아내서 조선어로 표현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그들의 번역은 중역이지만 중역에서 비껴 있고, 원전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거나 은연중에 충실하지 않았기에 번역이지만 번역이 아니다. 번역자들은 번역과 중역과 창작의 경계들을 무시로 이동하는데, 이런 현상이 오늘날 통용되는 번역의 윤리로 이들의 번역에 다가갈 수 없도록 한다. 그보다는 번역에의 의지와 실현을 둘러싸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번역 경험들을 맥락화하는 것이 더 합당해 보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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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래에서는 역자 미상의 번역을 제외한 개별 번역들이 무엇을, 왜, 어떻게 번역했는지 번역이 이루어진 지평을 고려하면서 살펴보기로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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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개별 번역 비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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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극웅(1920.3)|극웅 역의 <ᅋᅡ우스트 (I)>(1920.3)]]<span id="극웅(1920.3)R" />''' | ||
+ | 2) '''[[#극웅(1920.4)|극웅 역의 <ᅋᅡ우스트 (II)>(1920.4)]]<span id="극웅(1920.4)R"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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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우스트>의 최초 번역은 1920년 기독교 계열의 잡지 <현대>에 실린 <ᅋᅡ우스트 (I)>과 <ᅋᅡ우스트 (II)>이다. 번역자 극웅은 본명이 최승만(1897~1984)으로 1917년 일본 동경관립외국어학교 노어과에 입학했으나 1919년 2.8 독립선언으로 중퇴했다. 그는 일본에 체류하면서 유학생들이 만든 잡지 <학지광(學之光)>의 편집위원, 최초의 종합문예지였던 <창조(創造)>의 동인, 조선기독청년회의 잡지 <현대>의 주간 등으로 활동했다. 최승만은 일본 유학 전에 영어를 배웠으나 (그는 훗날 미국 유학의 경험도 있다), 독일어 학습 관련 기록은 전무하다. 그가 특별히 독일 문학에 관심을 가졌는지도 알 수 없지만 <ᅋᅡ우스트 (I)> 번역이 발표되기 한 달 전 잡지 <창조>에 기고한 글에서 “괴테가 소년시대에 베테르의 비애라는 연애소설을 썼고 원숙한 시대에 파우스트 같은 이상적 작품이 생긴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으며, 또한 같은 글에서 “남의 말도 많이 듣고 남의 글도 많이 보아야 하고 많이 듣고 본 바를 우리 사회에 많이 전달해 주어야 할 책임”을 말하는 것으로 보아, 그는 <파우스트>를 읽고 어떤 인상을 받았으며 그것을 마땅히 알려야 한다는 책임감에 추동되어 번역한 것으로 짐작된다. 극웅은 번역에 부쳐 “독일문호 괴테의 걸작인 파우스트 중에서 매월 조금씩 번역해 보겠다”고 하면서 번역기획을 밝히는데, 이 외 저본정보, 작가소개, 작품소개 등은 제공하지 않으며 왜 특정 단락을 번역의 대상으로 삼는지 그 선택의 동기도 밝히지 않는다. 괴테의 <파우스트>와 극웅의 <ᅋᅡ우스트>를 마주 세워보면 극웅의 번역에 흩뿌려진 오역과 굴절, 왜곡이 드러나는데, 그는 애초에 독일어이든 일본어이든 기점언어의 자구를 충실하게 옮기기보다는 <파우스트>에서 어떤 근대적인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번역의 형식에 실어 표현하려고 한 것 같다. <ᅋᅡ우스트>(I)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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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것은 밤 장면 중 한 단락으로(386행-397행), 학자로 살아온 인생에 깊이 회의하는 파우스트가 책상에 비치는 달빛을 보면서 독백하는 부분이다. 여기서 파우스트는 달빛을 친구 삼아서 자연으로 가서 생기를 회복하고 싶은 마음을 읊는다. 괴테의 원작에서는 시행의 수가 12행인데 극웅의 번역에는 21행으로 길어진 것이 눈에 띈다. 극웅이 많은 것들을 첨가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voller Mondschein (가득한 달빛)”을 “허공(虛空)에 뜬 밝고 둥근달”로 부연 설명하고, “An diesem Pult herangewacht (책상 앞에서 깨어있었다)”를 “이 冊床에서 잠이루지 못하고/깊은밤 지난일이 얼마나 많엇는가”라고 창작에 가까운 번역을 한다. 무엇보다도 독일어 원문에 없는 표현들, 이를테면 “나를 묶은”, “자유롭게”, “나의 몸을” 등을 추가하는 게 두드러지는데, 원작의 “Mitternacht (깊은 밤)”라는 한 어휘에서는 “너는 사람들이, 버레들이,/ 소래없이 잘 ⎯ 밤中에”라는 구절을 추가하여 창작으로 이행하기도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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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자적으로는 국한문혼용체로 옮기는데, 한자로 쓸 수 있는 것은 모두 한자를 쓰고 “골속”과 “이슬”처럼 한글로 쓸 때는 괄호에 한자를 병기한다. 더불어 문체적인 변환이 있다. 파우스트의 이 독백은 운율을 갖고 있는데, 위에 인용한 구절에서는 두 시행이 각운을 맞춘 크니텔시행(aa, bb, cc)이며, 각 시행의 마지막 두 음절이 강하게 발음되다가 약하게 발음되는 여성형 카덴차를 갖추고 있어서, 율독하면 마치 달빛의 흐름처럼 호흡의 흐름이 끊어지지 않고 유연한 리듬을 만들어낸다. 극웅의 번역에서는 각 문장이 종결어미 “업슬가”로 끝맺고 이것이 네 번 반복되며 “들우에 ― ”처럼 긴 줄표로 여운을 표시하여 운문의 리듬이 생기도록 한다. 이는 독일어 원문의 운율 규칙과 다를 뿐 아니라 음보율 중심이던 조선의 시가 운율과도 달라 보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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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웅은 두 번째 번역 <ᅋᅡ우스트 (II)>에서도 파우스트가 자연을 동경하는 대사를 번역 대상으로 선택한다. 여기서 파우스트는 조수인 바그너를 청자로 말하지만, 그의 대사는 점점 모놀로그에 가까워진다. 파우스트는 저녁 해가 지는 것을 눈으로 따라가면서 마음속에서 일몰의 장엄한 광경을 상상하고 태양을 향해 드높이 비상하고 싶은 바람을 피력한다. 그러니까 극웅은 한 번은 달빛에 건네는 독백을 선택했고 다른 한 번은 일몰하는 태양에 부치는 대사를 발췌하여 옮긴 것이다. 괴테는 달빛이 나오는 모놀로그를 1772년과 1773년 무렵에 썼고, 일몰의 해가 나오는 모놀로그를 1800년경에 썼다. 약 30년의 시간적 차이가 있으나 파우스트가 자연을 동경하고 자연과 하나가 되고 싶어 하는 점에서는 주제와 분위기가 놀랍도록 유사하다. 이 점에서 파우스트의 대사는 극웅처럼 조선에서 태어나서 자란 이에게도 이질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극웅이 번역한 자연은 개인적 자의식에 눈뜬 화자가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의지와 비상하려는 동경을 표출하는 공간으로, 속세를 등진 주체가 귀거래를 하는 의미가 강한 조선의 자연과 다르다. 극웅은 파우스트가 그의 욕망을 투사하는 자연에서 근대적 개인을 발견하고 자신의 심경과 동일시한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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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 '''[[#하태용(1927)| 하태용 역의 <파우스트 (Faust) (一)>(1927)]]<span id=하태용(1927)R"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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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27년 개신교 잡지 <청년>에 <파우스트>의 헌사 번역이 실렸다. 번역자의 이름은 하태용(河泰鏞)인데, 신원 미상이며 창작활동, 번역활동 등 이력에 대해서 현재까지 밝혀진 바 없다. 그런데 이름의 한자는 <백치 아다다>를 쓴 소설가 계용묵(1904-1961)의 또 다른 이름과 같다. 계용묵이 외국문학 관련 서적들을 탐독했고 1925년에 이미 등단하여 창작활동을 했다는 점, 그리고 1958년에 <파우스트>를 번안했다는 점에서 그가 이 작품을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독자에 머물지 않고 번역을 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보지만, 계용묵 스스로는 이와 관련된 언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번역자 하태용과 소설가 계용묵의 동일인 여부는 그저 짐작만 할 뿐이고 더 많은 실증적인 자료들이 발굴되어야 할 것이다. 하태용은 극웅과 마찬가지로 <파우스트>의 번역을 여러 번에 걸쳐서 할 생각이었는지 제목 <파우스트 (Faust)>에 (一)이라는 순서를 붙였고, 책머리에 있는 헌사를 번역하면서 “ᄭᅰ테가 一七九七年(四八歲時)에 오래 中絶하엿든 파우스트 第一部의 再製作에 着手하엿슬ᄯᅢ에 獻頌한 感想詩”로 설명한다. 감상시라는 규정은 극시에 속하는 헌사의 성격을 오해했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당시 낭만주의의 소개와 이입에 치중되었던 서양 문학의 수용 경향을 반영한다고도 볼 수 있다. 하태용이 번역한 헌사는 아래 권환의 번역 <ᅋᅡ우스트 (1)>에서 제시토록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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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조희순(1934)| 조희순 역의 <戱曲 ᅋᅡ우스트 悲劇第一部>(1934)]]<span id=조희순(1934)R"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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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30년대에는 1920년대와 다른 번역풍경이 펼쳐진다. 괴테가 세계적인 대문호로 널리 알려졌으며, <파우스트>는 작가의 걸작으로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 다른 한편, 서양 문학의 번역과 관련해서는 일본어 중역을 배척하고 원서를 직접 번역하는 당위성에 대한 인식이 관철된다. 일례로 1939년 권환이 번역한 <ᅋᅡ우스트 (1)>에는 번역자가 독문학을 전공했다고 밝히는 “편집자의 말”이 첨가되어 있는데, 이는 원작의 직접 번역을 원하는 시대적 요청에 호응하면서 해당 번역이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 번역임을 보증한다. 그리고 1930년대에는 일본에서 독일어와 독문학을 전공하고 작가와 작품에 대해 전문적 식견을 갖춘 이들이 등장했다. 그중 조희순(1905~?)은 도쿄제국대학에서 독문학을 전공했고 귀국 후 독일어 교수로 재직했으며 괴테에 대한 글도 다수 발표하여 독일 문학과 괴테의 국내 수용에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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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희순은 1934년에 <파우스트> 1부를 번역해서 <戱曲 ᅋᅡ우스트 悲劇第一部>라는 제목으로 월간종합잡지 <중앙>에 게재했다. 번역의 첫 면은 여러모로 이전의 번역들과 차별되는 곁텍스트(Paratext)를 담고 있다. 번역자는 제목 파우스트 위에 희곡, 제목 아래에는 비극 제1부라는 부제를 붙여 이 작품의 장르, 성격, 구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리고 번역자의 이름 밑에 원작을 발췌해서 옮기는 번역이라는 “抄譯(초역)”을 부기하여 번역의 유형도 밝힌다. 이와 함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한 단을 차지하고 있는 동판화이다. 1620년경 미하엘 헤르가 그린 그림으로 악마들과 마녀들이 벌이는 축제의 오르기(Orgie)를 표현하는데, 오늘날까지도 <파우스트>의 ‘발푸르기스의 밤’ 장면의 이미지로 차용되곤 한다. 그런데 정작 조희순의 번역에서는 발푸르기스의 밤이라는 어휘조차도 언급되지 않기 때문에 이 원색적인 그림이 번역의 서두에, 텍스트의 맥락을 탈각한 채, 조선중앙일보사라는 유력한 신문사가 발간한 대중잡지에 실린 까닭이 사뭇 궁금증을 유발한다. 분명 독자의 시선을 끌려는 상업적 전략이 있을 터이고, 독자는 당시 경성에서 막 깨어나기 시작한 에로티시즘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 그림을 소비했을 것이다. 요컨대 이 그림은 텍스트와 유리된 채, 소비자본주의와 결탁한 대중문화가 생산한 에로티시즘이라는 조선이 맞이한 서양식 근대화의 한 국면을 가리키는 기호로 작용한다. | ||
+ | |||
+ | 조희순은 번역에 앞서 상세한 작가소개와 작품해설을 제시한다. 그는 괴테를 셰익스피어, 단테와 함께 세계 삼대 시인으로 칭송하며, <파우스트>를 이 세계적 문호의 일생일대의 걸작으로 소개한다. 또 작품 생성, 구성, 내용에 대해서도 지면을 할애하여 설명한다. 개중에는 몇몇 잘못된 정보들이 있는데, 1부의 끝에 파우스트가 천국에 갔다가 갱생했다는 대목에서는 번역자가 파우스트를 끝까지 읽지 않았거나 원작으로 읽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조희순은 <파우스트> 1부의 25장면 전체를 번역의 대상으로 하는데, 실제로 번역한 장면과 시행은 아래와 같다. | ||
+ | |||
+ | |||
+ | {| class="wikitable" style="margin:auto" | ||
+ | |+ | ||
+ | |- | ||
+ | ! 번역한 장면/시행 !! 번역한 부분의 내용 !! 비고 | ||
+ | |- | ||
+ | | 밤/ 354-385 || 파우스트는 대학자이나 학문에 전념했던 삶을 돌아보며 깊은 회의와 큰 절망에 빠진다. || | ||
+ | |- | ||
+ | |밤/ 463-500 || 파우스트가 지령을 불러내고, 불꽃으로 나타난 형상에 몹시 놀라지만 자신이 지령과 동류라고 주장한다. || 靈으로 표기 | ||
+ | |- | ||
+ | | colspan="3"|500-3163행은 줄거리 요약. | ||
+ | |- | ||
+ | | 정자/ 3163-3194 || 파우스트와 그레트헨이 서로 사랑을 확인한다. 그레트헨이 꽃점을 본다. || 장면 제목 제시 없음 | ||
+ | |- | ||
+ | | 그레트헨의 방/ 3374-3413 || 그레트헨의 독백이다. 파우스트를 열렬히 그리워하면서 그와의 사랑으로 파멸해도 괘의치 않겠다고 말한다. || “말가레-테의房”으로 표기 | ||
+ | |- | ||
+ | | 마르테의 정원/ 3477-3500 || 그레트헨이 파우스트에게 메피스토가 싫고 두렵다고 말한다. || 장면 제목 제시 없음. | ||
+ | |- | ||
+ | | colspan="3"| 3500-4412행은 줄거리 요약. | ||
+ | |- | ||
+ | | 감옥/ 4412-4597 || 파우스트가 감옥에 갇힌 그레트헨에게 탈옥을 권하고, 그레트헨은 정신착란 상태에 있으나 죄의 대가를 받으려고 한다. || 해당 장면 거의 전부 번역 | ||
+ | |} | ||
+ | |||
+ | |||
+ | 조희순이 번역한 시행의 수는 346행으로 이는 총 4612행인 <파우스트> 1부의 약 10% 정도이다. 그는 다섯 장면을 번역했는데 그레트헨의 방 장면은 전부 번역했고, 감옥 장면은 도입부와 마지막 15행을 제외한 거의 전체를 번역했다. 다른 세 장면은 부분적으로 발췌해서 번역하고, 번역에서 제외한 부분들은 말줄임표 “.........”로 표시했다. 나머지 20개의 장면은 줄거리를 짧게 요약해서 괄호 안에 제시한다. 조희순의 번역은 양적으로 보자면 원작을 심하게 축약한 것이지만 처음으로 <파우스트> 1부의 전모를 알려준 의의가 있다. 문체에서는 한자가 혼용되어 “暫間失禮합니다요” 같은 한자어 표기와 “學復” 바그너라는 일본식 한자도 있으나 한글의 사용이 확연히 늘었고, 인물들의 대화도 입말을 살려서 번역했다. 일제강점기 <파우스트> 번역 중 사실상 조희순의 번역만이 <파우스트>가 희곡으로 갖는 장르적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낸다. | ||
+ | |||
+ | 조희순의 번역이 초역이면서 축역이기 때문에, 그가 무엇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원작의 구성적 측면, 인물적 측면, 주제적 측면 등에서 그 중요성이 과하게 강조되거나 반대로 크게 희석되거나 사라지기도 한다. 조희순이 선택한 장면들은 파우스트와 그레트헨의 사랑에 맞춰져 있다. 정자 장면, 그레트헨의 방 장면, 감옥 장면은 사랑에 빠진 연인, 사랑의 열병을 앓는 연인, 나락에 떨어져 파멸하는 연인의 이야기이다. 파우스트와 메피스토의 계약과 내기가 성사되는 저 유명한 서재 장면은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와 “여러 가지 철학상 의논”을 한 것으로만 언급된다. 인물의 측면에서 보면, 등장인물은 파우스트와 그레트헨 두 사람으로 압축되고 메피스토펠레스의 존재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메피스토펠레스의 대사는 그레트헨이 갇힌 감옥으로 들어오면서 내뱉는 한마디 “얼른 나갑시다! 그러잔으면 아모것도 안되요”에 불과하다. (심지어 여기서도 원문 4줄 대사 중 3줄이 번역에서 배제되었다). 이에 비해 조희순이 “가련하고 순진한 처녀”로 특징짓는 그레트헨의 대사는 상당히 많이 번역되고 그레트헨 비극이 절정에 이르는 감옥 장면에서는 그레트헨의 대사가 파우스트의 대사를 압도한다. 비극적인 운명의 감당할 수 없는 무게에 압도되어 정신을 놓아버린 그레트헨이 던지는 대사는 현재의 독자들도 감정이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절절함이 생생하게 번역되었다. | ||
+ | |||
+ | 그레트헨의 독백으로만 이루어진 그레트헨의 방 장면은 전부 번역된다. 이 모놀로그는 매 시행이 서너 개의 낱말들로 이루어지고, 4개의 시행이 한 연을 이루며, 모두 10개의 연으로 구성된다. | ||
+ | |||
+ | |||
+ | 내마음 安靜은 없어저 Meine Ruh’ ist hin, | ||
+ | 내가슴 고이도 답답해 Mein Herz ist schwer; | ||
+ | 찾어도 이마음 安靜은 Ich finde sie nimmer | ||
+ | 도라를 안오리 永久히 Und nimmermehr. | ||
+ | |||
+ | 이 연은 그레트헨 모놀로그의 첫 부분으로 소박하고 일상적인 말로 사랑에 빠진 마음을 노래한다. 독일어 원문은 2개의 강음이 있는 약-강격의 운율을 갖춘 시행들인데 조희순은 자국화를 거쳐 3-3-3의 음보율로 옮긴다. 이를 위해서 원문에 없는 낱말들을 삽입하기도 하고 원문의 의미를 전달하되 문자를 굴절시키며 심지어 오역도 불사한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연이 여기에 속한다. | ||
+ | |||
+ | |||
+ | 그이가 행여나 오실까 Nach ihm nur schau’ ich | ||
+ | 열고선 닷지오 窓門을 Zum Fenster hinaus, | ||
+ | 그이를 행여나 마질까 Nach ihm nur geh’ ich | ||
+ | 열고선 닷지오 大門을 Aus dem Hau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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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우스트를 그리워하는 마음에 창밖을 내다보고, 집 밖으로 나가보는 내용인데, 조희순은 창문과 대문을 열었다 닫는 것으로 의도적인 오역을 한다. 그에게는 이 방법이 원문이 갖는 운율을 살리기 위한 결정이었을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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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으로 <파우스트> 1부에는 학자의 비극과 그레트헨 비극이라는 두 개의 주제가 있는데 조희순의 번역에서 학자비극이 사라지다시피 한다. 밤 장면의 도입부 부분이 번역되긴 했으나 이로부터 학자비극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파우스트가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내기하는 계약을 “청년 시대에 맛보지 못한 환락을 마음대로 향락(亨樂)”하는 것으로 축소하고, 마녀한테서 “호리는 약(藥)”을 얻었다고 원문에 없는 내용을 첨가한다. 결과적으로 조희순의 번역은 괴테의 <파우스트>를 그레트헨이 주인공인 연애 비극으로 만들었다. 이는 자유연애가 사회적 이슈였던 20세기 초 ‘연애의 시대’에 경성이 번역의 시공간이었던 점과 깊이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 서양에서 유입된 ‘사랑’은 남녀 사이의 사적이고 배타적인 관계를 나타내는 어휘로 자리 잡고 개인성의 발견을 자유연애에서 찾는 경향이 퍼지면서, 신문, 잡지, 영화 등 대중매체를 접한 사람이라면 남녀의 연애는 자신이 잠재적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뜨거운 이슈였다. 요컨대 당대의 담론은 근대화의 관점에서 자유연애에 주목했고, 여기서 비롯한 시대적 감수성이 괴테의 인간드라마 <파우스트>를 연애드라마 <ᅋᅡ우스트>로 옮긴 역사적 지평이었을 것이다. 1934년은 나혜석의 이혼고백장이 경성을 발칵 뒤집었던 해이기도 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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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 '''[[#권환(1939.5)|권환 역의 <ᅋᅡ우스트 (1)>(1939.5)]]<span id="권환(1939.5)R" />''' | ||
+ | 6) '''[[#권환(1939.8)|권환 역의 <ᅋᅡ우스트 (1)>(1939.8)]]<span id="권환(1939.8)R"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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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환(1903-1954)은 본명이 권경완(權景完)으로 1927년 일본 교토제국대학 독문학과를 졸업했고, 시인이자 비평가로 활동했다. 그는 문학 활동의 시작부터 프롤레타리아 계급성과 사회주의적 이념성이 강한 프로문학을 하였고 30년대에는 카프(KAPF: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동맹)의 주요 일원으로, 해방 후에는 조선문학가동맹의 핵심 인물로 활동했다. 권환은 문예잡지 <시학>에 <ᅋᅡ우스트 (1)>과 <ᅋᅡ우스트 (2)>의 제목으로 두 번에 걸쳐 번역을 실었는데, 그의 프로문학적인 경향성을 엿볼 수 있는 “역자의 간단한 말”은 남달리 특이하여 번역만큼이나 흥미롭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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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희순이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면서 번역자의 프로필을 드러내지 않은 것과 자못 다르게 권환은, 프로문학 노선투쟁에서 다져진 비평가의 언변을 발휘하면서, 번역자의 자의식을 전면에 내세운다. 괴테는 “자연주의 시인”이며, “파우스트는 괴테의 자전적이고 예술의 형식을 한 괴테의 일기”이기 때문에 자신은 <파우스트>를 “연구와 더불어 우리말로 옮겨보고 싶은” 의도를 가졌으나 “번역에 대한 능력과 흥미가 부족”하여 벼르기만 하던 차에 “Y형의 역권(力勸)과 격려에 못이겨” 번역에 착수한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에 “물론 얼마만한 시간과 정력을 들이더라도 완역하고야말 작정”이라며 의지를 다지고, 편집자는 “전역(全譯)이 끝나는 대로 곧 역본 「파우스트」의 간행본”을 출판하겠다는 계획을 덧붙인다. 그러나 권환의 번역은 두 회의 연재에 그쳤고 잡지 <시학>도 같은 해 통권 4호를 끝으로 종간되고 말았다. 권환은 번역의 전략도 밝히는데, “원문에의 충실보다도 평이하게 대중화하기에 주력을 두려하는 것을 독자제현에게 미리 말하는 바이다”고 천명한다. 평이하게 대중화하기는 가독성과 관계될 터인데, 구체적으로 국한문혼용체 지양을 말하는지 의역을 뜻하는지 혹은 다른 어떤 방법을 의미하는지 그 속뜻을 살펴보기에는 권환의 번역이 양적으로 미미하다. 여기에서는 <ᅋᅡ우스트 (1)>의 제목하에 번역한 헌사의 첫 연을 하태용의 번역과 비교해서 권환의 번역전략이 실현되는 단초를 찾아보기로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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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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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희들이 ᄯᅩ갓찹게오고나 흔들리는姿態와 | ||
+ | 일즉흐린눈에 보이든것들이. | ||
+ | 힘써볼ᄭᅡ 이제는 너희를 굿게붓들려? | ||
+ | 나의맘은 아즉도 그妄想에 쏘다지련가? | ||
+ | 너희의부더침! 그래 맘것하렴으나 | ||
+ | 아지랭이와안개에서 퓌여올라 나를둘러싸듯 | ||
+ | 너희의列을 둘러싼魔物의 쉼으로 | ||
+ | 나의가슴은 젊게도흔들리듯. | ||
+ | (하태용, 1927) | ||
+ | |||
+ | | | ||
+ | 예전 나의 어두컴컴한눈에 벌서부터 떠오르든 | ||
+ | 똑똑지못한 얼굴들이여! 또다시 내앞에 오는구나. | ||
+ | 좋다 이번에야말로 너이들을 꼭붙잡어볼가! | ||
+ | 내마음은 아직도 그런妄想에 빠지려하나? | ||
+ | 너이들은 내한테 달려온다 오려면 오너라 | ||
+ | 아지랑이(靄)와 안개속에 나와서 나를둘러싸고 맘대로 하여라. | ||
+ | 너이들ㅅ列을 싸고도는 魔術의 呼吸에 흔들려서 | ||
+ | 내가슴은 靑春을 느낀다. | ||
+ | (권환, 1938)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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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환의 번역은 하태용의 번역과 미묘하게 다른데,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운율에 개의치 않는 문장들이다. 헌사는 8개의 시행이 하나의 연을 이루는 슈탄체(Stanze) 형식이며, 한 행에 11개의 음절과 약-강이 다섯 번 있는 운율을 갖고 있다. 하태용은 헌사를 감상시로 규정했고 번역에서도 시적인 구성을 나름 지키려고 시도한 듯 보인다. 그런데 3음보 이상을 만들지 않으려고 했는지 한 어절에 많은 수의 글자를 담았고, 그래서 어떤 내적 운율을 나타내려 하지만 오히려 리듬감은 살아나지 않는다. 이에 비해 권환은 원문의 시적 리듬을 문장의 리듬으로 변환한다. 우리말의 어순에 맞춰서 문장을 동사로 종결하는데 그것이 여의찮은 6번째 시행에서는 “~ 맘대로 하여라”라는 어휘를 삽입한다. 이는 하태용의 번역 5번째 시행의 “맘것하렴으나”에 해당하는 독일어 “walten”이라는 동사를 한번은 “오려면 오너라”로 또 한 번은 “맘대로 하여라”로 두 번 번역한 것이다. 하태용의 번역에서는 어순이 낯설고 율독이 되지 않는데 권환의 번역에서는 문장들이 자국화를 거쳐서 더 쉽게 읽힌다. 하지만 이런 ‘대중화’의 도움으로 독자가 헌사를 이해했을지는 의문스럽다. 권환의 번역은 도착어를 국한문혼용체로 하는 점에서 하태용의 번역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리고 “망상”이라는 결정적인 어휘에서 두 번역자 모두 의미의 맥락을 파괴하고 있다. 위에 인용한 시행들을 읽으면 예전 소싯적 밝지 못했던 눈에 나타났던 아물거리는 형상들이 세월이 흐른 뒤 다시금 나타나서 시적 자아의 가슴이 그 시절의 청춘처럼 고동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망상이라는 어휘는 창작에의 열정과 창작물의 회귀가 갖는 의미를 왜곡시킬 위험이 있다. 하태용과 권환이 망상으로 옮긴 어휘는 “Wahn”으로 오늘날 번역자들은 옛 형상들을 가리킨다고 읽어 ‘환상’이라고 번역하거나 예전의 창작 열정을 가리킨다고 읽어 ‘광기’로 번역하기도 한다. | ||
+ | |||
+ | 권환은 <ᅋᅡ우스트 (2)>에서 “撫臺의 序曲”이라는 제목으로 무대 위 서연(33-242행) 중 107행까지 번역한다. 본격적인 연극 파우스트가 시작되기 전에 세 인물이 등장하여 연극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이는 부분으로, 극장의 제반 업무를 책임지는 극장장, 극단에 소속된 시인과 무대 위에서 공연하는 이로 배우인지 어릿광대인지 확실치 않은 인물이다. 권환은 이 세 인물을 일본어식 표현을 따라 좌장(座長), 시인, 도화역(道化役)으로 번역한다. 독일어 원문은 시행의 길이와 운율의 수는 자유로우나 운이 지켜지는 마드리갈 시행이다. 권환은 여기서도 운율과 리듬감을 고려하지 않고 대화체를 살리는 데 주력한다. 좌장의 대사는 말을 건네는 대화체와 설명하는 독백체를 오가는 식으로 번역되어, 대화체일 때는 “~ 주어요”처럼 문장의 어미가 경어체이고 독백체에서는 “~이다”식의 평서형 어미가 사용된다.(예: “이때까지 몇 번이나 곤난을당할때에두 나를도와준이는 그대를 두분뿐이다./ 이번 우리들의計劃이 이獨逸서 얼마나 成功할든지/ 그대들의 意見을 듣고십소/ 더구나 구경꾼은 자기들두 즐거워하고 남들두 즐겁게하려하니까/ 나두 될수있는데로 구경꾼마음에 들도록하려해요/ 벌서 포장두 쳐놓고 舞臺두 다되어서 무두들 잔채같이 기다리고 있다/ 누구든지 마음놓고 자리에앉어서 두눈을 거듭뜨고/ 깜작놀래게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는 번역자가 소리를 내서 읽는 청각 감각과 눈으로 읽는 시각 감각 사이에서 선택을 미루기 때문으로 보이며, 실제로 공연하는 것보다는 묵독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번역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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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 평가와 전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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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제강점기 <파우스트> 번역은 모두 최초의 번역이라는 뜻에서 초역(初譯)이자 자의적인 선택에 따라 발췌하여 부분적으로 번역하는 의미에서 초역(抄譯)이다. 게다가 크든 작든 일본어 번역과 독일어-일본어 사전을 참조한 중역이었으니 초역의 미숙함과 중역의 미진함을 두루 갖는다. 괴테의 독일어 <파우스트> 원작과 마주 세워보면 오역들뿐 아니라 굴절들과 왜곡들이 다수 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의 번역은 이 땅에 <파우스트>의 독자를 창출해낸 매체였으며 번역을 통한 근대화를 증명하는 기록이고 해방 이후 번역들이 타개할 문제였다. 그리고 오늘날의 비평자에게는 번역의 가능성을 열면서 동시에 번역에 한계를 짓는 지평을 고려하는 ‘생산적인’ 번역 비평의 과제를 던진다. - 매 시대의 번역에 합당하고 균형 잡힌 번역 비평이란 어떤 것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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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4. 개별 비평된 번역 목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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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웅(1920): ᅋᅡ우스트 (I). 현대.<br> | ||
+ | 극웅(1920): ᅋᅡ우스트 (II). 현대.<br> | ||
+ | 하태용(1927): 파우스트 (Faust) (一). 청년.<br> | ||
+ | 조희순(1934): 戱曲 ᅋᅡ우스트 悲劇第一部. 중앙.<br> | ||
+ | 권환(1939): ᅋᅡ우스트 (1). 시학.<br> | ||
+ | 권환(1939): ᅋᅡ우스트 (2). 시학.<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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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iv style="text-align: right">박희경</div>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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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13일 (토) 04:14 기준 최신판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의 희곡
작가 |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
---|---|
초판 발행 | 1808 / 1832 |
장르 | 희곡 |
작품소개
"괴테가 사망하기 1년 전인 1831년에 완성된 희곡이다. 중세 말기의 노(老)학자 파우스트는 자신의 영혼을 걸고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계약을 맺는다. 악마의 도움으로 젊은 귀공자로 회춘한 파우스트는 양가의 처녀 그레첸과 무책임한 사랑을 나누고 떠나간다. 홀로 버려진 그레첸은 영아를 살해한 죄로 옥에 갇혀 사형 집행을 앞두고 있다. 파우스트는 악마의 도움을 받아 그레첸을 탈옥시키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죗값을 치르겠다며 하느님의 구원을 선택한다. 여기까지가 1806년에 발표된 <파우스트> 제1부의 내용이다. 제2부에서 괴테는 제1부에서의 개인적 비극을 지옥과 천국 사이에서 벌어지는 인간 일반의 비극으로 확장·고양시킨다. 인간은 불가피하게 죄업을 짓게 되지만, 그가 방황하면서도 올바른 길을 찾고자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결국 그는 천상의 은총과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작품의 핵심 메시지이다. 독일문학사상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 작품에서 따온 많은 구절이 현대 독일어의 관용구로 되었다. 일제강점기 이래로 일역판 <파우스트>로부터 그 내용이 단편적으로 소개되어왔으나, 국내에서 완역된 것은 1961년 김달호의 번역이 처음이다(정음사)."
초판 정보
1부: Goethe, Johann Wolfgang von(1808): Faust. Eine Tragödie. Tübingen: Cotta’sche Verlagsbuchhandlung.
2부: Goethe, Johann Wolfgang von(1832): Faust. Der Tragödie zweyter Theil in fünf Acten. In: Vollständige Ausgabe letzter Hand. Vol. 41. Stuttgart: J. G. Cotta’sche Buchhandlung.
번역서지 목록
번호 | 개별작품제목 | 번역서명 | 총서명 | 원저자명 | 번역자명 | 발행연도 | 출판사 | 작품수록 페이지 | 저본 번역유형 | 작품 번역유형 | 비고 |
---|---|---|---|---|---|---|---|---|---|---|---|
1 | ᅋᅡ우스트(Ⅰ) | ᅋᅡ우스트(Ⅰ) | 現代 1권 2호 | 꾀-테 | 극웅(최승만) | 1920.3 | 朝鮮基督敎靑年會 조선기독교청년회 | 41-42 | 편역 | 편역 | 잡지 |
2 | ᅋᅡ우스트(Ⅱ) | ᅋᅡ우스트(Ⅱ) | 現代 1권 3호 | 꾀-테 | 극웅(최승만) | 1920.4 | 朝鮮基督敎靑年會 조선기독교청년회 | 39-40 | 편역 | 편역 | 잡지 |
3 | ᅋᅡ우스트 | ᅋᅡ우스트 | 學之光 22호 | 없음 | 역자미상 | 1921.6.2 | 學之光社 | - | 편역 | 편역 | 잡지 |
4 | 파우스트(ㅡ) | 파우스트 (ㅡ) | 靑年 7권 9호 | 궤테 | 하태용 | 1927.11.12 | 청년잡지사 | 76-76 | 편역 | 편역 | 잡지 |
5 | ᅋᅡ우스트 | ᅋᅡ우스트 | 中央 2, 9 | 괴테 | 조희순 | 1934 | 朝鮮中央日報社 | - | 편역 | 편역 | 잡지 |
6 | ᅋᅡ우스트(1) | ᅋᅡ우스트(1) | 詩學 1, 2 | 괴-테 | 權煥 | 1939.5.20 | 시학사 | 32-34 | 편역 | 편역 | 잡지 |
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II) | 詩學 1, 3 | 괴-테 | 權煥 | 1939.8 | 시학사 | 33-36 | 편역 | 편역 | 잡지 |
8 | 파우스트 | 世界文學選集. 上券 | 축소 세계문학선집 上 | 괴-테 | 세계문학감상회 | 1948 | 中央書林出版部 | 39-49 | 편역 | 개작 | 요약본 |
9 | 파우스트 | (要約)世界文學全集 | 축소 세계문학전집 3 | 괴-테 | 古今出版社 編輯部 | 1955 | 古今出版社 | 55-84 | 편역 | 개작 | 요약본 |
10 | 화우스트 | 화우스트 | 世界名作選集 | 케에테 | 桂鎔默 | 1955 | 우생출판사 | 7-272 | 번안 | 번안 | 번안 |
1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궤에테 | 계용묵 | 1958 | 三映社 | 7-249 | 번안 | 번안 | ||
1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敎養新書 30 | 괴에테 | 李晩成 | 1958 | 新楊社 | 27-315 | 편역 | 편역 | 1부만 번역 |
1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괴에테 | 金泰慶(김태경) | 1960 | 德壽出版社 | 11-187 | 편역 | 편역 | 1부만 번역 | |
14 | 확인불가 | (世界名作)파우스트 | 확인불가 | 金亭一 | 1960 | 同人文化社 | - | 확인불가 | 확인불가 | ||
1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괴에테 | 金泰慶 | 1960 | 德壽出版社 | 11-187 | 편역 | 편역 | 1부만 번역 | |
1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헤르만과 도로테아 | 세계문학전집 4 | 궤에테 | 金達湖 | 1961 | 正音社 | 12-362 | 편역 | 완역 | |
1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選集 | 괴에테 | 金泰慶 | 1961 | 德壽出版社 | 11-187 | 편역 | 편역 | 1부만 번역 |
18 | 파우스트 | (世界名作) 파우스트 | 궤-테 | 金亭一 | 1963 | 靑樹社 | 7-236 | 개작 | 개작 | 희곡을 소설로 개작. 1부만 번역 | |
19 | 확인불가 | 파우스트 | 괴-테 | 김형일 | 1964 | 한양출판사 | - | 확인불가 | 확인불가 | ||
20 | 파우스트 | 크라식 로망 選集 1 | 크라식로망選集 1 | 괴에테 | 李晩成(이만성) | 1965 | 新楊社 | 29-315 | 편역 | 편역 | 작품별 쪽수, 1부만 번역 |
2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世界文學全集 30 | 괴에테 | 姜斗植(강두식) | 1965 | 乙酉文化社 | 53-459 | 편역 | 완역 | |
2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世界文學全集 30 | 괴에테 | 姜斗植 | 1965 | 乙酉文化社 | 53-459 | 편역 | 완역 | |
23 | 파우스트 | (世界名作) 파우스트 | 괴테 | 金亭一 | 1968 | 松仁出版社 | 7-226 | 개작 | 개작 | 희곡을 소설로 개작. 1부만 번역 | |
2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헤르만과 도로테아 | 괴에테文學全集 2 | 괴에테 | 金晸鎭 | 1968 | 徽文出版社 | 9-419 | 편역 | 완역 | |
2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컬러판)世界의 文學大全集 2 | 괴에테 | 朴鍾緖(박종서) | 1970 | 同和出版社 | 23-350 | 편역 | 완역 | |
2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컬러판)世界의 文學大全集 2 | 괴에테 | 朴鍾緖 | 1970 | 同和出版社 | 23-350 | 편역 | 완역 | |
2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헤르만과 도로테아 | 世界文學全集 10 | 궤에테 | 金達湖 | 1970 | 正音社 | 13-362 | 편역 | 완역 | |
2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헤르만과 도로테아 | 世界文學全集 10 | 궤에테 | 金達湖(김달호) | 1972 | 正音社 | 11-362 | 편역 | 완역 | |
29 | 파우스트 | 파우스트, 헤르만과 도로테아 | 世界文學全集 10 | 궤에테 | 金達湖 | 1972 | 正音社 | 11-362 | 편역 | 완역 | |
30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그린판 世界文學全集 | 괴에테 | 朴鍾和 | 1972 | 京東出版社 | 15-374 | 완역 | 완역 | |
31 | 확인불가 | 파우스트 | 확인불가 | 朴鍾緖 | 1972 | 學進出版社 | - | 확인불가 | 확인불가 | ||
32 | 파우스트 | 世界文學大全集 1 | 世界文學大全集 1 | 괴테 | 呂石柱(여석주) | 1973 | 新文出版社 | 5-399 | 편역 | 완역 | |
33 | 파우스트 | 世界文學全集 5 | 世界文學全集 5 | 괴에테 | 李孝祥(이효상) | 1973 | 東西文化社 | 3-301 | 편역 | 완역 | |
3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괴테 | 金亭一 | 1973 | 新文出版社 | 7-226 | 개작 | 개작 | 희곡을 소설로 개작. 1부만 번역 | |
35 | 파우스트 | 世界文學全集 5 | 世界文學全集 5 | 괴에테 | 李孝祥 | 1973 | 東西文化社 | 3-301 | 편역 | 완역 | |
36 | 파우스트 | 젊은 벨텔의 슬픔, 파우스트 | 世界文學大全集 1 | 괴테 | 呂石柱 | 1973 | 新文出版社 | 3-399 | 편역 | 완역 | |
3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괴에테 | 崔鉉(최현) | 1974 | 普文閣 | 21-352 | 완역 | 완역 | ||
3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最新輯)世界文學 30 | 괴에테 | 金晸鎭(김정진) | 1974 | 徽文出版社 | 13-462 | 완역 | 완역 | |
39 | 파우스트 | 世界文學大全集 2 | 世界文學大全集 2 | 괴테 | 朴煥德(박환덕) | 1974 | 大洋書籍 | 9-344 | 편역 | 완역 | |
40 | 파우스트 | (新譯)괴에테全集 2 | 괴에테 | 鄭鎭雄 | 1974 | 光學社 | 21-468 | 완역 | 완역 | ||
4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最新輯)世界文學 30 | 괴에테 | 金晸鎭 | 1974 | 徽文出版社 | 13-462 | 완역 | 완역 | |
4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헤르만과 도로테아, 젊은베르테르의 번민 | 世界文學大全集 2 | 괴테 | 朴煥德 | 1974 | 大洋書籍 | 9-344 | 편역 | 완역 | |
4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괴에테 | 崔鉉 | 1974 | 普文閣 | 21-352 | 완역 | 완역 | ||
4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괴에테 | 鄭庚錫 | 1975 | 文藝出版社 | 31-459 | 완역 | 완역 | ||
4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괴에테 | 崔正善 | 1975 | 英一文化社 | 11-428 | 완역 | 완역 | ||
4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컬러版) 世界의 文學大全集 2 | 괴에테 | 朴鍾緖 | 1975 | 同和出版公社 | 23-352 | 편역 | 완역 | |
4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博英文庫 64 | 괴에테 | 朴鍾緖 | 1975 | 博英社 | 7-224 | 편역 | 편역 | 1부만 번역 |
4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World's great books 6 | 괴에테 | 李孝祥 | 1975 | 東西文化社 | 7-436 | 완역 | 완역 | |
49 | <파우스트>의 序詩 | [세계의 문예사조를 바꾼 문제 序文集] 近代的 人間性을 완성한 <파우스트>의 序詩: 저 가만하고 엄숙한 나라 - 原題 獻辭 | 文學思想 30 | 괴테 | 金達湖 | 1975.3 | 문학사상사 | 261-261 | 편역 | 편역 | <파우스트>의 序詩, 1쪽 번역 |
50 | 파우스트 | 世界代表文學全集 5 | 世界代表文學全集 5 | 괴에테 | 郭福祿(곽복록) | 1976 | 高麗出版社 | 19-339 | 편역 | 완역 | |
5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三省版)世界文學全集 51 | 괴테 | 朴贊機(박찬기) | 1976 | 三省出版社 | 15-408 | 편역 | 완역 | |
5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代表文學全集 5 | 괴에테 | 郭福祿 | 1976 | 高麗出版社 | 19-339 | 편역 | 완역 | |
5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三省版)世界文學全集 51 | 괴테 | 朴贊機 | 1976 | 三省出版社 | 15-408 | 편역 | 완역 | |
5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全集 3 | 괴테 | 李廷基(이정기) | 1977 | 陽地堂 | 7-411 | 완역 | 완역 | |
5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世界文學全集 2 | 괴테 | 李晩成 | 1977 | 韓英出版社 | 9-150 | 편역 | 편역 | 1부만 번역 |
56 | 확인불가 | 파우스트 | 문예사상신서 11 | 확인불가 | 李晩成 | 1977 | 가정문고사 | - | 확인불가 | 확인불가 | |
5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全集 3 | 괴테 | 李廷基 | 1977 | 陽地堂 | 7-411 | 완역 | 완역 | |
5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1 | 동서문고 40 | 괴에테 | 이효상 | 1977 | 東西文化社 | 7-438 | 완역 | 완역 | 2권 중 1권 |
59 | 파우스트 | 파우스트 2 | 동서문고 41 | 괴에테 | 이효상 | 1977 | 東西文化社 | 9-365 | 완역 | 완역 | 2권 중 2권 |
60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세계문학 52 | 괴테 | 李榮久(이영구) | 1978 | 金星出版社 | 9-196 | 편역 | 편역; 개작 | 희곡을 산문으로 개작 |
61 | 파우스트 | 世界文學全集 23 | 世界文學全集 23 | 괴에테 | 金泳鎬(김영호) | 1978 | 平凡社 | 11-302 | 편역 | 완역 | |
6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大世界)哲學的文學全集 2 | 괴에테 | 김기덕,정진웅, 최민홍 | 1978 | 白文堂 | 21-468 | 완역 | 완역 | |
6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세계문학 52 | 괴테 | 李榮久 | 1978 | 金星出版社 | 10-196 | 편역 | 개작 | 1부를 소설로 개작, 괴테의 격언들 포함 |
6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괴테 | 李堅星 | 1978 | 新元文化社 | 27-315 | 편역 | 편역 | 1부만 번역 | |
65 | 파우스트 | (新裝版)世界文學全集 15 | (新裝版)世界文學全集 15 | 괴테 | 姜斗植(강두식) | 1979 | 乙酉文化社 | 53-459 | 편역 | 완역 | |
6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全集 | 괴에테 | 朴鍾和 | 1979 | 楡林堂 | 15-374 | 완역 | 완역 | |
6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大全集 1 | 괴에테 | 田元成 | 1979 | 文學堂 | 5-447 | 완역 | 완역 | |
6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新裝版)世界文學全集 15 | 괴테 | 姜斗植 | 1979 | 乙酉文化社 | 53-459 | 편역 | 완역 | |
69 | 파우스트 | 파우스트.카르멘 | 世界文學全集 23 | 괴에테 | 金泳鎬 | 1980 | 平凡社 | 11-302 | 편역 | 완역 | |
70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大全集 3 | 괴에테 | 김정진 | 1980 | 徽文出版社 | 15-428 | 완역 | 완역 | |
71 | 파우스트 1 | 파우스트 1 | 三中堂文庫 451 | 괴에테 | 郭福祿(곽복록) | 1981 | 三中堂 | 5-287 | 편역 | 완역 | |
72 | 파우스트 2 | 파우스트 2 | 三中堂文庫 452 | 괴에테 | 郭福祿(곽복록) | 1981 | 三中堂 | 5-251 | 편역 | 완역 | |
73 | 파우스트 3 | 파우스트 3 | 三中堂文庫 453 | 괴에테 | 郭福祿(곽복록) | 1981 | 三中堂 | 5-240 | 편역 | 완역 | |
7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 2 | 괴에테 | 黃善雄 | 1981 | 대구:民衆圖書 | 11-451 | 완역 | 완역 | |
7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世界의 文學 1 | 괴테 | 곽복록 | 1981 | 廷文社 | 12-115 | 편역 | 편역 | 그림이 수록된 축약판 |
76 | 파우스트 1 | 파우스트 1 | 三中堂文庫 451 | 괴에테 | 郭福祿 | 1981 | 三中堂 | 5-287 | 편역 | 완역 | 3권 중 1권 |
77 | 파우스트 2 | 파우스트 2 | 三中堂文庫 452 | 괴에테 | 郭福祿 | 1981 | 三中堂 | 5-251 | 편역 | 완역 | 3권 중 2권 |
78 | 파우스트 3 | 파우스트 3 | 三中堂文庫 453 | 괴에테 | 郭福祿 | 1981 | 三中堂 | 5-240 | 편역 | 완역 | 3권 중 3권 |
79 | 파우스트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 가정판 세계문학전집 | 괴테 | 김균희 | 1982 | 영 | 165-308 | 편역 | 편역 | |
80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大全集 6 | 괴테 | 郭福祿(곽복록) | 1982 | 博文書館 | 5-399 | 완역 | 완역 | |
81 | 파우스트 1 | 파우스트 1 | 자이언트문고 104 | 요한 볼프강 폰 괴에테 | 李孝祥(이효상) | 1982 | 文公社 | 7-438 | 편역 | 완역 | |
82 | 파우스트 2 | 파우스트 2 | 자이언트문고 105 | 요한 볼프강 폰 괴에테 | 李孝祥(이효상) | 1982 | 文公社 | 9-365 | 편역 | 완역 | |
8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全集 40 | 괴테 | 곽복록 | 1982 | 知星出版社 | 11-456 | 완역 | 완역 | |
8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愛藏版)世界文學大全集 42 | 괴테 | 徐石演 | 1982 | 금성출판사 | 3-368 | 편역 | 완역 | 괴테 시 수록 |
8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大全集 6 | 괴테 | 郭福祿 | 1982 | 博文書館 | 5-399 | 완역 | 완역 | |
86 | 파우스트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 가정판 세계문학전집 | 괴테 | 김균희 | 1982 | 영 | 165-308 | 편역 | 편역 | 축역 |
87 | 파우스트 1 | 파우스트 1 | 자이언트문고 104 | 괴에테 | 李孝祥 | 1982 | 文公社 | 7-438 | 편역 | 완역 | |
88 | 파우스트 2 | 파우스트 2 | 자이언트문고 105 | 괴에테 | 李孝祥 | 1982 | 文公社 | 9-365 | 편역 | 완역 | |
89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大全集 2 | 괴에테 | 姜斗植 | 1982 | 三省堂 | 5-447 | 완역 | 완역 | |
90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主友세계문학 79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이인웅 | 1983 | 學園社 | 17-442 | 완역 | 완역 | |
9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世界文學全集=, Great books 12 | 괴에테 | 李孝祥 | 1983 | 學園出版公社 | 5-436 | 편역 | 완역 | |
9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主友세계문학=, (The)Ju woo's world literature 79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이인웅 | 1983 | 學園社 | 17-442 | 완역 | 완역 | |
9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삼성판 세계문학전집 7 | 괴테 | 朴贊機(박찬기) | 1984 | 삼성출판사 | 15-504 | 완역 | 완역 | |
9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12 | J.W.v.괴테 | 박환덕 | 1984 | 汎友社 | 16-511 | 완역 | 완역 | |
95 | 파우스트 | 괴테의 파우스트 | 地下鐵문고 44 | 괴테 | 地下鐵문고 편집부(지하철문고 편집부) | 1984 | 地下鐵문고社 | 9-190 | 개작; 중역 | 개작; 중역 | 일본 번역가가 희곡 원문을 소설로 개작한 것을 번역했음을 밝힘 |
96 | 파우스트 | 괴테의 파우스트 | 地下鐵 44 | 괴테 | 지하철문고 편집부 | 1984 | 地下鐵文庫社 | 7-190 | 개작 | 개작 | 일본에서 소설로 개작한 책을 중역 |
9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삼성판 세계문학전집 7 | 괴테 | 朴贊機 | 1984 | 삼성출판사 | 15-504 | 완역 | 완역 | |
9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12 | J.W.v.괴테 | 박환덕 | 1984 | 汎友社 | 16-511 | 완역 | 완역 | |
99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괴테 | 이만성 | 1984 | 민들레 | 27-315 | 편역 | 편역 | 1부만 번역 | |
100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주니어 世界文學 52 | 괴테 | 이영구 | 1985 | 금성출판사 | 10-224 | 편역 | 개작 | 역자가 독자층을 고려하여 문장과 내용을 다듬었음을 밝힘 |
101 | 파우스트 | 다이아몬드 世界文學大全集, 7 파우스트 | 7 | 괴테 | 鄭仁鎬(정인호) | 1985 | 靑化 | 7-427 | 완역 | 완역 | 초판에는 역자가 (心溪)鄭周永으로 적혀 있으나 이후 재판들에는 정인호로 적혀 있기에 이를 표기함 |
102 | 파우스트 | 世界文學大全集 5 | (新編)世界文學大全集 5 | 괴테 | 박환덕 | 1985 | 信永出版社 | 209-521 | 편역 | 완역 | |
10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주니어 世界文學=, World literature for junior 52 | 괴테 | 이영구 | 1985 | 금성출판사 | 10-224 | 편역 | 개작 | 1부를 소설로 개작, 괴테의 격언들 포함 |
104 | 파우스트 | 다이아몬드 世界文學大全集 7 | 다이아몬드 世界文學大全集 7 | 괴테 | 鄭仁鎬 | 1985 | 靑化 | 7-427 | 완역 | 완역 | 초판에는 역자가 (心溪)鄭周永으로 적혀 있으나 이후 재판들에는 정인호로 적혀 있기에 이를 표기함 |
105 | 시인은 누구인가 | 그리고 우리는 하나가 되었다 | 괴테 | 이충진 | 1986 | 하나 | 219-220 | 편역 | 편역 | 역자가 괴테를 비롯한 여러 작가의 작품들에서 임의로 발췌역하여 엮음, 소제목은 역자가 임의로 붙임, 본문 말미에 역자가 '파우스트 중에서'라고 표기함 | |
106 | 파우스트 | 世界文學全集 7 | 世界文學全集 7 | 괴테 | 金良順(김량순) | 1986 | 良友堂 | 9-489 | 완역 | 완역 | |
10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學園세계문학 3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이인웅 | 1986 | 學園社 | 13-438 | 완역 | 완역 | |
10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大全集 3 | 괴테 | 姜斗植(강두식) | 1986 | 三省堂 | 51-539 | 완역 | 완역 | |
109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범한판 세계문학 27 | 괴테 | 朴鍚一 | 1986 | 汎韓出版社 | 19-442 | 완역 | 완역 | |
110 | 파우스트 | 파우스트 Ⅰ | Grand Books 19 - 20 | 괴테 | 김양순 | 1986 | 일신서적공사 | 11-270 | 완역 | 편역 | 2권 중 1권 |
11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Ⅱ | Grand Books 19 - 20 | 괴테 | 김양순 | 1986 | 일신서적공사 | 271-489 | 완역 | 편역 | 2권 중 2권 |
11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大全集=, (The)World literature 3 | 괴테 | 姜斗植 | 1986 | 三省堂 | 51-539 | 완역 | 완역 | |
11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文學全集=, (The)World literature 7 | 괴테 | 金良順 | 1986 | 良友堂 | 9-489 | 완역 | 완역 | |
11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學園세계문학 3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이인웅 | 1986 | 學園社 | 13-438 | 완역 | 완역 | |
11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괴테 | 姜斗植(강두식) | 1987 | 乙酉文化社 | 3-566 | 편역 | 완역 | ||
116 | 파우스트 | 세계 문학의 이해와 감상:중, 고등학생을 위한 문학 요양서 | 괴테 | 확인불가 | 1987 | 대일출판사 | 296-302 | 개작 | 개작 | 요약본 | |
117 | 파우스트 | 젊은 베르테르의 번민, 파우스트 | 골든世界文學全集=, (The)Golden classics 5 | 괴테 | 박환덕 | 1987 | 中央文化社 | 141-496 | 편역 | 완역 | |
118 | 파우스트 비극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오만과 편견 | 동서세계문학전집 6 | 괴테 | 이효상 | 1987 | 동서문화사 | 9-256 | 편역 | 완역 | |
119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괴테 | 姜斗植 | 1987 | 乙酉文化社 | 3-566 | 편역 | 완역 | ||
120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삼성기획신서 9 | 괴테 | 홍건식 | 1988 | 삼성기획 | 13-467 | 완역 | 완역 | |
12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번민 | Silver world literature 1 | 괴테 | 박환덕 | 1988 | 中央文化社 | 7-392 | 편역 | 완역 | |
122 | 파우스트 | (소설로 엮은)파우스트 | 괴테 | 서석연 | 1988 | 선문 | 16-234 | 편역 | 편역 | ||
123 | 파우스트 비극 | 파우스트, 젊은베르테르의 슬픔 | 동서세계문학전집 5 | 괴테 | 이효상 | 1988 | 동서문화사 | 9-256 | 편역 | 완역 | <헤르만과 도로테아>수록 |
12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우리시대의)세계문학=, Kemongsa's literary works 4 | 괴테 | 강두식 | 1988 | 계몽사 | 1-402 | 편역 | 완역 | |
12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Ever green classic 5 | 괴테 | 이효상 | 1988 | 학원출판공사 | 9-256 | 편역 | 완역 | |
12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삼성기획신서 9 | 괴테 | 홍건식 | 1988 | 삼성기획 | 13-467 | 완역 | 완역 | |
12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靑木精選世界文學 9 | 괴테 | 김애경 | 1989 | 靑木 | 7-441 | 완역 | 완역 | |
12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世界名作 100選 34 | 괴테 | 김양순 | 1989 | 일신서적공사 | 11-485 | 완역 | 완역 | |
129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靑木精選世界文學 9 | 괴테 | 김애경 | 1989 | 靑木 | 7-441 | 완역 | 완역 | |
130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세계대표문학선 | 괴에테 | 장인기 | 1990 | 세진출판사 | 20-360 | 완역 | 완역 | |
13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터의 슬픔 | (High seller) 世界文學大全集, (The) world literature 4 | 괴테 | 박환덕 | 1990 | 교육문화사 | 11-443 | 편역 | 완역 | |
132 | 파우스트 1 | 파우스트 1 | 한권의 책 193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이인웅 | 1990 | 學園社 | 11-214 | 편역 | 완역 | 2권 중 1권 |
133 | 파우스트 2 | 파우스트 2 | 한권의 책 194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이인웅 | 1990 | 學園社 | 11-220 | 편역 | 완역 | 2권 중 2권 |
134 | 파우스트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헤르만과 도로테아, 파우스트 | (벨라주) 世界文學大全集 5 | 괴테 | 박환덕 | 1990 | 신영출판사 | 209-521 | 편역 | 완역 | |
13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詩 | World's famous classics, (金星版)世界文學大全集= 16 | 괴테 | 徐石演 | 1990 | 金星出版社 | 3-463 | 편역 | 완역 | |
13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세계대표문학선 | 괴에테 | 장인기 | 1990 | 세진출판사 | 20-360 | 완역 | 완역 | |
13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혜원세계문학 10 | J.W.V.괴테 | 김훈 | 1991 | 혜원출판사 | 3-470 | 완역 | 완역 | |
13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명작의 고향 1 | 괴테 | 신태동 | 1991 | 예가 | 27-377 | 완역 | 완역 | |
139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혜원세계문학 10 | J.W.V.괴테 | 김훈 | 1991 | 혜원출판사 | 3-470 | 완역 | 완역 | |
140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Hongshin elite book's 26 | J.W.괴테 | 정광섭 | 1992 | 홍신문화사 | 11-466 | 완역 | 완역 | |
14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베스트세계문학 10 | 괴테 | 김정진 | 1992 | 신원문화사 | 7-415 | 완역 | 완역 | |
14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세계문학, (The)Eeom Han's world literature 2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朴錫一(박석일) | 1992 | 韓國圖書出版中央會 | 17-442 | 완역 | 완역 | |
14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The World literature, 世界文學大全集 3 | 괴테 | 강두식 | 1992 | 三省堂 | 51-539 | 완역 | 완역 | |
14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베스트세계문학 10 | 괴테 | 김정진 | 1992 | 신원문화사 | 7-415 | 완역 | 완역 | |
14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세계문학, (The) Eeom Han's world literature 2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朴錫一 | 1992 | 韓國圖書出版中央會 | 17-442 | 완역 | 완역 | |
14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Hongshin elite book's 26 | J.W.괴테 | 정광섭 | 1992 | 홍신문화사 | 11-466 | 완역 | 완역 | |
14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포에버북스 33 | J.W.괴테 | 정성호 번역센터 | 1993 | 오늘 | 11-504 | 완역 | 완역 | |
14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하서세계문학 1 | 괴테 | 박석일 | 1993 | 하서 | 17-442 | 완역 | 완역 | |
149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포에버북스 33 | J.W.괴테 | 정성호 번역센터 | 1993 | 오늘 | 11-504 | 완역 | 완역 | |
150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우리시대의 세계문학 2 | 괴테 | 강두식 | 1994 | 계몽사 | 9-451 | 완역 | 완역 | |
15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골든세계문학선 11 | 괴테 | 박환덕 | 1994 | 중앙미디어 | 3-363 | 편역 | 완역 | |
15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우리시대의 세계문학 2 | 괴테 | 강두식 | 1994 | 계몽사 | 9-451 | 완역 | 완역 | |
15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골든세계문학선 11 | 괴테 | 박환덕 | 1994 | 중앙미디어 | 3-363 | 편역 | 완역 | |
154 | 파우스트 (상) | 파우스트 (상) |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44166 | J.W.v.괴테 | 박환덕 | 1995 | 범우사 | 13-307 | 편역 | 완역 | |
155 | 파우스트 (하) | 파우스트 (하) |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44167 | J.W.v.괴테 | 박환덕 | 1995 | 범우사 | 8-265 | 편역 | 완역 | |
15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High class book 18 | 괴테 | 홍건식 | 1995 | 육문사 | 13-467 | 완역 | 완역 | |
15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Great book L4 | 괴테 | 이효상 | 1995 | 오늘의 책 | 9-456 | 편역 | 완역 | |
158 | 파우스트 (상) | 파우스트 (상) |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12-1 | J.W.v.괴테 | 박환덕 | 1995 | 범우사 | 13-307 | 편역 | 완역 | |
159 | 파우스트 (하) | 파우스트 (하) |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12-2 | J.W.v.괴테 | 박환덕 | 1995 | 범우사 | 8-265 | 편역 | 완역 | |
160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Great book L4 | 괴테 | 이효상 | 1995 | 오늘의 책 | 9-456 | 편역 | 완역 | |
16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High class book 18 | 괴테 | 홍건식 | 1995 | 육문사 | 13-467 | 완역 | 완역 | |
162 | 파우스트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 Selection for thinking & writing, 사고·논술 컬렉션 11 | J.W.괴테 | 김균희 | 1996 | 종로학원, 계몽사 | 145-278 | 편역 | 편역 | |
163 | 파우스트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 Selection for thinking & writing, 마당 사고·논술 텍스트 100선 28 | J.W.괴테 | 김균희 | 1996 | 마당미디어 | 145-278 | 편역 | 편역 | |
16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괴테전집 3 | 괴테 | 정서웅 | 1997 | 민음사 | 7-566 | 완역 | 완역 | |
16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괴테전집 3 | 괴테 | 정서웅 | 1997 | 민음사 | 7-566 | 완역 | 완역 | |
16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비극 제1부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소 고전총서, 서양-문학 7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박환덕 | 1998 | 서울대학교출판부 | 1-223 | 편역 | 편역 | |
16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비극 제1부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소 고전총서, 서양-문학 7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박환덕 | 1998 | 서울대학교출판부 | 1-223 | 편역 | 편역 | |
168 | 파우스트 1 | 파우스트 | 세계문학전집 21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정서웅 | 1999 | 민음사 | 7-249 | 편역 | 완역 | |
169 | 파우스트 2 | 파우스트 | 세계문학전집 22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정서웅 | 1999 | 민음사 | 7-389 | 편역 | 완역 | |
170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하나의 비극 | Johann Wolfgang von Goethe | 최두환 | 2000 | 시와 진실 | 9-229 | 편역 | 편역 | ||
171 | 파우스트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 사고·논술 텍스트 100선=, Selection for thinking & writing 28 | J.W.괴테 | 김균희 | 2002 | 뉴턴코리아 | 145-278 | 편역 | 편역 | |
172 | 파우스트 상 | 파우스트 1 | (논리논술)일삼일팔 세계문학 59 | 괴테 | 확인불가 | 2002 | 삼성교육개발원 | 9-133 | 개작 | 개작 | |
173 | 파우스트 하 | 파우스트 2 | (논리논술)일삼일팔 세계문학 60 | 괴테 | 확인불가 | 2002 | 삼성교육개발원 | 9-118 | 개작 | 개작 | |
17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밀레니엄북스 4 | 괴테 | 김정진 | 2002 | 신원문화사 | 11-534 | 완역 | 완역 | |
17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정경석 | 2003 | 문예출판사 | 29-578 | 완역 | 완역 | ||
176 | 파우스트 | (최초 소설) 파우스트. 하 | J.W.V. 괴테 | 최승 | 2004 | 동문사 | 15-351 | 개작 | 개작 | ||
177 | 파우스트 | (최초 소설) 파우스트. 상 | J.W.V. 괴테 | 최승 | 2004 | 동문사 | 13-361 | 개작 | 개작 | ||
17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논술대비 세계 명작 80 | 괴테 | 확인불가 | 2005 | 지경사 | 8-204 | 편역 | 편역 | |
179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World literature for junior, 논리논술과 함께 하는 세계문학, 주니어 논술문학= 17 | 괴테 | 확인불가 | 2005 | 삼성비엔씨 | 9-196 | 개작 | 개작 | |
180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삶의 다양한 이야기, 논술대비 세계명작문학 68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조원규 | 2005 | 한국헤밍웨이 | 11-79 | 개작 | 개작 | |
18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골든세계문학전집, (The) golden classics 8 | 괴테 | 박환덕 | 2005 | JDM중앙출판사 | 3-363 | 편역 | 완역 | |
18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문학동네 세계문학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이인웅 | 2006 | 문학동네 | 7-408 | 완역 | 완역 | |
18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명작, 아이세움 논술 29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확인불가 | 2006 | 대한교과서 | 24-169 | 개작 | 개작 | |
18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초등학교·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논리논술 세계 대표 문학, 그랑프리 세계 대표 문학 15 | 괴테 | 확인불가 | 2006 | 삼성비엔씨 | 9-120 | 편역 | 편역 | |
18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1 | 책세상문고 세계문학 35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김수용 | 2006 | 책세상 | 7-306 | 완역 | 완역 | |
18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2 | 책세상문고 세계문학 35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김수용 | 2006 | 책세상 | 317-771 | 완역 | 완역 | |
18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는) 논술대비 세계문학 20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확인불가 | 2006-2008사이 | 한국헤밍웨이 | 9-206 | 편역 | 편역 | |
18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World book 60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곽복록 | 2007 | 동서문화사 | 11-589 | 편역 | 완역 | |
189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장남준 | 2008 | 하서출판사 | 7-395 | 완역 | 완역 | ||
190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열린책들 세계문학 73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김인순 | 2009 | 열린책들 | 7-473 | 완역 | 완역 | |
19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1 | 세계문학전집 9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이인웅 | 2009 | 문학동네 | 7-302 | 완역 | 완역 | |
19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2 | 세계문학전집 10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이인웅 | 2009 | 문학동네 | 11-462 | 완역 | 완역 | |
19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강두식 | 2010 | 누멘 | 31-334 | 완역 | 완역 | ||
19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대학권장도서 베스트 9 | 괴테 | 김정진 | 2010 | 신원문화사 | 10-496 | 완역 | 완역 | |
19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문예 세계문학선 76 | 괴테 | 정경석 | 2010 | 문예출판사 | 30-631 | 완역 | 완역 | |
19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일송세계명작선집 = (The)classic literature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정덕환 | 2010 | 일송북 | 10-484 | 완역 | 완역 | |
197 | 중학생이 보는 파우스트 | (중학생이 보는) 파우스트 | 중학생 독후감 따라잡기 101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김정진 | 2011 | 신원문화사 | 10-534 | 편역 | 편역 | |
19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홍신세계문학 1 | J.W.괴테 | 정광섭 | 2011 | 홍신문화사 | 6-487 | 완역 | 완역 | |
199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반석영한대역 시리즈 15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김지은 | 2011 | 반석출판사 | 8-196 | 편역 | 편역 | |
200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웅진 명작 도서관 45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조원규 | 2012 | 웅진씽크빅 | 7-116 | 개작 | 개작 | |
20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1 | 펭귄 클래식, Penguin classics 133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김재혁 | 2012 | 웅진씽크빅 | 7-273 | 완역 | 완역 | |
20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2 | 펭귄 클래식, Penguin classics 134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김재혁 | 2012 | 웅진씽크빅 | 9-442 | 완역 | 완역 | |
203 | 파우스트 | (삽화본) 파우스트 | 정산 삽화본 특선 20 | 괴테 | 계용묵 | 2013 | 정산미디어 | 8-183 | 개작 | 개작 | |
20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SAT 스토리북 6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FL4U컨텐츠 | 2013 | 반석출판사 | 7-198 | 편역 | 편역 | |
205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장편 소설, 세계문학산책 10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붉은여우 | 2013 | 넥서스 | 7-202 | 개작 | 개작 | |
206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을유세계문학전집 74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장희창 | 2015 | 을유문화사 | 9-788 | 완역 | 완역 | |
207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곽복록 | 2016 | 동서문화사 | 11-708 | 편역 | 완역 | ||
208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제4차 산업혁명 세대를 위한) 생각하는 힘 시리즈,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19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진형준 | 2017 | 살림 | 10-228 | 개작 | 개작 | |
209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강두식 | 2018 | 누멘 | 47-528 | 편역 | 완역 | ||
210 | 파우스트 | 파우스트 1 | 괴테 전집 1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전영애 | 2019 | 길 | 52-619 | 완역 | 대역 | |
211 | 파우스트 | 파우스트 2 | 괴테 전집 2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전영애 | 2019 | 길 | 10-891 | 완역 | 완역 | |
212 | 파우스트 | 파우스트 1 | 세계문학시리즈 5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윤용호 | 2021 | 종문화사 | 9-295 | 완역 | 완역 | |
213 | 파우스트 | 파우스트 2 | 세계문학시리즈 6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윤용호 | 2021 | 종문화사 | 9-428 | 완역 | 완역 | |
214 | 파우스트 | 파우스트 | 부클래식 87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김홍진 | 2021 | 부북스 | 7-736 | 완역 | 완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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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비평
1. 번역 현황 및 개관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파우스트>는 독일 문학사상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히는데, 번역가의 입장에서는 최고로 번역하기 어렵기도 하다. 이 작품은 (한 장면을 제외한) 전체가 총 12,111행의 운문으로 된 극시(劇詩)로 양적인 방대함만으로도 번역자에게는 큰 도전인데, 하나하나의 시행을 이루는 운율을 언어체계가 완전히 다른 한국어로 살리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래서 <파우스트>는 독일의 여느 문학작품보다 일찍 이 땅에 알려졌고 고전의 반열에 올랐으나 이 작품이 완역되기까지, 또 괴테의 독일어 원작을 저본으로 하는 직접 번역이 이루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파우스트> 번역의 역사에 있어서 초창기인 일제강점기 동안에는 총 7종의 번역이 확인된다.
번역자 | 제목 | 발행지 | 발행시기 | 수록면 | 저본정보 | 번역유형 | 괴테의 원작 기준 번역된 시행 숫자 |
---|---|---|---|---|---|---|---|
극웅 | ᅋᅡ우스트 (I) | 현대 | 1920.3 | 41 | 없음 | 발췌역 | 326-397 행 |
극웅 | ᅋᅡ우스트 (II) | 현대 | 1920.4 | 39-40 | 없음 | 발췌역 | 1064-1099 행 |
역자미상 | 없음 | 학지광 | 1921.6 | 7 | 없음 | 발췌역 | 1607-1626 행 |
하태용 | 파우스트 | 청년 | 1927.11 | 76 | 없음 | 부분역 | 1-32 행 |
조희순 | ᅋᅡ우스트 | 중앙 | 1934.9 | 72-79 | 없음 | “초역” | 별도표기 |
권환 | ᅋᅡ우스트 (1) | 시학 | 1939.5 | 32-34 | 없음 | 부분역 | 1-32 행 |
권환 | ᅋᅡ우스트 (2) | 시학 | 1939.8 | 33-36 | 없음 | 부분역 | 33-107행 |
최초의 번역은 극웅 최승만이 1920년 잡지 <현대> 3월호와 4월호에 <ᅋᅡ우스트 (I)>과 <ᅋᅡ우스트 (II)>로 실은 두 편이었다. 이듬해인 1921년에 역자의 이름과 제목이 제시되지 않은 채 매우 짧은 번역이 잡지 <학지광>에 실렸으며, 1927년에는 하태용이 책머리에 있는 헌사를 번역했다. 30년대에는 조희순의 번역과 권환의 번역이 있는데, 1939년 권환의 번역을 끝으로 일제강점기에는 더 이상의 번역이 나오지 않았다.
<파우스트>는 헌사, 무대에서의 서연, 천상의 서곡, 비극 1부, 비극 2부로 구성되어 있다. 헌사, 무대에서의 서연, 천상의 서곡을 프롤로그 혹은 겉이야기라고 하고, 비극 1부와 2부를 속이야기(Binnengeschichte)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중 일제강점기에는 겉이야기와 1부 중 일부가 상당히 단편적으로 번역되었다. 극웅의 번역은 특정 단락만 발췌한 발췌역이었고, 하태용과 권환은 헌사와 무대 위 서연 장면만 번역한 부분역이었다. <파우스트> 1부 전체를 대상으로 하되, 선택적으로 발췌해서 초역한 조희순의 번역이 가장 긴데 그마저도 8쪽 분량에 그친다(B5판, 한 면에 세로 3단). 결과적으로 일제강점기에 출간된 <파우스트>의 번역 7종의 분량을 다 합하면 작품의 약 4.5% 정도이다.
<파우스트> 번역자들은 일본에서 서양의 사상과 문화를 접한 젊은이들로, 일본에 체류할 당시에 번역했거나(극웅), 일본에서 독일어를 전공한 전문가로 번역하였다(조희순, 하태용). 극웅 최승만과 신원이 불분명한 하태용은 저술 활동을 시작한 20대 초반에 번역했고, 조희순과 권환도 번역을 할 당시 30대의 젊은 나이였다. 당시 서양 문학의 수용과 이입은 일본과 일본어를 경유하는 게 보편적이었고, <파우스트> 번역자들도 일본어 번역본을 통해서 작품을 접했을 것이다. 그런데 번역자들은 언제 어디서 어떤 언어로 출판된 책 <파우스트>를 저본으로 사용했는지 밝히지 않는다. 저본 정보가 없으며 번역자에 대해 알려진 사실도 극히 제한적이어서, 이들이 출발어 내지 기점언어와 맺는 관계에는 공백으로 비어 있는 부분들이 아주 많다. 그래서 일제강점기 <파우스트> 번역을 분석하는 비평자는 정황만으로 복잡한 사건을 밝혀야 하는 탐정의 처지와 비슷하다. 최승만과 하태용은 독일어를 알았다고 추리할 자료가 없고, 아마도 이들은 일본어 번역이 기점언어였던 걸로 짐작된다. 일본에서 독일어를 전공한 조희순과 권환은 독일어 원작을 직접 마주했을 테지만, 번역할 때는 일본어 번역들이 기존의 번역이기에 이를 참조했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어를 매개로 했다고 해서 일본어 번역을 다시 번역했다고 섣불리 추론하거나 예단할 수는 없다. 일제강점기에 <파우스트>를 번역하는 번역자는 오늘날과는 전혀 다른 번역의 지평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그 시대의 번역은 번역하기를 통해서 도착어인 한국어를 고안하고, 근대 문학장을 형성하고, 작가와 독자를 새롭게 만들고 구성하는 지적 모험이었다. 번역의 목적은 서양의 진보를 가능하게 만든 근대적인 것들을 서둘러 이입하고 이식하는 데 있었고, 번역자들은 민족계몽을 선도하겠다는 책임을 스스로 떠안고 그에 필요한 지식과 교양의 재료들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고자 했다. 일본어 번역을 번역했더라도 그 안에서 서구적인 것, 근대적인 것을 찾아내서 조선어로 표현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그들의 번역은 중역이지만 중역에서 비껴 있고, 원전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거나 은연중에 충실하지 않았기에 번역이지만 번역이 아니다. 번역자들은 번역과 중역과 창작의 경계들을 무시로 이동하는데, 이런 현상이 오늘날 통용되는 번역의 윤리로 이들의 번역에 다가갈 수 없도록 한다. 그보다는 번역에의 의지와 실현을 둘러싸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번역 경험들을 맥락화하는 것이 더 합당해 보인다.
아래에서는 역자 미상의 번역을 제외한 개별 번역들이 무엇을, 왜, 어떻게 번역했는지 번역이 이루어진 지평을 고려하면서 살펴보기로 한다.
2. 개별 번역 비평
1) 극웅 역의 <ᅋᅡ우스트 (I)>(1920.3) 2) 극웅 역의 <ᅋᅡ우스트 (II)>(1920.4)
<파우스트>의 최초 번역은 1920년 기독교 계열의 잡지 <현대>에 실린 <ᅋᅡ우스트 (I)>과 <ᅋᅡ우스트 (II)>이다. 번역자 극웅은 본명이 최승만(1897~1984)으로 1917년 일본 동경관립외국어학교 노어과에 입학했으나 1919년 2.8 독립선언으로 중퇴했다. 그는 일본에 체류하면서 유학생들이 만든 잡지 <학지광(學之光)>의 편집위원, 최초의 종합문예지였던 <창조(創造)>의 동인, 조선기독청년회의 잡지 <현대>의 주간 등으로 활동했다. 최승만은 일본 유학 전에 영어를 배웠으나 (그는 훗날 미국 유학의 경험도 있다), 독일어 학습 관련 기록은 전무하다. 그가 특별히 독일 문학에 관심을 가졌는지도 알 수 없지만 <ᅋᅡ우스트 (I)> 번역이 발표되기 한 달 전 잡지 <창조>에 기고한 글에서 “괴테가 소년시대에 베테르의 비애라는 연애소설을 썼고 원숙한 시대에 파우스트 같은 이상적 작품이 생긴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으며, 또한 같은 글에서 “남의 말도 많이 듣고 남의 글도 많이 보아야 하고 많이 듣고 본 바를 우리 사회에 많이 전달해 주어야 할 책임”을 말하는 것으로 보아, 그는 <파우스트>를 읽고 어떤 인상을 받았으며 그것을 마땅히 알려야 한다는 책임감에 추동되어 번역한 것으로 짐작된다. 극웅은 번역에 부쳐 “독일문호 괴테의 걸작인 파우스트 중에서 매월 조금씩 번역해 보겠다”고 하면서 번역기획을 밝히는데, 이 외 저본정보, 작가소개, 작품소개 등은 제공하지 않으며 왜 특정 단락을 번역의 대상으로 삼는지 그 선택의 동기도 밝히지 않는다. 괴테의 <파우스트>와 극웅의 <ᅋᅡ우스트>를 마주 세워보면 극웅의 번역에 흩뿌려진 오역과 굴절, 왜곡이 드러나는데, 그는 애초에 독일어이든 일본어이든 기점언어의 자구를 충실하게 옮기기보다는 <파우스트>에서 어떤 근대적인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번역의 형식에 실어 표현하려고 한 것 같다. <ᅋᅡ우스트>(I)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이것은 밤 장면 중 한 단락으로(386행-397행), 학자로 살아온 인생에 깊이 회의하는 파우스트가 책상에 비치는 달빛을 보면서 독백하는 부분이다. 여기서 파우스트는 달빛을 친구 삼아서 자연으로 가서 생기를 회복하고 싶은 마음을 읊는다. 괴테의 원작에서는 시행의 수가 12행인데 극웅의 번역에는 21행으로 길어진 것이 눈에 띈다. 극웅이 많은 것들을 첨가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voller Mondschein (가득한 달빛)”을 “허공(虛空)에 뜬 밝고 둥근달”로 부연 설명하고, “An diesem Pult herangewacht (책상 앞에서 깨어있었다)”를 “이 冊床에서 잠이루지 못하고/깊은밤 지난일이 얼마나 많엇는가”라고 창작에 가까운 번역을 한다. 무엇보다도 독일어 원문에 없는 표현들, 이를테면 “나를 묶은”, “자유롭게”, “나의 몸을” 등을 추가하는 게 두드러지는데, 원작의 “Mitternacht (깊은 밤)”라는 한 어휘에서는 “너는 사람들이, 버레들이,/ 소래없이 잘 ⎯ 밤中에”라는 구절을 추가하여 창작으로 이행하기도 한다.
문자적으로는 국한문혼용체로 옮기는데, 한자로 쓸 수 있는 것은 모두 한자를 쓰고 “골속”과 “이슬”처럼 한글로 쓸 때는 괄호에 한자를 병기한다. 더불어 문체적인 변환이 있다. 파우스트의 이 독백은 운율을 갖고 있는데, 위에 인용한 구절에서는 두 시행이 각운을 맞춘 크니텔시행(aa, bb, cc)이며, 각 시행의 마지막 두 음절이 강하게 발음되다가 약하게 발음되는 여성형 카덴차를 갖추고 있어서, 율독하면 마치 달빛의 흐름처럼 호흡의 흐름이 끊어지지 않고 유연한 리듬을 만들어낸다. 극웅의 번역에서는 각 문장이 종결어미 “업슬가”로 끝맺고 이것이 네 번 반복되며 “들우에 ― ”처럼 긴 줄표로 여운을 표시하여 운문의 리듬이 생기도록 한다. 이는 독일어 원문의 운율 규칙과 다를 뿐 아니라 음보율 중심이던 조선의 시가 운율과도 달라 보인다.
극웅은 두 번째 번역 <ᅋᅡ우스트 (II)>에서도 파우스트가 자연을 동경하는 대사를 번역 대상으로 선택한다. 여기서 파우스트는 조수인 바그너를 청자로 말하지만, 그의 대사는 점점 모놀로그에 가까워진다. 파우스트는 저녁 해가 지는 것을 눈으로 따라가면서 마음속에서 일몰의 장엄한 광경을 상상하고 태양을 향해 드높이 비상하고 싶은 바람을 피력한다. 그러니까 극웅은 한 번은 달빛에 건네는 독백을 선택했고 다른 한 번은 일몰하는 태양에 부치는 대사를 발췌하여 옮긴 것이다. 괴테는 달빛이 나오는 모놀로그를 1772년과 1773년 무렵에 썼고, 일몰의 해가 나오는 모놀로그를 1800년경에 썼다. 약 30년의 시간적 차이가 있으나 파우스트가 자연을 동경하고 자연과 하나가 되고 싶어 하는 점에서는 주제와 분위기가 놀랍도록 유사하다. 이 점에서 파우스트의 대사는 극웅처럼 조선에서 태어나서 자란 이에게도 이질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극웅이 번역한 자연은 개인적 자의식에 눈뜬 화자가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의지와 비상하려는 동경을 표출하는 공간으로, 속세를 등진 주체가 귀거래를 하는 의미가 강한 조선의 자연과 다르다. 극웅은 파우스트가 그의 욕망을 투사하는 자연에서 근대적 개인을 발견하고 자신의 심경과 동일시한 것이다.
3) 하태용 역의 <파우스트 (Faust) (一)>(1927)
1927년 개신교 잡지 <청년>에 <파우스트>의 헌사 번역이 실렸다. 번역자의 이름은 하태용(河泰鏞)인데, 신원 미상이며 창작활동, 번역활동 등 이력에 대해서 현재까지 밝혀진 바 없다. 그런데 이름의 한자는 <백치 아다다>를 쓴 소설가 계용묵(1904-1961)의 또 다른 이름과 같다. 계용묵이 외국문학 관련 서적들을 탐독했고 1925년에 이미 등단하여 창작활동을 했다는 점, 그리고 1958년에 <파우스트>를 번안했다는 점에서 그가 이 작품을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독자에 머물지 않고 번역을 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보지만, 계용묵 스스로는 이와 관련된 언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번역자 하태용과 소설가 계용묵의 동일인 여부는 그저 짐작만 할 뿐이고 더 많은 실증적인 자료들이 발굴되어야 할 것이다. 하태용은 극웅과 마찬가지로 <파우스트>의 번역을 여러 번에 걸쳐서 할 생각이었는지 제목 <파우스트 (Faust)>에 (一)이라는 순서를 붙였고, 책머리에 있는 헌사를 번역하면서 “ᄭᅰ테가 一七九七年(四八歲時)에 오래 中絶하엿든 파우스트 第一部의 再製作에 着手하엿슬ᄯᅢ에 獻頌한 感想詩”로 설명한다. 감상시라는 규정은 극시에 속하는 헌사의 성격을 오해했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당시 낭만주의의 소개와 이입에 치중되었던 서양 문학의 수용 경향을 반영한다고도 볼 수 있다. 하태용이 번역한 헌사는 아래 권환의 번역 <ᅋᅡ우스트 (1)>에서 제시토록 한다.
4) 조희순 역의 <戱曲 ᅋᅡ우스트 悲劇第一部>(1934)
1930년대에는 1920년대와 다른 번역풍경이 펼쳐진다. 괴테가 세계적인 대문호로 널리 알려졌으며, <파우스트>는 작가의 걸작으로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 다른 한편, 서양 문학의 번역과 관련해서는 일본어 중역을 배척하고 원서를 직접 번역하는 당위성에 대한 인식이 관철된다. 일례로 1939년 권환이 번역한 <ᅋᅡ우스트 (1)>에는 번역자가 독문학을 전공했다고 밝히는 “편집자의 말”이 첨가되어 있는데, 이는 원작의 직접 번역을 원하는 시대적 요청에 호응하면서 해당 번역이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 번역임을 보증한다. 그리고 1930년대에는 일본에서 독일어와 독문학을 전공하고 작가와 작품에 대해 전문적 식견을 갖춘 이들이 등장했다. 그중 조희순(1905~?)은 도쿄제국대학에서 독문학을 전공했고 귀국 후 독일어 교수로 재직했으며 괴테에 대한 글도 다수 발표하여 독일 문학과 괴테의 국내 수용에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조희순은 1934년에 <파우스트> 1부를 번역해서 <戱曲 ᅋᅡ우스트 悲劇第一部>라는 제목으로 월간종합잡지 <중앙>에 게재했다. 번역의 첫 면은 여러모로 이전의 번역들과 차별되는 곁텍스트(Paratext)를 담고 있다. 번역자는 제목 파우스트 위에 희곡, 제목 아래에는 비극 제1부라는 부제를 붙여 이 작품의 장르, 성격, 구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리고 번역자의 이름 밑에 원작을 발췌해서 옮기는 번역이라는 “抄譯(초역)”을 부기하여 번역의 유형도 밝힌다. 이와 함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한 단을 차지하고 있는 동판화이다. 1620년경 미하엘 헤르가 그린 그림으로 악마들과 마녀들이 벌이는 축제의 오르기(Orgie)를 표현하는데, 오늘날까지도 <파우스트>의 ‘발푸르기스의 밤’ 장면의 이미지로 차용되곤 한다. 그런데 정작 조희순의 번역에서는 발푸르기스의 밤이라는 어휘조차도 언급되지 않기 때문에 이 원색적인 그림이 번역의 서두에, 텍스트의 맥락을 탈각한 채, 조선중앙일보사라는 유력한 신문사가 발간한 대중잡지에 실린 까닭이 사뭇 궁금증을 유발한다. 분명 독자의 시선을 끌려는 상업적 전략이 있을 터이고, 독자는 당시 경성에서 막 깨어나기 시작한 에로티시즘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 그림을 소비했을 것이다. 요컨대 이 그림은 텍스트와 유리된 채, 소비자본주의와 결탁한 대중문화가 생산한 에로티시즘이라는 조선이 맞이한 서양식 근대화의 한 국면을 가리키는 기호로 작용한다.
조희순은 번역에 앞서 상세한 작가소개와 작품해설을 제시한다. 그는 괴테를 셰익스피어, 단테와 함께 세계 삼대 시인으로 칭송하며, <파우스트>를 이 세계적 문호의 일생일대의 걸작으로 소개한다. 또 작품 생성, 구성, 내용에 대해서도 지면을 할애하여 설명한다. 개중에는 몇몇 잘못된 정보들이 있는데, 1부의 끝에 파우스트가 천국에 갔다가 갱생했다는 대목에서는 번역자가 파우스트를 끝까지 읽지 않았거나 원작으로 읽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조희순은 <파우스트> 1부의 25장면 전체를 번역의 대상으로 하는데, 실제로 번역한 장면과 시행은 아래와 같다.
번역한 장면/시행 | 번역한 부분의 내용 | 비고 |
---|---|---|
밤/ 354-385 | 파우스트는 대학자이나 학문에 전념했던 삶을 돌아보며 깊은 회의와 큰 절망에 빠진다. | |
밤/ 463-500 | 파우스트가 지령을 불러내고, 불꽃으로 나타난 형상에 몹시 놀라지만 자신이 지령과 동류라고 주장한다. | 靈으로 표기 |
500-3163행은 줄거리 요약. | ||
정자/ 3163-3194 | 파우스트와 그레트헨이 서로 사랑을 확인한다. 그레트헨이 꽃점을 본다. | 장면 제목 제시 없음 |
그레트헨의 방/ 3374-3413 | 그레트헨의 독백이다. 파우스트를 열렬히 그리워하면서 그와의 사랑으로 파멸해도 괘의치 않겠다고 말한다. | “말가레-테의房”으로 표기 |
마르테의 정원/ 3477-3500 | 그레트헨이 파우스트에게 메피스토가 싫고 두렵다고 말한다. | 장면 제목 제시 없음. |
3500-4412행은 줄거리 요약. | ||
감옥/ 4412-4597 | 파우스트가 감옥에 갇힌 그레트헨에게 탈옥을 권하고, 그레트헨은 정신착란 상태에 있으나 죄의 대가를 받으려고 한다. | 해당 장면 거의 전부 번역 |
조희순이 번역한 시행의 수는 346행으로 이는 총 4612행인 <파우스트> 1부의 약 10% 정도이다. 그는 다섯 장면을 번역했는데 그레트헨의 방 장면은 전부 번역했고, 감옥 장면은 도입부와 마지막 15행을 제외한 거의 전체를 번역했다. 다른 세 장면은 부분적으로 발췌해서 번역하고, 번역에서 제외한 부분들은 말줄임표 “.........”로 표시했다. 나머지 20개의 장면은 줄거리를 짧게 요약해서 괄호 안에 제시한다. 조희순의 번역은 양적으로 보자면 원작을 심하게 축약한 것이지만 처음으로 <파우스트> 1부의 전모를 알려준 의의가 있다. 문체에서는 한자가 혼용되어 “暫間失禮합니다요” 같은 한자어 표기와 “學復” 바그너라는 일본식 한자도 있으나 한글의 사용이 확연히 늘었고, 인물들의 대화도 입말을 살려서 번역했다. 일제강점기 <파우스트> 번역 중 사실상 조희순의 번역만이 <파우스트>가 희곡으로 갖는 장르적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낸다.
조희순의 번역이 초역이면서 축역이기 때문에, 그가 무엇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원작의 구성적 측면, 인물적 측면, 주제적 측면 등에서 그 중요성이 과하게 강조되거나 반대로 크게 희석되거나 사라지기도 한다. 조희순이 선택한 장면들은 파우스트와 그레트헨의 사랑에 맞춰져 있다. 정자 장면, 그레트헨의 방 장면, 감옥 장면은 사랑에 빠진 연인, 사랑의 열병을 앓는 연인, 나락에 떨어져 파멸하는 연인의 이야기이다. 파우스트와 메피스토의 계약과 내기가 성사되는 저 유명한 서재 장면은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와 “여러 가지 철학상 의논”을 한 것으로만 언급된다. 인물의 측면에서 보면, 등장인물은 파우스트와 그레트헨 두 사람으로 압축되고 메피스토펠레스의 존재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메피스토펠레스의 대사는 그레트헨이 갇힌 감옥으로 들어오면서 내뱉는 한마디 “얼른 나갑시다! 그러잔으면 아모것도 안되요”에 불과하다. (심지어 여기서도 원문 4줄 대사 중 3줄이 번역에서 배제되었다). 이에 비해 조희순이 “가련하고 순진한 처녀”로 특징짓는 그레트헨의 대사는 상당히 많이 번역되고 그레트헨 비극이 절정에 이르는 감옥 장면에서는 그레트헨의 대사가 파우스트의 대사를 압도한다. 비극적인 운명의 감당할 수 없는 무게에 압도되어 정신을 놓아버린 그레트헨이 던지는 대사는 현재의 독자들도 감정이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절절함이 생생하게 번역되었다.
그레트헨의 독백으로만 이루어진 그레트헨의 방 장면은 전부 번역된다. 이 모놀로그는 매 시행이 서너 개의 낱말들로 이루어지고, 4개의 시행이 한 연을 이루며, 모두 10개의 연으로 구성된다.
내마음 安靜은 없어저 Meine Ruh’ ist hin, 내가슴 고이도 답답해 Mein Herz ist schwer; 찾어도 이마음 安靜은 Ich finde sie nimmer 도라를 안오리 永久히 Und nimmermehr.
이 연은 그레트헨 모놀로그의 첫 부분으로 소박하고 일상적인 말로 사랑에 빠진 마음을 노래한다. 독일어 원문은 2개의 강음이 있는 약-강격의 운율을 갖춘 시행들인데 조희순은 자국화를 거쳐 3-3-3의 음보율로 옮긴다. 이를 위해서 원문에 없는 낱말들을 삽입하기도 하고 원문의 의미를 전달하되 문자를 굴절시키며 심지어 오역도 불사한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연이 여기에 속한다.
그이가 행여나 오실까 Nach ihm nur schau’ ich 열고선 닷지오 窓門을 Zum Fenster hinaus, 그이를 행여나 마질까 Nach ihm nur geh’ ich 열고선 닷지오 大門을 Aus dem Haus
파우스트를 그리워하는 마음에 창밖을 내다보고, 집 밖으로 나가보는 내용인데, 조희순은 창문과 대문을 열었다 닫는 것으로 의도적인 오역을 한다. 그에게는 이 방법이 원문이 갖는 운율을 살리기 위한 결정이었을까?
마지막으로 <파우스트> 1부에는 학자의 비극과 그레트헨 비극이라는 두 개의 주제가 있는데 조희순의 번역에서 학자비극이 사라지다시피 한다. 밤 장면의 도입부 부분이 번역되긴 했으나 이로부터 학자비극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파우스트가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내기하는 계약을 “청년 시대에 맛보지 못한 환락을 마음대로 향락(亨樂)”하는 것으로 축소하고, 마녀한테서 “호리는 약(藥)”을 얻었다고 원문에 없는 내용을 첨가한다. 결과적으로 조희순의 번역은 괴테의 <파우스트>를 그레트헨이 주인공인 연애 비극으로 만들었다. 이는 자유연애가 사회적 이슈였던 20세기 초 ‘연애의 시대’에 경성이 번역의 시공간이었던 점과 깊이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 서양에서 유입된 ‘사랑’은 남녀 사이의 사적이고 배타적인 관계를 나타내는 어휘로 자리 잡고 개인성의 발견을 자유연애에서 찾는 경향이 퍼지면서, 신문, 잡지, 영화 등 대중매체를 접한 사람이라면 남녀의 연애는 자신이 잠재적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뜨거운 이슈였다. 요컨대 당대의 담론은 근대화의 관점에서 자유연애에 주목했고, 여기서 비롯한 시대적 감수성이 괴테의 인간드라마 <파우스트>를 연애드라마 <ᅋᅡ우스트>로 옮긴 역사적 지평이었을 것이다. 1934년은 나혜석의 이혼고백장이 경성을 발칵 뒤집었던 해이기도 했다.
5) 권환 역의 <ᅋᅡ우스트 (1)>(1939.5)
6) 권환 역의 <ᅋᅡ우스트 (1)>(1939.8)
권환(1903-1954)은 본명이 권경완(權景完)으로 1927년 일본 교토제국대학 독문학과를 졸업했고, 시인이자 비평가로 활동했다. 그는 문학 활동의 시작부터 프롤레타리아 계급성과 사회주의적 이념성이 강한 프로문학을 하였고 30년대에는 카프(KAPF: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동맹)의 주요 일원으로, 해방 후에는 조선문학가동맹의 핵심 인물로 활동했다. 권환은 문예잡지 <시학>에 <ᅋᅡ우스트 (1)>과 <ᅋᅡ우스트 (2)>의 제목으로 두 번에 걸쳐 번역을 실었는데, 그의 프로문학적인 경향성을 엿볼 수 있는 “역자의 간단한 말”은 남달리 특이하여 번역만큼이나 흥미롭다.
조희순이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면서 번역자의 프로필을 드러내지 않은 것과 자못 다르게 권환은, 프로문학 노선투쟁에서 다져진 비평가의 언변을 발휘하면서, 번역자의 자의식을 전면에 내세운다. 괴테는 “자연주의 시인”이며, “파우스트는 괴테의 자전적이고 예술의 형식을 한 괴테의 일기”이기 때문에 자신은 <파우스트>를 “연구와 더불어 우리말로 옮겨보고 싶은” 의도를 가졌으나 “번역에 대한 능력과 흥미가 부족”하여 벼르기만 하던 차에 “Y형의 역권(力勸)과 격려에 못이겨” 번역에 착수한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에 “물론 얼마만한 시간과 정력을 들이더라도 완역하고야말 작정”이라며 의지를 다지고, 편집자는 “전역(全譯)이 끝나는 대로 곧 역본 「파우스트」의 간행본”을 출판하겠다는 계획을 덧붙인다. 그러나 권환의 번역은 두 회의 연재에 그쳤고 잡지 <시학>도 같은 해 통권 4호를 끝으로 종간되고 말았다. 권환은 번역의 전략도 밝히는데, “원문에의 충실보다도 평이하게 대중화하기에 주력을 두려하는 것을 독자제현에게 미리 말하는 바이다”고 천명한다. 평이하게 대중화하기는 가독성과 관계될 터인데, 구체적으로 국한문혼용체 지양을 말하는지 의역을 뜻하는지 혹은 다른 어떤 방법을 의미하는지 그 속뜻을 살펴보기에는 권환의 번역이 양적으로 미미하다. 여기에서는 <ᅋᅡ우스트 (1)>의 제목하에 번역한 헌사의 첫 연을 하태용의 번역과 비교해서 권환의 번역전략이 실현되는 단초를 찾아보기로 한다.
너희들이 ᄯᅩ갓찹게오고나 흔들리는姿態와 일즉흐린눈에 보이든것들이. 힘써볼ᄭᅡ 이제는 너희를 굿게붓들려? 나의맘은 아즉도 그妄想에 쏘다지련가? 너희의부더침! 그래 맘것하렴으나 아지랭이와안개에서 퓌여올라 나를둘러싸듯 너희의列을 둘러싼魔物의 쉼으로 나의가슴은 젊게도흔들리듯. (하태용, 1927) |
예전 나의 어두컴컴한눈에 벌서부터 떠오르든 똑똑지못한 얼굴들이여! 또다시 내앞에 오는구나. 좋다 이번에야말로 너이들을 꼭붙잡어볼가! 내마음은 아직도 그런妄想에 빠지려하나? 너이들은 내한테 달려온다 오려면 오너라 아지랑이(靄)와 안개속에 나와서 나를둘러싸고 맘대로 하여라. 너이들ㅅ列을 싸고도는 魔術의 呼吸에 흔들려서 내가슴은 靑春을 느낀다. (권환, 1938) |
권환의 번역은 하태용의 번역과 미묘하게 다른데,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운율에 개의치 않는 문장들이다. 헌사는 8개의 시행이 하나의 연을 이루는 슈탄체(Stanze) 형식이며, 한 행에 11개의 음절과 약-강이 다섯 번 있는 운율을 갖고 있다. 하태용은 헌사를 감상시로 규정했고 번역에서도 시적인 구성을 나름 지키려고 시도한 듯 보인다. 그런데 3음보 이상을 만들지 않으려고 했는지 한 어절에 많은 수의 글자를 담았고, 그래서 어떤 내적 운율을 나타내려 하지만 오히려 리듬감은 살아나지 않는다. 이에 비해 권환은 원문의 시적 리듬을 문장의 리듬으로 변환한다. 우리말의 어순에 맞춰서 문장을 동사로 종결하는데 그것이 여의찮은 6번째 시행에서는 “~ 맘대로 하여라”라는 어휘를 삽입한다. 이는 하태용의 번역 5번째 시행의 “맘것하렴으나”에 해당하는 독일어 “walten”이라는 동사를 한번은 “오려면 오너라”로 또 한 번은 “맘대로 하여라”로 두 번 번역한 것이다. 하태용의 번역에서는 어순이 낯설고 율독이 되지 않는데 권환의 번역에서는 문장들이 자국화를 거쳐서 더 쉽게 읽힌다. 하지만 이런 ‘대중화’의 도움으로 독자가 헌사를 이해했을지는 의문스럽다. 권환의 번역은 도착어를 국한문혼용체로 하는 점에서 하태용의 번역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리고 “망상”이라는 결정적인 어휘에서 두 번역자 모두 의미의 맥락을 파괴하고 있다. 위에 인용한 시행들을 읽으면 예전 소싯적 밝지 못했던 눈에 나타났던 아물거리는 형상들이 세월이 흐른 뒤 다시금 나타나서 시적 자아의 가슴이 그 시절의 청춘처럼 고동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망상이라는 어휘는 창작에의 열정과 창작물의 회귀가 갖는 의미를 왜곡시킬 위험이 있다. 하태용과 권환이 망상으로 옮긴 어휘는 “Wahn”으로 오늘날 번역자들은 옛 형상들을 가리킨다고 읽어 ‘환상’이라고 번역하거나 예전의 창작 열정을 가리킨다고 읽어 ‘광기’로 번역하기도 한다.
권환은 <ᅋᅡ우스트 (2)>에서 “撫臺의 序曲”이라는 제목으로 무대 위 서연(33-242행) 중 107행까지 번역한다. 본격적인 연극 파우스트가 시작되기 전에 세 인물이 등장하여 연극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이는 부분으로, 극장의 제반 업무를 책임지는 극장장, 극단에 소속된 시인과 무대 위에서 공연하는 이로 배우인지 어릿광대인지 확실치 않은 인물이다. 권환은 이 세 인물을 일본어식 표현을 따라 좌장(座長), 시인, 도화역(道化役)으로 번역한다. 독일어 원문은 시행의 길이와 운율의 수는 자유로우나 운이 지켜지는 마드리갈 시행이다. 권환은 여기서도 운율과 리듬감을 고려하지 않고 대화체를 살리는 데 주력한다. 좌장의 대사는 말을 건네는 대화체와 설명하는 독백체를 오가는 식으로 번역되어, 대화체일 때는 “~ 주어요”처럼 문장의 어미가 경어체이고 독백체에서는 “~이다”식의 평서형 어미가 사용된다.(예: “이때까지 몇 번이나 곤난을당할때에두 나를도와준이는 그대를 두분뿐이다./ 이번 우리들의計劃이 이獨逸서 얼마나 成功할든지/ 그대들의 意見을 듣고십소/ 더구나 구경꾼은 자기들두 즐거워하고 남들두 즐겁게하려하니까/ 나두 될수있는데로 구경꾼마음에 들도록하려해요/ 벌서 포장두 쳐놓고 舞臺두 다되어서 무두들 잔채같이 기다리고 있다/ 누구든지 마음놓고 자리에앉어서 두눈을 거듭뜨고/ 깜작놀래게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는 번역자가 소리를 내서 읽는 청각 감각과 눈으로 읽는 시각 감각 사이에서 선택을 미루기 때문으로 보이며, 실제로 공연하는 것보다는 묵독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번역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3. 평가와 전망
일제강점기 <파우스트> 번역은 모두 최초의 번역이라는 뜻에서 초역(初譯)이자 자의적인 선택에 따라 발췌하여 부분적으로 번역하는 의미에서 초역(抄譯)이다. 게다가 크든 작든 일본어 번역과 독일어-일본어 사전을 참조한 중역이었으니 초역의 미숙함과 중역의 미진함을 두루 갖는다. 괴테의 독일어 <파우스트> 원작과 마주 세워보면 오역들뿐 아니라 굴절들과 왜곡들이 다수 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의 번역은 이 땅에 <파우스트>의 독자를 창출해낸 매체였으며 번역을 통한 근대화를 증명하는 기록이고 해방 이후 번역들이 타개할 문제였다. 그리고 오늘날의 비평자에게는 번역의 가능성을 열면서 동시에 번역에 한계를 짓는 지평을 고려하는 ‘생산적인’ 번역 비평의 과제를 던진다. - 매 시대의 번역에 합당하고 균형 잡힌 번역 비평이란 어떤 것인가?
4. 개별 비평된 번역 목록
극웅(1920): ᅋᅡ우스트 (I). 현대.
극웅(1920): ᅋᅡ우스트 (II). 현대.
하태용(1927): 파우스트 (Faust) (一). 청년.
조희순(1934): 戱曲 ᅋᅡ우스트 悲劇第一部. 중앙.
권환(1939): ᅋᅡ우스트 (1). 시학.
권환(1939): ᅋᅡ우스트 (2). 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