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Demian)"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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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번역 현황 및 개관''' | '''1. 번역 현황 및 개관''' | ||
− |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 <데미안>은 “에밀 싱클레어의 청년시절에 관한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헤세가 첫 출판 당시 싱클레어라는 가명을 썼기 때문에 이 글은 어느 무명작가의 자전적인 작품으로 알려졌다. 차후에 헤세가 원작자임이 밝혀졌다. <데미안>이 발표된 1919년은 1차 세계 대전이 끝나던 해로서, 이 책은 당대 독일의 정치 사회적 대위기 상황 속에서 삶의 방향과 의미를 찾던 청년들에게 컬트 북이자 운명의 책으로서 적극 수용되었다. | + |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 <데미안>은 “에밀 싱클레어의 청년시절에 관한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헤세가 첫 출판 당시 싱클레어라는 가명을 썼기 때문에 이 글은 어느 무명작가의 자전적인 작품으로 알려졌다. 차후에 헤세가 원작자임이 밝혀졌다. <데미안>이 발표된 1919년은 1차 세계 대전이 끝나던 해로서, 이 책은 당대 독일의 정치 사회적 대위기 상황 속에서 삶의 방향과 의미를 찾던 청년들에게 컬트 북이자 운명의 책으로서 적극 수용되었다.<ref>1948년 영어판 서문에서 토마스 만은 당시의 반응을 다음과 같이 회고하고 있다. “바로 일차 세계 대전 이후 수수께끼 같은 인물 싱클레어의 <데미안>이 불러일으켰던 감전 작용 같은 영향력을 잊을 수 없다. 그건 더할 수 없는 정확성으로 시대의 신경을 건드렸고, 자기네들 가운데서 가장 심오한 삶의 고지자가 부활했다고 믿었던 (그들이 필요로 했던 것을 제공한 사람은 42살이나 되었는데말이다) 그 젊은 세대를 감사에 찬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작품이다”.Hermann Hesse / Thomas Mann(2003): Briefwechsel. In: Anni Carlsson /Volker Michsels(ed.). Frankfurt a. M.: Suhrkamp und Fischer, 123.</ref> |
<데미안>은 주인공의 성장기를 통해 한 인간의 개인화 과정, 특히 위기에 찬 자아정체성의 형성이라는 청(소)년기의 성장통을 섬세하게 그려내었다는 점에서 특정 시대를 뛰어넘는 보편성으로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작품의 지속적인 인지도는 지난 70여 년에 걸친 한국어 번역의 오랜 역사에서도 읽어낼 수 있다. 지금까지 집계된 한국어 번역본의 출판 권수만 해도 213권에 달하며, 아직 통계에 잡히지 않은 번역본까지 고려한다면 약 250권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1950년대 초창기부터 2020년 최근까지 한국어 번역본의 출판은 단 한 번의 휴지기를 빼고 점진적인 상승선을 보여준다. 이를 1950년대부터 10년을 한 단위로 잡아 단계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데미안>은 주인공의 성장기를 통해 한 인간의 개인화 과정, 특히 위기에 찬 자아정체성의 형성이라는 청(소)년기의 성장통을 섬세하게 그려내었다는 점에서 특정 시대를 뛰어넘는 보편성으로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작품의 지속적인 인지도는 지난 70여 년에 걸친 한국어 번역의 오랜 역사에서도 읽어낼 수 있다. 지금까지 집계된 한국어 번역본의 출판 권수만 해도 213권에 달하며, 아직 통계에 잡히지 않은 번역본까지 고려한다면 약 250권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1950년대 초창기부터 2020년 최근까지 한국어 번역본의 출판은 단 한 번의 휴지기를 빼고 점진적인 상승선을 보여준다. 이를 1950년대부터 10년을 한 단위로 잡아 단계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
− | 1) 초창기 번역 현황: 한국에서 출판된 <데미안> 초역본은 한국의 안데르센으로 알려진 아동문학가 김요섭(1927-1997)이 1955년 헬만 헷세의 <젊은 날의 고뇌>라는 제목으로 영웅출판사에서 출간한 것이다. 그러나 이 번역본은 출판 당시 세간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다. 그 후 1964년 여류 독문학자 전혜린(1934-1965)이 신구문화사에서 나온 “노벨문학상전집”에 <데미안> 번역을 발표했지만, 전집에 속한 까닭에 이 역시 독자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른 번역과 출간에도 불구하고 독자층에 알려지지 않았던 이 작품은 1965년 전혜린의 갑작스런 죽음과 더불어 재발견된다. 전혜린의 1966년도 유고 수필집에 언급된 <데미안>은 “독일의 전몰 학도들의 배낭에서 꼭 발견되는 책”으로 소개되었고, 이를 통해 당대 독자층의 강렬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1966년 당시 막 창업한 문예출판사가 첫 번역가인 김요섭에게 원고를 사들였고 첫 작품으로 <데미안>을 출간하기에 이른다. 당시 <데미안>은 1년 만에 5만 부나 판매되는 진기록을 세우며 엄청난 파급효과를 일으켰다고 전해진다. | + | 1) 초창기 번역 현황: 한국에서 출판된 <데미안> 초역본은 한국의 안데르센으로 알려진 아동문학가 김요섭(1927-1997)이 1955년 헬만 헷세의 <젊은 날의 고뇌>라는 제목으로 영웅출판사에서 출간한 것이다. 그러나 이 번역본은 출판 당시 세간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다. 그 후 1964년 여류 독문학자 전혜린(1934-1965)이 신구문화사에서 나온 “노벨문학상전집”에 <데미안> 번역을 발표했지만, 전집에 속한 까닭에 이 역시 독자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른 번역과 출간에도 불구하고 독자층에 알려지지 않았던 이 작품은 1965년 전혜린의 갑작스런 죽음과 더불어 재발견된다. 전혜린의 1966년도 유고 수필집에 언급된 <데미안>은 “독일의 전몰 학도들의 배낭에서 꼭 발견되는 책”으로 소개되었고, 이를 통해 당대 독자층의 강렬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1966년 당시 막 창업한 문예출판사가 첫 번역가인 김요섭에게 원고를 사들였고 첫 작품으로 <데미안>을 출간하기에 이른다. 당시 <데미안>은 1년 만에 5만 부나 판매되는 진기록을 세우며 엄청난 파급효과를 일으켰다고 전해진다.<ref>앞의 출판 관련 내용은 중앙일보 기사에서 가져온 내용이다: <우리 출판사 첫책> 문예출판사 ‘데미안’ (1966): 중앙일보. 2003.6.27.https://news.joins.com/article/192618.</ref> |
2) 1960년대: 김요섭, 전혜린, 이영구, 김정진의 번역과 재판본을 포함하여 총 6편의 번역본이 출간되었다. | 2) 1960년대: 김요섭, 전혜린, 이영구, 김정진의 번역과 재판본을 포함하여 총 6편의 번역본이 출간되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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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개별 | + | '''2. 개별 번역 비평''' |
앞서 살펴보았듯이, 재판을 제외하고도 100여 편에 달하는 <데미안>의 한국어 번역본 중에서 어떤 번역을 선별하여 번역 비평의 대상으로 삼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수월하지 않은 과제다. 초창기 번역과 최근 번역을 그 질적 차원에서 비교 분석하기엔 너무도 큰 역사적, 문화사적 편차가 있으므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1990년 이후의 번역본은 대개 오역도 최소화되고 번역어와 뉘앙스도 비슷하여 서로 간에 별다른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수십 년간 산적된 번역본들 앞에서 선별 및 비평의 기준을 찾기가 어렵게 되었다. 따라서 시간적으로 오래되고 양적으로 비대한 <데미안> 번역사에서 몇 가지 역사적 비중을 갖는 번역본을 선별하여 그 개별적 특성을 각자의 형성맥락 속에서 살펴보는 것이 가장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선별 가능한 번역본을 추려보면 초역에 속하는 김요섭의 번역본, 독일 유학파의 최초 원문번역에 속하는 전혜린의 번역본, 1970년대부터 2016년도까지 여러 출판사에서 재판을 거듭하며 발간되어 출판 부수에 있어서나 수용사적으로 영향력이 막강하다고 할 수 있는 송영택의 번역본, 최근의 현대적 번역 경향을 대표하는 것으로 안인희의 번역본, 그리고 독문학 비전공자인 작가 배수아의 번역본을 들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우선 이 번역본들을 소개할 것이며 나머지 번역본에 대한 보완적 소개는 차후에 진행하기로 한다. 개별 번역본 소개는 번역사적 특징 및 문체적 특징, 역서의 파라텍스트들에서 드러나는 역자 및 출판사의 번역출판 의도 등을 중심으로 다룬다. | 앞서 살펴보았듯이, 재판을 제외하고도 100여 편에 달하는 <데미안>의 한국어 번역본 중에서 어떤 번역을 선별하여 번역 비평의 대상으로 삼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수월하지 않은 과제다. 초창기 번역과 최근 번역을 그 질적 차원에서 비교 분석하기엔 너무도 큰 역사적, 문화사적 편차가 있으므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1990년 이후의 번역본은 대개 오역도 최소화되고 번역어와 뉘앙스도 비슷하여 서로 간에 별다른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수십 년간 산적된 번역본들 앞에서 선별 및 비평의 기준을 찾기가 어렵게 되었다. 따라서 시간적으로 오래되고 양적으로 비대한 <데미안> 번역사에서 몇 가지 역사적 비중을 갖는 번역본을 선별하여 그 개별적 특성을 각자의 형성맥락 속에서 살펴보는 것이 가장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선별 가능한 번역본을 추려보면 초역에 속하는 김요섭의 번역본, 독일 유학파의 최초 원문번역에 속하는 전혜린의 번역본, 1970년대부터 2016년도까지 여러 출판사에서 재판을 거듭하며 발간되어 출판 부수에 있어서나 수용사적으로 영향력이 막강하다고 할 수 있는 송영택의 번역본, 최근의 현대적 번역 경향을 대표하는 것으로 안인희의 번역본, 그리고 독문학 비전공자인 작가 배수아의 번역본을 들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우선 이 번역본들을 소개할 것이며 나머지 번역본에 대한 보완적 소개는 차후에 진행하기로 한다. 개별 번역본 소개는 번역사적 특징 및 문체적 특징, 역서의 파라텍스트들에서 드러나는 역자 및 출판사의 번역출판 의도 등을 중심으로 다룬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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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선별된 번역본 소개''' | '''2.1 선별된 번역본 소개''' | ||
− | [[#김요섭(1967)| | + | 1)'''[[#김요섭(1967)| 김요섭 역의 <데미안>(1967)]]<span id="김요섭(1967)R" />''' |
이 번역본은 문예출판사가 1966년 창업 후 단행본으로 처음 출판한 한국어 번역본의 재판이다. 작가명은 당대 표기법에 따라 “헬만 헷세”로 표시되었다. 서문에는 “청춘의 바이블”이라는 제목으로 평론가 임중빈의 소개 글과 “데미안의 경우”라는 제목으로 전혜린이 1965년 1월 <문학춘추>에 실었던 문학평을 함께 수록하여 독자를 위한 작품 소개 및 추천의 의미를 살렸다. 특히 전혜린의 문학평 중 “데미안은 우리 자신의 분신이다”라는 문장은 독자와 작품의 동일화 가능성을 극대화하여 당대 독자들을 열광시킨 도화선이 되었다고 하겠다. 이 번역본의 편집디자인은 당시 유행했던 세로쓰기를 사용하지만 보통 세로쓰기를 할 경우 두 쪽 분량을 위아래로 나누어 한쪽에 배치하던 기존의 레이아웃과 달리 한 쪽에 한쪽 분량만을 수록하였다. 이로써 전체 분량이 244쪽으로 늘어나는데, 여기서 이 작품의 독자성을 강조하기 위한 출판사의 차별화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역자 김요섭은 부록으로 12쪽에 달하는 헤세의 메르헨 <시인>을 번역하여 추가로 실었고, 이어 메르헨에 대한 짧은 소개 글 및 후기를 달았다. 이 후기는 1966년도 번역본의 역자 후기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여기서 역자는 “지난번 조국의 동란이 멀어갈 무렵, 나는 정신에 거친 균열을 지닌 채 기쁨과 위로를 느끼며 1954년의 긴 겨울부터 55년까지 「데미안」을 우리 말로 옮겼다”라고 회고하면서 자신의 번역 의도를 밝히고 있다. 즉 세계 대전 후에 이 작품을 발표했던 작가 헤세와 마찬가지로 한국동란이 남기고 간 참담한 폐허더미 속에서 역자 또한 인간 정신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이 번역을 시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1967년 번역본에 수록된 서문의 작품소개 글과 역자 후기들에서 보듯 작품 자체의 번역뿐 아니라 번역이 이루어진 형성사적 맥락과 에피소드들 역시 번역사의 중요한 일부분이라 하겠다. | 이 번역본은 문예출판사가 1966년 창업 후 단행본으로 처음 출판한 한국어 번역본의 재판이다. 작가명은 당대 표기법에 따라 “헬만 헷세”로 표시되었다. 서문에는 “청춘의 바이블”이라는 제목으로 평론가 임중빈의 소개 글과 “데미안의 경우”라는 제목으로 전혜린이 1965년 1월 <문학춘추>에 실었던 문학평을 함께 수록하여 독자를 위한 작품 소개 및 추천의 의미를 살렸다. 특히 전혜린의 문학평 중 “데미안은 우리 자신의 분신이다”라는 문장은 독자와 작품의 동일화 가능성을 극대화하여 당대 독자들을 열광시킨 도화선이 되었다고 하겠다. 이 번역본의 편집디자인은 당시 유행했던 세로쓰기를 사용하지만 보통 세로쓰기를 할 경우 두 쪽 분량을 위아래로 나누어 한쪽에 배치하던 기존의 레이아웃과 달리 한 쪽에 한쪽 분량만을 수록하였다. 이로써 전체 분량이 244쪽으로 늘어나는데, 여기서 이 작품의 독자성을 강조하기 위한 출판사의 차별화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역자 김요섭은 부록으로 12쪽에 달하는 헤세의 메르헨 <시인>을 번역하여 추가로 실었고, 이어 메르헨에 대한 짧은 소개 글 및 후기를 달았다. 이 후기는 1966년도 번역본의 역자 후기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여기서 역자는 “지난번 조국의 동란이 멀어갈 무렵, 나는 정신에 거친 균열을 지닌 채 기쁨과 위로를 느끼며 1954년의 긴 겨울부터 55년까지 「데미안」을 우리 말로 옮겼다”라고 회고하면서 자신의 번역 의도를 밝히고 있다. 즉 세계 대전 후에 이 작품을 발표했던 작가 헤세와 마찬가지로 한국동란이 남기고 간 참담한 폐허더미 속에서 역자 또한 인간 정신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이 번역을 시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1967년 번역본에 수록된 서문의 작품소개 글과 역자 후기들에서 보듯 작품 자체의 번역뿐 아니라 번역이 이루어진 형성사적 맥락과 에피소드들 역시 번역사의 중요한 일부분이라 하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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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본문 번역에 있어 김요섭은 어떤 저본을 사용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일본어 저본에 의한 중역으로 추측되는 이 초기 번역본은 따라서 오늘날 독자의 귀에는 고답적으로 들리는 60년대의 어법과 문체를 따르고 있다. 특히 한자문화권에서 사용되는 개념들을 (아마도 일본어에서) 그대로 옮김으로써 원문의 고유한 문체적 특징에 속하는 동사적 문체를 잘 살려내지 못했다. 나아가 오늘날 번역에선 거의 다 수정된 수많은 오역과 한국어 비문들이 눈에 띈다. 이 역시 초역본의 운명에 속한다고 하겠으나, 김요섭 번역본의 위상은 다름 아니라 그것이 한국어 최초의 번역이라는 바로 그 점에 있기도 하다. | 그러나 본문 번역에 있어 김요섭은 어떤 저본을 사용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일본어 저본에 의한 중역으로 추측되는 이 초기 번역본은 따라서 오늘날 독자의 귀에는 고답적으로 들리는 60년대의 어법과 문체를 따르고 있다. 특히 한자문화권에서 사용되는 개념들을 (아마도 일본어에서) 그대로 옮김으로써 원문의 고유한 문체적 특징에 속하는 동사적 문체를 잘 살려내지 못했다. 나아가 오늘날 번역에선 거의 다 수정된 수많은 오역과 한국어 비문들이 눈에 띈다. 이 역시 초역본의 운명에 속한다고 하겠으나, 김요섭 번역본의 위상은 다름 아니라 그것이 한국어 최초의 번역이라는 바로 그 점에 있기도 하다. | ||
− | [[#전혜린(1966)| | + | 2)'''[[#전혜린(1966)| 전혜린 역의 <데미안>(1966)]]<span id="전혜린(1966)R" />''' |
전혜린의 번역은 다양한 언어권의 노벨문학상 작품들을 소개하려는 신구문화사의 “노벨문학상 전집”(1966)에 첫 작품으로 실렸다. 따라서 작가와 작품에 관한 최대한의 정보를 주려는 역자/출판사의 노력은 곁텍스트(파라텍스트)의 촘촘한 구성에서 드러난다. 세로쓰기를 사용하고 한 면에 두 쪽을 상하로 실은 이 번역본은 먼저 “소설”이라고 장르를 밝히고, 제목과 부제를 함께 달았으며, 그 아래에 원제를 붙였다. 이어 역자 이름과 서문의 표어, 서문이 모두 첫 쪽에 등장한다. 이 번역에 이어 헤세의 시 두 편과 작가 헤세에 관한 소개 글 <작가의 세계>를 실었다. 여기서 전혜린은 <데미안>에 관해 작가가 직접 받았던 정신분석학 치료의 영향을 전하면서 이 작품의 성장소설적 측면을 강조한다. | 전혜린의 번역은 다양한 언어권의 노벨문학상 작품들을 소개하려는 신구문화사의 “노벨문학상 전집”(1966)에 첫 작품으로 실렸다. 따라서 작가와 작품에 관한 최대한의 정보를 주려는 역자/출판사의 노력은 곁텍스트(파라텍스트)의 촘촘한 구성에서 드러난다. 세로쓰기를 사용하고 한 면에 두 쪽을 상하로 실은 이 번역본은 먼저 “소설”이라고 장르를 밝히고, 제목과 부제를 함께 달았으며, 그 아래에 원제를 붙였다. 이어 역자 이름과 서문의 표어, 서문이 모두 첫 쪽에 등장한다. 이 번역에 이어 헤세의 시 두 편과 작가 헤세에 관한 소개 글 <작가의 세계>를 실었다. 여기서 전혜린은 <데미안>에 관해 작가가 직접 받았던 정신분석학 치료의 영향을 전하면서 이 작품의 성장소설적 측면을 강조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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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요섭처럼 전혜린 역시 저본을 밝히지는 않았다. 김요섭의 초역이 일본어 번역본을 저본으로 삼은 중역일 가능성이 크다면, 전혜린은 당대 드물었던 독일 유학파로서 독일어 원전을 직접 한국어로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그건 자주 독일어의 문법과 문장론이 고스란히 드러나 보이는 전혜린의 번역문체에서 추측할 수 있다. 가령 “<u>그리고 그것</u>은 매우 좋았다.”(12) “왜냐하면 누나들에게, 그 사람들은 양친과 선과 율법에 대해 무례한 짓을 한 것이다.(13) “아, 돌아왔구나! ... 평화로움에로의 훌륭한 축복 받을 돌아옴(歸還)!”(16) “우리 집의 질서 있게 된 평화의 중간에서”.(25) “그것에 대해서 실낙원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가끔 격렬한 노스탤지어가 엄습했다.”(31) 이런 자들은 그 상태에 대해 꾸지람 <u>되느니보다는</u> 호소를 <u>말아 줘야 된다는</u> 것이며, 이들의 내부에는 지금 악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었다.”(31) 이런 번역문장들은 독일어 원문의 어순을 그대로 지켜 한국어로 옮겨져 있다. 이렇게 보자면 전혜린의 번역에는 최초의 독일어 원본 번역이라는 위상이 주어질 수 있다. 비록 전혜린이 “갈구리 같은 반항으로 충만한 약하고 예리한 감정이었다.”(20) “연옥불”(20), “불나방처럼 지난 일의 주위를 떠돌았다”(21), “부자 과부의 아들”(25)과 같은 한국어 표현들로 60년대의 한국어 사용법 및 한국의 문화적 특성들을 드러내고 있다 할지라도, 그의 번역은 문법, 문장론, 어법 등에 있어 독일어 원문에 충실한 번역이라고 할 수 있다. | ||
− | [[#송영택(1980)| | + | |
+ | 3)'''[[#송영택(1980)| 송영택 역의 <데미안>(1980)]]<span id="송영택(1980)R" />''' | ||
송영택의 번역은 1972년에 시작해서 70년대에만 6번, 80년대에 5번, 90년대에 4번, 2000년대 이후 2016년도까지 3번, 총 18번이나 출간된 수명이 가장 긴 번역본에 해당한다. 여기서 소개하는 번역은 1980년도 한영출판사에서 헤세의 세 작품을 수록한 “헤르만 헤세 전집 1”에 수록되어 있다. 이 번역본 역시 세로쓰기를 사용하며, 한 면에 두 쪽씩 모아서 상하 배치하였다. 이로써 <데미안>은 약 180쪽에 달하여 오늘날 단행본의 분량과 유사하다. 이 전집엔 수록된 헤세의 세 작품에 이어 매우 간략한 작품해설이 뒤따른다. 여기서 독문학 전공자인 역자는 헤세의 작품을 전기작과 후기작으로 구분하고, <데미안>이 발표 시기나 내용에 있어 이 두 작업단계의 경계에 위치하는 “교량적” 작품이자 문제작이라고 설명한다. 덧붙여 이 작품의 형성사에 영향을 끼친 정신분석학을 언급한다. 번역 자체와 관련하여 송영택 역시 저본에 관한 정보를 주지 않고 있다. 송영택의 번역본은 전체적으로 의역이 강하며, 그래서 번역이라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는 높은 가독성과 독자 친화성을 특징으로 한다. 한국어의 감칠맛 나는 표현을 창조적으로 사용한 부분은 시인이자 이야기꾼으로서 역자의 면모가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것이 그의 번역본이 오랜 생명을 이어온 비결인지도 모른다. | 송영택의 번역은 1972년에 시작해서 70년대에만 6번, 80년대에 5번, 90년대에 4번, 2000년대 이후 2016년도까지 3번, 총 18번이나 출간된 수명이 가장 긴 번역본에 해당한다. 여기서 소개하는 번역은 1980년도 한영출판사에서 헤세의 세 작품을 수록한 “헤르만 헤세 전집 1”에 수록되어 있다. 이 번역본 역시 세로쓰기를 사용하며, 한 면에 두 쪽씩 모아서 상하 배치하였다. 이로써 <데미안>은 약 180쪽에 달하여 오늘날 단행본의 분량과 유사하다. 이 전집엔 수록된 헤세의 세 작품에 이어 매우 간략한 작품해설이 뒤따른다. 여기서 독문학 전공자인 역자는 헤세의 작품을 전기작과 후기작으로 구분하고, <데미안>이 발표 시기나 내용에 있어 이 두 작업단계의 경계에 위치하는 “교량적” 작품이자 문제작이라고 설명한다. 덧붙여 이 작품의 형성사에 영향을 끼친 정신분석학을 언급한다. 번역 자체와 관련하여 송영택 역시 저본에 관한 정보를 주지 않고 있다. 송영택의 번역본은 전체적으로 의역이 강하며, 그래서 번역이라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는 높은 가독성과 독자 친화성을 특징으로 한다. 한국어의 감칠맛 나는 표현을 창조적으로 사용한 부분은 시인이자 이야기꾼으로서 역자의 면모가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것이 그의 번역본이 오랜 생명을 이어온 비결인지도 모른다. | ||
− | 가령, 서문의 첫 문장을 장식하는 “Um meine Geschichte zu erzählen, muß ich weit vorn anfangen.”(7)을 “나의 이야기를 하려면 먼 이전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11)라고 옮기는데, 이때 “muss”에 내포된 불가피성을 의무사항이 아니라 수사학적인 설득력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또는 1장의 첫 문장인 “Ich beginne meine Geschichte mit einem Erlebnisse der Zeit, wo ich zehn Jahre alt war und in die Lateinschule unseres Städtchens ging.”(9)은 “아늑한 고향에서 라틴어 학교에 다니던 시절의 한 체험으로부터 나의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그때 내 나이 열 살이었다.”(12)로 옮기고 있다. 그는 유년기의 회상 장면에서 원문의 “우리가 살던 소도시”라는 작은 공간을 “아늑한 고향”으로 의역하고, 그때의 나이를 뒷 문장에 따로 배치함으로써 한국식으로 어떤 이야기를 시작하는 관례를 살려낸다. 이 예들은 이야기를 도입하는 첫 문장의 성격을 잘 파악한 이야기꾼으로서 역자의 역량을 드러낸다. 송영택이 이야기꾼으로서 번역을 한다면, 현대 작가 배수아는 완전히 다른 문체를 사용한다. 비교점으로 잠시 언급하자면, 배수아는 서문의 첫 문장을 “내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그러기 위해서 이제 아주 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7)고 아무 포석도 깔지 않고, 매우 드라이하게 옮기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1장의 첫 문장 역시 “열 살 때 고향 소도시에서 라틴어 학교를 다닐 무렵의 경험으로 내 이야기를 시작하겠다”(11)고 하여 원문이 주는 정보를 충실히 옮기는 데 그치고 있다. | + | |
+ | 가령, 서문의 첫 문장을 장식하는 “Um meine Geschichte zu erzählen, muß ich weit vorn anfangen.<ref>Hermann Hesse(2013): Demian. Die Geschichte von Emil Sinclairs Jugend.Berlin: Suhrkamp Taschenbuch Verlag, 7. 이하에서는 본문에 쪽수를 표기함.</ref>”(7)을 “나의 이야기를 하려면 먼 이전부터 시작하지 <u>않으면 안 된다</u>.”(11)라고 옮기는데, 이때 “muss”에 내포된 불가피성을 의무사항이 아니라 수사학적인 설득력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또는 1장의 첫 문장인 “Ich beginne meine Geschichte mit einem Erlebnisse der Zeit, wo ich zehn Jahre alt war und in die Lateinschule unseres Städtchens ging.”(9)은 “아늑한 고향에서 라틴어 학교에 다니던 시절의 한 체험으로부터 나의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그때 내 나이 열 살이었다.”(12)로 옮기고 있다. 그는 유년기의 회상 장면에서 원문의 “우리가 살던 소도시”라는 작은 공간을 “아늑한 고향”으로 의역하고, 그때의 나이를 뒷 문장에 따로 배치함으로써 한국식으로 어떤 이야기를 시작하는 관례를 살려낸다. 이 예들은 이야기를 도입하는 첫 문장의 성격을 잘 파악한 이야기꾼으로서 역자의 역량을 드러낸다. 송영택이 이야기꾼으로서 번역을 한다면, 현대 작가 배수아는 완전히 다른 문체를 사용한다. 비교점으로 잠시 언급하자면, 배수아는 서문의 첫 문장을 “내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그러기 위해서 이제 아주 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7)고 아무 포석도 깔지 않고, 매우 드라이하게 옮기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1장의 첫 문장 역시 “열 살 때 고향 소도시에서 라틴어 학교를 다닐 무렵의 경험으로 내 이야기를 시작하겠다”(11)고 하여 원문이 주는 정보를 충실히 옮기는 데 그치고 있다. | ||
− | [[#안인희(2013)| | + | 4)'''[[#안인희(2013)| 안인희 역의 <데미안>(2013)]]<span id="안인희(2013)R" />''' |
한국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독일에서 수학한 독문학자 안인희는 번역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의 <데미안> 번역은 2012년도에 시작된 <데미안> 번역 붐의 일환으로서, 그 때문에 가장 최근의 동향과 어법을 대표하는 번역본 중 하나로 간주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단행본은 1990년대 이후 편집에 사용되는 현대적 가로쓰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오로지 이 한 작품만을 수록한 단행본이다. 앞표지에 인물의 뒷 상체를 암시적으로 그려 넣어 한 개인의 자아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표지 역시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편집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비교적 긴 부록에는 1947년 영문판에 실렸던 토마스 만의 “서문”을 번역하여 실었고, 이어 역자의 상세한 작품해설이 뒤따른다. 또한 작품의 출판역사를 둘러싼 에피소드들을 상술하고, 나아가 정신분석학의 개념들을 소개하며 작품의 심층적 이해를 위한 단초를 제공한다. 이어 작가 연보를 실었다. 이런 꼼꼼한 편집에도 불구하고 안인희의 번역본 역시 놀랍게도 저본에 관해선 아무런 정보를 주지 않고 있다. <데미안>은 그사이 너무 많이 번역된 탓에 여기서 오역을 찾아내는 일은 부차적인 것이 되었다. 현대에 출판된 수많은 번역본은 이제 정확한 번역이 문제가 아니라 작품의 고유한 특성과 목소리에 다가가려는 한없이 점진적인 작업으로서의 번역을 이해하는 단계에 와 있음을 보여준다. 안인희의 <데미안>은 그런 최근의 경향을 대표하는 번역본 중의 하나로 이해될 수 있다. | 한국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독일에서 수학한 독문학자 안인희는 번역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의 <데미안> 번역은 2012년도에 시작된 <데미안> 번역 붐의 일환으로서, 그 때문에 가장 최근의 동향과 어법을 대표하는 번역본 중 하나로 간주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단행본은 1990년대 이후 편집에 사용되는 현대적 가로쓰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오로지 이 한 작품만을 수록한 단행본이다. 앞표지에 인물의 뒷 상체를 암시적으로 그려 넣어 한 개인의 자아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표지 역시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편집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비교적 긴 부록에는 1947년 영문판에 실렸던 토마스 만의 “서문”을 번역하여 실었고, 이어 역자의 상세한 작품해설이 뒤따른다. 또한 작품의 출판역사를 둘러싼 에피소드들을 상술하고, 나아가 정신분석학의 개념들을 소개하며 작품의 심층적 이해를 위한 단초를 제공한다. 이어 작가 연보를 실었다. 이런 꼼꼼한 편집에도 불구하고 안인희의 번역본 역시 놀랍게도 저본에 관해선 아무런 정보를 주지 않고 있다. <데미안>은 그사이 너무 많이 번역된 탓에 여기서 오역을 찾아내는 일은 부차적인 것이 되었다. 현대에 출판된 수많은 번역본은 이제 정확한 번역이 문제가 아니라 작품의 고유한 특성과 목소리에 다가가려는 한없이 점진적인 작업으로서의 번역을 이해하는 단계에 와 있음을 보여준다. 안인희의 <데미안>은 그런 최근의 경향을 대표하는 번역본 중의 하나로 이해될 수 있다. | ||
− | [[#배수아(2018)| | + | 5)'''[[#배수아(2018)| 배수아 역의 <데미안>(2018)]]<span id="배수아(2018)R" />''' |
여기서 선별된 번역본 중 가장 최근작에 속한다. 부제목 없이 제목만을 달았고, 각 장의 제목을 본문의 쪽수와 함께 목차로 정리하였다. 원문에선 서문의 표어 같은 내용이 서문의 제목처럼 달려 있다. 이는 역시 제목을 달고 있는 본문의 각 장과 차이를 두지 않아 서문과 본문의 경계가 사라진다. “옮긴이의 말”에서는 주제로 구분하여 먼저 <데미안>을 작가의 자전적 요소가 반영된 작품으로 소개하면서 작가의 생애를 전하고, 이어 헤세의 다른 작품과의 연관성이나 <데미안>의 형성사 및 수용사와 관련된 이야기, 혹은 역자 자신의 독자로서의 체험과 섞어가며 본 작품의 내용을 설명한다. 배수아는 비교적 간결한 단문들로 이루어진 원문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비교적 수사가 적고 단문으로 이루어진 서술법을 선택했다. 문장들은 매우 정제되어 있고, 번역문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으며 매끈함, 자연스러움, 가독성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이것이 원문에의 충실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보다 자유롭고 풍부한 언어 선택, 그리고 많은 부분에서 가해진 각색은 어쩌면 작가 배수아가 한국어로 된 <데미안>을 썼다면 나왔을 그런 모습을 하고 있다. 말하자면 선별된 번역본 중 가장 주관적인 번역본에 속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 여기서 선별된 번역본 중 가장 최근작에 속한다. 부제목 없이 제목만을 달았고, 각 장의 제목을 본문의 쪽수와 함께 목차로 정리하였다. 원문에선 서문의 표어 같은 내용이 서문의 제목처럼 달려 있다. 이는 역시 제목을 달고 있는 본문의 각 장과 차이를 두지 않아 서문과 본문의 경계가 사라진다. “옮긴이의 말”에서는 주제로 구분하여 먼저 <데미안>을 작가의 자전적 요소가 반영된 작품으로 소개하면서 작가의 생애를 전하고, 이어 헤세의 다른 작품과의 연관성이나 <데미안>의 형성사 및 수용사와 관련된 이야기, 혹은 역자 자신의 독자로서의 체험과 섞어가며 본 작품의 내용을 설명한다. 배수아는 비교적 간결한 단문들로 이루어진 원문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비교적 수사가 적고 단문으로 이루어진 서술법을 선택했다. 문장들은 매우 정제되어 있고, 번역문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으며 매끈함, 자연스러움, 가독성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이것이 원문에의 충실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보다 자유롭고 풍부한 언어 선택, 그리고 많은 부분에서 가해진 각색은 어쩌면 작가 배수아가 한국어로 된 <데미안>을 썼다면 나왔을 그런 모습을 하고 있다. 말하자면 선별된 번역본 중 가장 주관적인 번역본에 속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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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번역 예문을 통한 비교분석''' | '''2.2. 번역 예문을 통한 비교분석''' | ||
− | 1) 주인공의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대한 회고’로서 <데미안>은 줄거리와 문체에서 나이브한 인상을 줄 수 있지만, 한 인간의 성장기와 개체화 과정에 대한 깊은 성찰이라는 점에서 심리적, 정신적 깊이를 보유하고 있다. 책의 이런 특성들 때문에 원문의 의미를 적합한 번역어로 풀어내기가 실은 전혀 수월하지 않다. 가령 작품의 내용을 한 개인의 성장사로서 압축하여 표현하고 있는 부제 “Die Geschichte vom Emil Sinclairs Jugend 에밀 싱클레어의 청춘에 관한 이야기”와 서문 앞의 머리말 “Ich wollte ja nichts als das zu leben versuchen, was von selbst aus mir heraus wollte. Warum war das so sehr schwer? 나는 내 속에서 저절로 우러나오려고 하는 것을 살아보고자 했을 뿐이다, 그게 왜 그리도 힘들었을까?”(7)는 헤세의 언어가 개념어 대신 형상어를 지향하며, 이로써 독특한 내면의 분위기와 정신적, 심리적 상태를 전달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 문장에서 주인공이 살아보고자 했던 것은 “저절로 내 속에서 우러나오려는 것”으로서 어떤 고정된 형태의 대상이 아니라 역동적이고 운동성을 지닌 것이며, 밖에서 규정된 것이 아니라 주체의 내면에서 나오는 것임을 강조한다. 김요섭은 이것을 | + | 1) 주인공의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대한 회고’로서 <데미안>은 줄거리와 문체에서 나이브한 인상을 줄 수 있지만, 한 인간의 성장기와 개체화 과정에 대한 깊은 성찰이라는 점에서 심리적, 정신적 깊이를 보유하고 있다. 책의 이런 특성들 때문에 원문의 의미를 적합한 번역어로 풀어내기가 실은 전혀 수월하지 않다. 가령 작품의 내용을 한 개인의 성장사로서 압축하여 표현하고 있는 부제 “Die Geschichte vom Emil Sinclairs Jugend 에밀 싱클레어의 청춘에 관한 이야기”와 서문 앞의 머리말 “Ich wollte ja nichts als das zu leben versuchen, was von selbst aus mir heraus wollte. Warum war das so sehr schwer? 나는 내 속에서 저절로 우러나오려고 하는 것을 살아보고자 했을 뿐이다, 그게 왜 그리도 힘들었을까?”(7)는 헤세의 언어가 개념어 대신 형상어를 지향하며, 이로써 독특한 내면의 분위기와 정신적, 심리적 상태를 전달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 문장에서 주인공이 살아보고자 했던 것은 “저절로 내 속에서 우러나오려는 것”으로서 어떤 고정된 형태의 대상이 아니라 역동적이고 운동성을 지닌 것이며, 밖에서 규정된 것이 아니라 주체의 내면에서 나오는 것임을 강조한다. 김요섭은 이것을 “<u>나는 다만 나 자신 속에서 스스로 생성되어 가고 있는 것에 살아보려고 원함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그것이 어찌 그렇게도 어려웠던가?</u>”라고 옮겼다. 우선 원문의 동사적 표현들을 “생성” 같은 개념이나, “원함” 등의 명사화된 개념으로 잡아내어, 원문 표현의 운동성을 살리는 대신 오히려 고정, 고착시키는 효과를 낳는 것이 눈에 띈다. 나아가 이 원문은 서문에 나오는 “ich beginne die Lehren zu hören, die mein Blut in mir rauscht 나는 내 속의 피가 속삭이는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8)와 의미상으로 연결되어 있다. 즉 내 속에 있는 무엇인가가 밖으로 나오려고 하며, 그 마음의 소리를 주체가 귀 기울여 듣는 것은 화자에게 그 내용을 삶으로 실현하는 일의 전제가 된다. 그런데 김요섭은 “내 속에서 나오려는 것”을 “생성되어 가고 있는 것”으로 옮김으로써 이 역학적 관계를 살려내지 못했다. |
− | 송영택은 | + | 송영택은 “<u>나는, 나의 내부에서 스스로 뛰쳐나오려는 것을 살아보려 했을 따름이다. 그런데 그것이 왜 그렇게도 어려웠던지</u>”라고 동사적 표현에 초점을 맞추어 옮김으로써 김요섭보다 훨씬 생동적인 느낌을 전달한다. 그는 동사구 같은 표현을 적극 사용하며 그 의미를 풀어서 제시한다. “heraus”를 “뛰쳐나오려는” 것으로 옮긴 것은 의미상 내적 동력을 강조하는 한편, 억압으로부터의 탈출과 같은 심리적 해방의 뉘앙스도 풍긴다. 또한 부제를 “에밀 징클레르의 젊은 날의 이야기”로 옮겨 모음 앞에 오는 독일어 S의 발음을 살린 것도 눈에 띈다. |
− | 안인희는 | + | 안인희는 “<u>나는 오로지 내 안에서 저절로 우러나오는 것에 따라 살아가려 했을 뿐. 그것이 어째서 그리도 어려웠을까?</u>”로 옮겨 원문의 동사가 드러내는 운동성을 잘 살려내고 있다. “우러나오는”은 그와 연결된 부사 “저절로”와 매우 자연스럽게 결합된다. 그러나 마치 모든 일이 저절로 일어나는 자연적 현상처럼 옮김으로써 원문에 두 번이나 사용된 동사인 wollte의 적극적인 의지 표명을 살려내지 못한 점은 아쉽다. 안인희는 동양적이고 순응적인 표현들을 사용하여 “자기 형성”이라는 자연의 의지와 인간의 의지를 강조하는 헤세의 실존주의적 시각을 적절하게 반영하지는 못했다. 송영택과 달리 부제에 나오는 고유명사를 안인희는 “에밀 <u>싱클레어의</u> 청춘 이야기”로 번역하여 독일어 S의 발음 대신 영어식으로 이름을 표시하였다. Sinclair는 원래 영어식 이름이므로 싱클레어로 번역해도 무방하다고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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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인희: “어쩌자고 그리 날카롭게 보는 거요? 나한테 뭘 바라시나?”(119)/ “이리 와보게 [...] 이제 철학을 좀 해보자고. 그러니까 입은 닥치고 배를 깔고 엎드려 생각을 좀 하자는 거지.”(123) | + | 안인희: “어쩌자고 그리 날카롭게 보는 거요? 나한테 뭘 <u>바라시나</u>?”(119)/ “이리 와보게 [...] 이제 철학을 좀 해보자고. 그러니까 <u>입은 닥치고</u> 배를 깔고 엎드려 생각을 좀 하자는 거지.”(123) |
− | 배수아: | + | 배수아: “<u>재수없게</u> 왜 그리 빤히 쳐다보는 거요? 나한테 무슨 용건인데?”(131)/ “<u>이리 와봐</u> [...] 약간의 철학을 해보는 거야. 그 말은 <u>입은 쳐닫고</u> 몸은 엎드려서 생각에 잠겨보자는 거지.”(136) |
− | 그러나 앞선 예들과 달리 오로지 직역을 선호한 전혜린은 두 사람의 대화를 존칭으로 일관시키고 있다. “왜 나를 그렇게 째려 봅니까? [...] 철학을 좀 합시다. 입을 다물고 배를 땅에 대고 생각하는 것입니다.”(77/79) | + | 그러나 앞선 예들과 달리 오로지 직역을 선호한 전혜린은 두 사람의 대화를 존칭으로 일관시키고 있다. “왜 나를 그렇게 째려 봅니까? [...] 철학을 좀 합시다. <u>입을 다물고</u> 배를 땅에 대고 생각하는 것입니다.”(77/79) |
전혜린을 제외하고 보면, 어투에 관한 앞선 예들은 지나치게 도착어권의 문화에 출발어권 문화를 적응시켰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의 젊은 세대는 동년배는 물론이고 선후배 사이에서도 존칭법을 즐겨 쓰면서, 확대된 가족관계와 같았던 기존의 사회적 관계의 틀을 해체시키고 있다. 이런 한국 사회의 진행 중인 변화를 도외시하더라도, 독일어 원문에 나오는 대화자들 간의 존칭법을 연배에 따라 존칭 및 반말로 어투에 차이를 두는 한국적 정서로 옮기는 것이 과연 얼마나 적절한 것인지 재고할 필요가 있다. | 전혜린을 제외하고 보면, 어투에 관한 앞선 예들은 지나치게 도착어권의 문화에 출발어권 문화를 적응시켰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의 젊은 세대는 동년배는 물론이고 선후배 사이에서도 존칭법을 즐겨 쓰면서, 확대된 가족관계와 같았던 기존의 사회적 관계의 틀을 해체시키고 있다. 이런 한국 사회의 진행 중인 변화를 도외시하더라도, 독일어 원문에 나오는 대화자들 간의 존칭법을 연배에 따라 존칭 및 반말로 어투에 차이를 두는 한국적 정서로 옮기는 것이 과연 얼마나 적절한 것인지 재고할 필요가 있다. |
2023년 8월 2일 (수) 17:18 판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1877-1962)의 소설
작품소개
1919년 출판된 헤르만 헤세의 장편소설이다. 초판 출간 시 헤세는 이전에도 자주 사용했던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이 작품을 발표했으나, 독자층에서 예상치 못한 호응을 받으면서 1920년 재판부터 작가의 본명을 사용하였다.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린 이 작품은 주인공 싱클레어가 겪는 성장통을 특히 독립적인 자기 정체성의 형성에 초점을 맞추어 서술하고 있다. 소설은 개체화의 이 지난한 과정을 ‘자기 자신에 다다르기 위한 힘든 과정’으로 서술하며,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라는 유명한 문구로써 이 과정을 형상화한다. 자기 자신에 이르기 위한 싱클레어의 성장 여정에는 그의 친구이자 내면의 목소리로서 끊임없이 각성을 촉구하는 막스 데미안이 항상 동반하며 매번 삶의 전환점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데미안뿐만 아니라 그가 전환점에서 만나는 인물들인 크로머, 베아트리체, 피스토리우스, 에바 부인 등은 주인공이 “아버지의 세계”로 불리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극복하고 자기 자신이 중심에 서 있는 통합적인 세계관으로 나가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소설은 철학자 니체의 실존주의 철학과 당대 정신분석학의 성과를 적극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선과 악으로 양분된 기존의 기독교적 이데올로기를 극복하고 주인공이 독립적인 한 개인으로의 길로 나가는 과정을 성공적으로 형상화하였다. <데미안>은 당시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허무와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져 허우적대던 이 시대의 아들들에게 바로 “자기 자신에게 이르기 위한 길”이라는 실존적인 삶의 메시지를 던지면서 세기의 컬트 문학으로 부상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1961년 구기성에 의해 처음 번역되었다(동아출판사).
초판 정보
Sinclair, Emil(1919): Demian. Die Geschichte einer Jugend. Berlin: S. Fischer. Hesse, Hermann(1920): Demian. Die Geschichte von Emil Sinclairs Jugend. Berlin: S. Fischer.
번역서지 목록
번호 | 개별작품제목 | 번역서명 | 총서명 | 원저자명 | 번역자명 | 발행연도 | 출판사 | 작품수록 페이지 | 저본 번역유형 | 작품 번역유형 | 비고 |
---|---|---|---|---|---|---|---|---|---|---|---|
1 | 데미안 | 페터카멘친트, 로스할데, 데미안. 成年의 秘密 | 世界文學全集 第1期 5 | 헤르만 헤쎄 | 丘冀星(구기성) | 1958 | 東亞出版社 | 259-394 | 편역 | 완역 | |
데미안<小說> | 노오벨賞文學全集 | 노오벨賞文學全集 5 | 헤세 | 전혜린 | 1964 | 신구문화사 | 10-124 | 편역 | 완역 | ||
3 | 데미안 | 데미안 | 헤세 | 이병찬 | 1965 | 삼일출판사 | 확인불가-확인불가 | 확인불가 | 확인불가 | 확인불가 | |
4 | 데미안 | 데미안 | 헬만 헷세 | 金耀燮(김요섭) | 1966 | 東民文化社 | 19-267 | 완역 | 완역 | ||
5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헷세 | 李榮久(이영구) | 1967 | 民潮社 | 3-218 | 편역 | 완역 | 청춘은 아름다워라 (219-275)수록 | |
데미안 | 데미안 | 헬만 헷세 | 金耀燮(김요섭) | 1967 | 문예출판사 | 21-265 | 완역 | 완역 | |||
7 | 데미안 | 헤르만 헷세 全集 1 | 헤르만 헷세 全集 1 | 헤르만 헷세 | 이영구 | 1968 | 文元閣 | 16-230 | 편역 | 완역 | |
8 | 데미안 | 헤르만 헷세 全集 | 헤르만 헷세 全集 3 | 헤르만 헷세 | 金晸鎭(김정진) | 1968 | 藝文館 | 15-129 | 편역 | 완역 | |
9 | 데미안 | 데미안 | 田惠麟 全集 4 | 헤세 | 田惠麟(전혜린) | 1968 | 확인불가-확인불가 | 확인불가 | 확인불가 | 도서관 미소장 제공불가 | |
10 | 데미안 | 데미안, 黃野의 이리, 印度의 시 | 헤르만 헷세 전집 3 | 헤르만 헷세 | 金晸鎭(김정진) | 1969 | 大洋書籍 | 17-135 | 편역 | 완역 | 3판 (1968 초판) |
11 | 데미안 | 鄕愁, 데미안. 城 | (컬러판)世界의 文學大全集 6 | 헤르만 헤세 | 姜斗植(강두식) | 1970 | 同和出版社 | 113-235 | 편역 | 완역 | 초판 |
12 | 데미안 | 데미안 | 헬만 헷세 | 李秉斗(이병두) | 1970 | 京東出版社 | 7-265 | 완역 | 완역 | 명시선(267-287), 명상속에의 도피(페이지누락) 수록 | |
13 | 데미안 | 데미안. 성년의 비밀 | 世界文學大系 8 | 헤르만 헤쎄 | 丘冀星(구기성) | 1971 | 世界文學社 | 259-393 | 편역 | 완역 | |
14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헷세 | 李秉斗(이병두) | 1971 | 大河出版社 | 9-265 | 편역 | 완역 | 명시선 수록 | |
15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姜斗植(강두식) | 1972 | 同和出版公社 | 7-227 | 완역 | 완역 | ||
16 | 데미안 | 데미안, 車輪밑에서, 聖母의 샘 | 世界文學全集 9 | 헤르만 헤세 | 宋永擇(송영택) | 1972 | 大洋出版社 | 7-129 | 편역 | 완역 | |
17 | 데미안 | 헤르만 헷세 全集 | 헤르만 헷세 全集 3 | 헤르만 헷세 | 金晸鎭(김정진) | 1973 | 大洋書籍 | 17-136 | 편역 | 완역 | |
18 | 데미안 | 데미안 | 이 한권의 책 | 헤르만 헷세 | 李秉斗(이병두) | 1973 | 豊成閣 | 7-265 | 편역 | 완역 | 명시선(267-287), 명상속에의 도피(페이지누락) 수록 |
19 | 데미안 | 데미안 | 正音文庫 24 | H. 헤세 | 朴鍾緖(박종서) | 1974 | 正音社 | 5-242 | 완역 | 완역 | |
20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呂石柱(여석주) | 1974 | 新文出版社 | 10-194 | 완역 | 완역 | ||
21 | 데미안 | 데미안 | 주니어 세계명작선집 | Herman Hesse | 文正出版社編輯部(문정출판사편집부) | 1974 | 文正出版社 | 5-218 | 편역 | 완역 | 靑春은 아름다워라(219-274), 乾草의 달(275-330) 수록 |
22 | 데미안 | 데미안, 나르치스와 골트문트, 車輪밑에서 | 世界文學大全集 12 | 헤르만 헤세 | 李榮久; 宋永擇(이영구; 송영택) | 1974 | 大洋書籍 | 9-126 | 편역 | 완역 | |
23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헷세 | 丘冀星(구기성) | 1974 | 文藝出版社 | 5-222 | 완역 | 완역 | 국립중앙도서관 실물본은 1985년판 (신간 2쇄) 초판은 1974년도 발행 | |
24 | 데미안 | (新譯)데미안 | 瑞文文庫 154 | 헤르만 헤세 | 李仁雄(이인웅) | 1974 | 瑞文堂 | 9-248 | 완역 | 완역 | |
25 | 데미안 | 데미안, 인도의 시, 사랑의 三重奏 外 | (三省版)世界文學全集 6 | 헤세 | 宋永擇(송영택) | 1974 | 三省出版社 | 5-148 | 편역 | 완역 | 靑春은 아름다워라(375-410) 수록 |
26 | 데미안 | 데미안 | 三中堂文庫 18 | H.헤세 | 池明烈(지명렬) | 1975 | 三中堂 | 3-222 | 완역 | 완역 | |
27 | 데미안 | 무기여 잘있거라. 청춘은 아름다워라, 데미안 | 世界文學全集 3 | 헬만 헷세 | 박종호 | 1975 | 凱旋門出版社 | 7-146 | 편역 | 완역 | |
28 | 데미안 | 知와 사랑, 靑春은 아름다와, 데미안, 싯달타 | 헤세 | 宋永擇(송영택) | 1975 | 東西文化社 | 489-545 | 편역 | 완역 | ||
29 | 데미안 | 데미안 | 文藝文庫 31 | 헤르만 헤세 | 丘冀星(구기성) | 1975 | 文藝出版社 | 3-272 | 완역 | 완역 | |
30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全集, 1.데미안.크눌프.게르트루우트 | 헤르만 헤세 全集 1 | 헤르만 헤세 | 宋永擇(송영택) | 1976 | 韓英出版社 | 9-181 | 편역 | 완역 | |
31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홍경호 | 1976 | 오월문화사 | 5-190 | 편역 | 완역 | 청춘은 아름다워(191-234), 황혼속의 군상(235-294), 폭풍(295-313) 수록 | |
32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헷세 전집 1 | 헤르만 헷세 | 李榮久, 崔鉉(이영구; 최현) | 1976 | 普京出版社 | 17-230 | 편역 | 완역 | |
33 | 데미안 | 데미안 | 핼만 헷세 | 전혜린 | 1976 | 대문출판사 | 34-247 | 완역 | 완역 | 1968 초판, 1976 중판 | |
34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헷세 | 김정호 | 1977 | 文化出版社 | 8-193 | 완역 | 완역 | 시 만추 외 수록 | |
35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宋永擇(송영택) | 1977 | 동서문화사 | 7-224 | 완역 | 완역 | ||
36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金鍾斌(김종빈) | 1977 | 東西出版社 | 5-228 | 완역 | 완역 | ||
37 | 데미안 | 데미안, 크눌프, 게르트 루우트 | 世界文學全集 8 | 헤르만 헤세 | 宋永擇(송영택) | 1977 | 韓英出版社 | 8-181 | 완역 | 완역 | |
38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宋肅瑛(송숙영) | 1978 | 甲寅出版社 | 5-257 | 완역 | 완역 | ||
39 | 데미안 | 데미안, 車輪밑에서 | 헤르만 헷세 全集 1 | 헤르만 헷세 | 李佳炯 ; 李榮久(이가형; 이영구) | 1978 | 陽地堂 | 9-188 | 완역 | 완역 | |
40 | 데미안 | 데미안 | 桂苑薔薇新書 20 | 헤르만 헤세 | 李佳炯(이가형) | 1978 | 桂苑出版社 | 4-203 | 완역 | 완역 | |
41 | 데미안 | 데미안, 車輪밑에서 | 世界文學大全集 10 | 헤르만 헷세 | 李佳炯;李榮久(이가형; 이영구) | 1978 | 陽地堂 | 9-188 | 편역 | 완역 | |
42 | 데미안 | 데미안 外 | 헤르만 헷세 | 金龍宇(김용우) | 1979 | 明文堂 | 13-234 | 편역 | 완역 | 시 42편, 일기 (1900년도분) 수록 | |
43 | 데미안 | 데미안 | 레먼文庫 66 | 헤르만 헤세 | 홍경호 | 1980 | 靑字閣 | 5-189 | 완역 | 완역 | 청춘은 아름다워(191-234), 황혼속의 군상(235-293), 폭풍(295-313) 수록 |
데미안 | 데미안, 車輪 밑에서 | 世界文學全集 9 | 헤르만 헷세 | 송영택 | 1980 | 平凡社 | 7-141 | 편역 | 완역 | ||
45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헷세 | 李今來(이금래) | 1980 | 五星出版社 | 확인불가-확인불가 | 확인불가 | 확인불가 | 소장도서관 훼손도서 제공 불가 | |
46 | 데미안 | 世界文學大全集 | 世界文學大全集 3 | 헤르만 헷세 | 확인불가 | 1980 | 文學堂 | 7-144 | 편역 | 완역 | |
47 | 데미안 | 鄕愁, 수레바퀴 밑, 데미안, 童話 | (愛藏版)世界文學大全集 11 | 헤세 | 宋永擇(송영택) | 1981 | 금성출판사 | 265-403 | 편역 | 완역 | 동화: 아우구스투스, 시인, 피리의 꿈, 다른 별에서 온 야릇한 소식, 괴로운 길, 꿈에서 꿈으로, 이리스 |
48 | 데미안 | 데미안 | 범우사르비아문고 34 | 헤르만 헷세 | 홍경호 | 1981 | 汎友社 | 7-251 | 완역 | 완역 | 초판 |
49 | 데미안 | 데미안, 황야의 이리 | 主友세계문학 2 | 헤르만 헤세 | 金忠男(김충남) | 1982 | 主友 | 29-164 | 편역 | 완역 | |
50 | 데미안 | 데미안, 크눌프, 게르트루우트 | 世界文學大全集 29 | 헤세 | 宋永擇(송영택) | 1982 | 博文書館 | 8-181 | 완역 | 완역 | |
51 | 데미안 | 데미안 | 世界名作精選 | 헤르만 헤세 | 홍경호 | 1982 | 弘人文化社 | 7-189 | 편역 | 완역 | 청춘은 아름다워(191-234), 황혼속의 군상(235-293), 폭풍(295-313) 수록 |
52 | 데미안 | 데미안, 知性과 사랑, 車輪 밑에서 | 世界文學大全集 16 | 헤르만 헷세 | 鄭永鎬(정영호) | 1982 | 三省堂 | 9-144 | 편역 | 완역 | |
53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宋永擇(송영택) | 1982 | 文公社 | 5-224 | 완역 | 완역 | ||
54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송영택 | 1982 | 마당 | 5-240 | 완역 | 완역 | ||
55 | 데미안 | 데미안, 날개없는 고통을 노래하라 | 이 한권의 책 3 | 헤르만 헤세 | 李完熙(이완희) | 1982 | 文學藝術社 | 11-226 | 편역 | 완역 | 날개없는 고통을 노래하라 (1900년의 일기 227-255) 수록 |
56 | 데미안 | 데미안 外 | 學園세계문학 19 | 헤르만 헤세 | 김충남, 이인웅 | 1982 | 학원사 | 13-148 | 편역 | 완역 | 황야의 이리(149-330)수록 |
57 | 데미안 | 세계장편문학 | 헤르만 헤세 | 확인불가 | 1982 | 國際出版社 | 29-46 | 편역 | 편역(축역) | ||
58 | 데미안 | 데미안 | 世界名作 | 헤르만 헷세 | 유영수 | 1983 | 大賢文化社 | 8-229 | 편역 | 완역 | 파리, 인형의집, 항해 (229-287) 수록 |
59 | 데미안 | 데미안 | 삼중당문고 100권의 책 11 | H. 헤세 | 지명렬 | 1983 | 삼중당 | 5-222 | 완역 | 완역 | |
60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李準圭(이준규) | 1983 | 大亞出版社 | 9-231 | 편역 | 완역 | 청춘은아름다워라(232-283) 수록 | |
61 | 데미안 | 데미안, 크늘프 | 헤르만 헤세 | 박양균 | 1983 | 內外新書 | 1-197 | 편역 | 완역 | ||
62 | 데미안 | 데미안 | 엘리트문고 9 | 헤르만 헤세 | 권응호 | 1983 | 신원문화사 | 15-237 | 완역 | 완역 | |
63 | 데미안 | 데미안, 黃野의 이리, 印度의 시 | 헤르만 헷세 全集 3 | 헤르만 헷세 | 金晸鎭(김정진) | 1983 | 新華社 | 15-135 | 편역 | 완역 | |
64 | 데미안 | 데미안, 황야의 이리 | 학원세계문학 19 | 헤르만 헤세 | 김충남 | 1984 | 學園社 | 13-148 | 편역 | 완역 | |
65 | 데미안 | 데미안 | (The)world literature | 헤르만 헤세 | 이영희 | 1984 | 문학창조사 | 9-193 | 편역 | 완역 | 시 만추 외 수록 |
66 | 데미안 | 말테의 수기, 데미안, 싯다르타 | 삼성판 세계문학전집 27 | 헤르만 헤세 | 宋永擇(송영택) | 1984 | 삼성출판사 | 197-350 | 편역 | 완역 | |
67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확인불가 | 1984 | 우성문화사 | 확인불가-확인불가 | 확인불가 | 확인불가 | 확인불가 | |
68 | 데미안 | 데미안 | 헤세 | 홍경호 | 1985 | 태화출판공사 | 확인불가-확인불가 | 확인불가 | 확인불가 | 확인불가 | |
69 | 데미안 | 데미안 | 語文閣世界文學文庫 122 | 헤르만 헤세 | 강두식 | 1986 | 語文閣 | 11-225 | 완역 | 완역 | |
70 | 데미안 | 데미안 | 乙支選書 35 | 헤르만 헤세 | 임동희 | 1986 | 乙支出版社 | 15-218 | 완역 | 완역 | |
71 | 데미안 | 데미안 | Bum Jo short stories 041 | 헤르만 헤세 | 朴煥德; 朴烈(박환덕; 박열) | 1986 | 범조사 | 15-218 | 완역 | 완역 | |
72 | 데미안 | 데미안, 지성과 사랑, 수레바퀴 밑에서 | 世界文學大全集 28 | 헤세 | 鄭永鎬(정영호) | 1986 | 三省堂 | 19-164 | 편역 | 완역 | |
73 | 데미안 | 데미안 | Grand Books 02 | H. 헤세 | 金良順(김양순) | 1986 | 일신서적공사 | 9-186 | 완역 | 완역 | |
74 | 데미안 | 데미안 | Hermann Hesse | 시사영어사편집국 | 1986 | 시사영어사 | 4-235 | 완역 | 중역 | 영한대역문고: Michael Roloff 및 Michael Lebeck의 영역본 | |
75 | 데미안 | 데미안 | 세계문학전집 9 | H.헤세 | 양혜숙 | 1986 | 良友堂 | 6-186 | 편역 | 완역 | 페터 카멘친트(187-353), 싯달타(355-479) 수록 |
76 | 데미안 | 데미안, 지와 사랑 | 범한판 세계문학 27 | 헤르만 헤세 | 朴錫一(박석일) | 1986 | 汎韓出版社 | 17-144 | 편역 | 완역 | |
77 | 데미안 | 데미안 | 世界文學選集 | 헤르만 헤세 | 한수동 | 1986 | 청목문화사 | 6-203 | 편역 | 완역 | 청춘은 아름다워라(205-256) 수록 |
78 | 데미안 | 데미안 | 헤세 | 이인웅 | 1986 | 범우사 | 확인불가-확인불가 | 확인불가 | 확인불가 | 확인불가 | |
79 | 데미안 | 데미안 | 젊은지성문고 4 | 헤르만 헤세 | 설규 | 1986 | 청년사 | 9-217 | 완역 | 완역 | |
80 | 데미안 | 데미안 | 글방문고 18 | 헤르만 헤세 | 우주형 | 1986 | 글방문고 | 5-210 | 완역 | 완역 | |
81 | 확인불가 | 헤르만 헤세전집 | 헤르만 헤세전집 3 | 확인불가 | 확인불가 | 1986 | 盛昌出版社 | 확인불가-확인불가 | 확인불가 | 확인불가 | 소장도서관 제공 불가 |
82 | 데미안 | 지와 사랑, 데미안. 성, 변신 | 동서세계문학전집 24 | 헤르만 헤세 | 송영택 | 1987 | 동서문화사 | 193-282 | 편역 | 완역 | |
83 | 데미안 | 크눌프, 삶으로의 세 이야기 | H.헤세 | 이계성 | 1987 | 남강 | 109-293 | 편역 | 완역 | ||
84 | 데미안 | 데미안 | 풍림명작신서시리즈 14 | 헤르만 헤세 | 李英朝(이영조) | 1987 | 豊林出版社 | 10-182 | 완역 | 완역 | |
85 | 데미안 | 크눌프,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엄순용 | 1987 | 民聲社 | 109-293 | 편역 | 완역 | ||
86 | 데미안 | 데미안 | 世界文學選集 | 헤르만 헤세 | 한수동 | 1987 | 靑木文化社 | 7-190 | 편역 | 완역 | 청춘은아름다워라 수록 (191-238) |
87 | 데미안 | 세계 문학의 이해와 감상, 중.고등학생을 위한 문학 교양서 | 세계문학의 이해와 감상 | 헤세 | 확인불가 | 1987 | 대일출판사 | 46-52 | 편역 | 편역(축역) | |
88 | 데미안 | 데미안 | 지소림문고 3 | 헤르만 헤세 | 이인웅 | 1987 | 지소림 | 15-232 | 완역 | 완역 | |
89 | 데미안 | 데미안, 싯다르타, 게르트루트, 청춘은 아름다워라 | (우리시대의)세계문학 19 | 헤세 | 송영택 | 1988 | 계몽사 | 3-117 | 편역 | 완역 | 싯다르타(119-205), 청춘은 아름다워라(207-239), 게르트루트(241-371)수록 |
90 | 데미안 | 데미안, 향수.말테의 수기 外 | Silver world literature 14 | 헤세 | 강두식 | 1988 | 中央文化社 | 11-166 | 편역 | 완역 | |
91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박상배 | 1988 | 열음사 | 7-234 | 편역 | 완역 | 짤막한 자서전(235-258) 수록 | |
92 | 데미안 | 데미안. 좁은문 | 동서세계문학전집 23 | 헤세 | 송영택 | 1988 | 동서문화사 | 193-282 | 편역 | 완역 | T001252와 같음 |
93 | 데미안 | 데미안 | 마로니에 북스 4 | 헤르만 헤세 | 김형길 | 1989 | 청림출판 | 7-222 | 완역 | 완역 | |
94 | 데미안 | 데미안 | 융성 다이제스트북 2 | H. 헤세 | 김원세 | 1989 | 융성출판 | 14-193 | 완역 | 완역 | |
95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김종기 | 1989 | 고려문학사 | 11-219 | 편역 | 완역 | 헤르만 헤세의 약혼(221-244), 루이제 린저의 붉은 고양이(245-256) 수록 | |
96 | 데미안 | 수레바퀴 밑에서 | 노벨文學賞 受賞全集, Nobel literature prize work 2 | 헤르만 헤세 | 확인불가 | 1989 | 平生敎育開發院 | 165-312 | 편역 | 완역 | |
97 | 젊은 싱클레어의 고백-데미안 | 젊은 싱클레어의 고백 | 女苑 세계문학 1 | 헤르만 헤세 | 확인불가 | 1990 | 女苑出版局 | 15-243 | 완역 | 편역 | |
98 | 데미안 | 데미안, 싯달타 外 | (High seller)世界文學大全集 8 | 헤르만 헤세 | 이영구; 윤종복; 송영택 | 1990 | 교육문화사 | 11-135 | 편역 | 완역 | 나르치스와 골드문트(136-378) 수록 (1988 초판, 1990 중판) |
99 | 데미안 | 데미안, 크눌프 | 세계명작100선 49 | 헤르만 헤세 | 윤현옥; 김양순 | 1990 | 一信書籍出版社 | 7-157 | 편역 | 완역 | 메르헨(241-341) 수록 |
100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헷세 | 이경숙(윤현옥; 김양순) | 1990 | 그대로 | 7-220 | 완역 | 완역 | ||
101 | 데미안 | 데미안, 크눌프, 로스할데 |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64 | 헤르만 헤세 | 홍경호 | 1990 | 범우사 | 11-152 | 편역 | 완역 | |
102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헷세 | 권미애 | 1990 | 평밭 | 13-195 | 완역 | 완역 | ||
103 | 데미안 | 데미안, 싯다르타 | 하나문고 12 | 헤르만 헤세 | 삼연편집실 | 1990 | 리브우먼 | 7-141 | 편역 | 완역 | |
104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헷세 시리즈 1 | 헤르만 헷세 | 1990 | 산호 | 7-196 | 완역 | 완역 | ||
105 | 데미안 | 데미안 | 동아리 글모음 7 | 헤르만 헤세 | 박지현 | 1990 | 덕우출판사 | 4-176 | 완역 | 완역 | |
106 | 데미안 | 데미안 | 다시 읽는 세계문학 1 | 헤르만 헤세 | [지성의 샘]편집부 | 1991 | 지성의 샘 | 13-166 | 완역 | 편역 | |
107 | 데미안 | 데미안 | 선영헤세전집 5 | 헤르만 헤세 | 김기태 | 1991 | 선영사 | 8-277 | 편역 | 완역 | 라디델(179-231), 메르헨(233-280), 수상(281-299)수록 (1989초판 1992 재판) |
108 | 데미안 | 데미안, 페터 카멘친트, 싯달타 | 혜원세계문학 9 | H. 헤세 | 이건숙 | 1991 | 혜원출판사 | 5-170 | 편역 | 완역 | |
109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정성호 번역센터 | 1991 | 오늘 | 10-224 | 완역 | 완역 | ||
110 | 데미안 | 데미안 | 엘리트문고 2 | 헤르만 헤세 | 권응호 | 1991 | 신원문화사 | 7-236 | 완역 | 완역 | |
111 | 데미안 | 데미안. 좁은문 | 학원세계문학전집, Ever green classic 23 | 헤세 | 송영택 | 1991 | 학원출판공사 | 193-282 | 편역 | 완역 | T001284와 같음 |
112 | 데미안 | 데미안 | Best seller worldbook 18 | 헤르만 헷세 | 정홍택 | 1991 | 소담출판사 | 6-214 | 완역 | 완역 | |
113 | 데미안 | 데미안 | 한마당문고 012 | 헤르만 헤세 | 송영택 | 1991 | 세명문화사 | 5-240 | 완역 | 완역 | 1989 초판 |
114 | 데미안 | 데미안 | 우리들의 꿈 6 | 헤르만 헤세 | 김유주 | 1992 | 우래 | 5-246 | 완역 | 완역 | |
115 | 데미안 | 데미안, 싯다르타 | 헤르만 헤세 | 이강빈 | 1992 | 홍신문화사 | 8-197 | 편역 | 완역 | ||
116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헷세 전집 1 | 헤르만 헷세 | 권미애 | 1992 | 아미 | 13-195 | 완역 | 완역 | 1988 초판 |
117 | 데미안 | 데미안, 지와 사랑 | 세계문학 22 | 헤르만 헤세 | 박석일 | 1992 | 韓國圖書出版中央會 | 237-400 | 완역 | 완역 | |
118 | 데미안 | (世界名作)데미안 | 헤르만 헤세 | 田惠麟(전혜린) | 1992 | 상지사 | 13-164 | 편역 | 완역 | 나비(165-170) 시든 이파리Welkes Blatt(171), 시인과 그의 시대 Der Dichter und seine Zeit(172) 수록 | |
119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박경범 | 1992 | 고려출판문화공사 | 11-214 | 편역 | 완역 | 정신없는 브로커의 사랑(214-219), 백작과 결혼식 손님(219-227), 1천 달러(228-235), 식단표의 봄(236-243), 마녀의 빵(244-248), 녹색의 문(249-258) 수록 | |
120 | 데미안 | 사랑의 3중주, 싯다르타, 데미안 | Ever books.삼성세계문학 25 | 헤르만 헤세 | 송영택 | 1992 | 삼성출판사 | 167-328 | 편역 | 완역 | |
121 | 데미안 | 데미안 | 세계명저 영한대역 1 | 헤르만 헤세 | 정환호 | 1992 | 조은문화사 | 5-339 | 완역 | 중역 | 영한대역본, 수정판 (1981 초판) |
122 | 데미안 | 데미안 | (소년소녀)세계문학, 그랑프리 35 | 헤르만 헤세 | 유창근 | 1992 | 용진 | 4-104 | 완역 | 편역 | |
123 | 데미안 | 데미안 | 터치스톤 북스 8 | 헤세 | 김충남 | 1992 | 學園社 | 13-186 | 편역 | 완역 | 초판, 황야의 이리(187-394) 수록 |
124 | 데미안 | 데미안 | 세계대표문학선 | 헤르만 헤세 | 김영호 | 1993 | 민중서원 | 2-190 | 편역 | 완역 | 청춘은 아름다워라(191-238), 헤세 시집(242-367) 수록 |
125 | 데미안 | 데미안 | 푸른세대 世界文學名作選 | 헤르만 헤세 | [대학출판사]편집부 | 1993 | 대학출판사 | 5-195 | 편역 | 완역 | 청춘은아름다워라(197-243) 수록 |
126 | 데미안 | 데미안, 수레바퀴밑에서 | 삼성기획신서 18 | 헤르만 헤세 | 박병덕 | 1993 | 삼성기획 | 13-193 | 편역 | 완역 | 초판 |
127 | 데미안 | 데미안,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 | 헤르만헤세전집 3 | 헤르만 헤세 | 이기식 | 1993 | 현대소설 | 9-179 | 편역 | 완역 | |
128 | 데미안 | 데미안, 크눌프 | 을지세계문학선 7 | 헤르만 헤세 | 임동희 | 1994 | 을지출판사 | 23-233 | 편역 | 완역 | 3판 (1986 1판, 1993 2판) |
129 | 데미안 | 데미안, 싯다르타, 게르트루트 | 우리 시대의 세계문학 39 | 헤세 | 송영택 | 1994 | 계몽사 | 9-142 | 편역 | 완역 | |
130 | 데미안 | 데미안 | 한권의 책 17 | 헤세 | 김충남 | 1994 | 학원사 | 13-184 | 완역 | 완역 | 초판 |
131 | 데미안 | 데미안 | 한아름문고 24 | 헤르만 헤세 | 정돈영 | 1994 | 교육문화연구회 | 7-215 | 완역 | 완역 | |
132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박주효 | 1994 | 작은평화 | 3-221 | 완역 | 편역 | ||
133 | 데미안 | 데미안 | 세계문학선 5 | 헤르만 헤세 | 강두식 | 1994 | 여명출판사 | 5-160 | 완역 | 완역 | 1판 1쇄, 지성과 사랑(161-334) 수록 |
134 | 데미안 | 데미안, 크눌프 | 세계명작베스트 100 11 | 헤르만 헤세 | 우상식 | 1994 | 두풍 | 5-199 | 편역 | 완역 | |
135 | 데미안 | 데미안 | 하서명작선 18 | 헤르만 헤세 | 박석일 | 1994 | 하서출판사 | 10-264 | 완역 | 완역 | |
136 | 데미안 | 데미안 | 은하수문고 75 | 헤르만 헤세 | 장은숙 | 1994 | 계림문고 | 4-211 | 완역 | 완역 | |
137 | 데미안 | 데미안, 수레바퀴 밑에서 | Highclass book 6 | 헤르만 헤세 | 박병덕 | 1995 | 육문사 | 13-193 | 편역 | 완역 | 초판 |
138 | 데미안 | 데미안 | 책동네문고 17 | 헤르만 헤세 | 정돈영 | 1995 | 책동네 | 4-243 | 완역 | 완역 | |
139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1995 | 지경사 | - | 어린이도서관 | ||||
140 | 데미안 | 데미안 | Green books 11 | 헤르만 헤세 | 김성호 | 1995 | 靑木社 | 6-215 | 완역 | 완역 | 1판 3쇄 |
141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송영택 | 1996 | 계몽사, 종로학원 | 7-207 | 완역 | 완역 | ||
142 | 데미안 | 데미안 | 서문문고 154 | 헤르만 헤세 | 이인웅 | 1996 | 서문당 | 13-252 | 완역 | 완역 | 개정판 (1974 초판) |
143 | 데미안 | 데미안 | 헤세 선집 1 | 헤르만 헤세 | 전영애 | 1997 | 민음사 | 7-222 | 완역 | 완역 | 1판 1쇄 |
144 | 데미안 | 데미안 | 라이브 논술문학 35 | 헤르만 헤세 | 유창근 | 1997 | 용진 | 4-104 | 완역 | 편역 | |
145 | 데미안 | 데미안 | H. 헤세 | 이건숙 | 1997 | 혜원출판사 | 3-186 | 완역 | 완역 | 2005 12쇄 (1994 초판) | |
146 | 데미안 | 데미안 | Highteen readers 8 | 헤르만 헤세 | 박병덕 | 1998 | 육문사 | 15-193 | 완역 | 완역 | |
147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확인불가 | 1998 | 한교 | 10-164 | 완역? | 편역? | 만화로 개작 | |
148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임상호 | 1998 | 대일출판사 | 5-249 | 완역 | 완역 | ||
149 | 데미안 | 데미안 | 인류를감동시킨세계명작 36 | 헤르만 헤세 | 박선자 | 1998 | 삼성당 | 6-128 | 완역 | 편역 | |
150 | 데미안 | 데미안 | 열린문고 4 | 헤르만 헤세 | 김양순 | 1998 | 일신서적출판사 | 7-157 | 완역 | 완역 | |
151 | 데미안 | 데미안, 크눌프, 로스할데 |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29-2 | 헤르만 헤세 | 홍경호 | 1998 | 범우사 | 11-151 | 편역 | 완역 | |
152 | 데미안 | (세계문학의 요약과 감상)데미안... | 21C power elite practical writing, 21세기 파워 엘리트 실전 논리.논술 2 | 헤르만 헤세 | 확인불가 | 1999 | 범한 | 72-81 | 편역 | 편역(축역) | |
153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구기성 | 1999 | 문예출판사 | 6-286 | 완역 | 완역 | ||
154 | 데미안 | 데미안 | 세계문학전집 44 | 헤르만 헤세 | 전영애 | 2000 | 민음사 | 5-222 | 완역 | 완역 | |
155 | 데미안 | 데미안 | 논술 세계 명작 31 | 헤르만 헤세 | 우리기획 | 2000 | 계림출판사 | 4-207 | 완역 | 편역 | |
156 | 데미안 | 데미안 | 사랑을 주제로 한 세계명작 시리즈 5 | 헤르만 헤세 | 한지혜 | 2000 | 푸른나무 | 7-246 | 완역 | 완역 | |
157 | 데미안 | 데미안 | 현대 논술 문학, Hundai discourse literature 32 | 헤르만 헤세 | 강두식 | 2001 | 대산출판사 | 5-160 | 편역 | 완역 | |
158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강명희 | 2001 | 지경사 | 4-204 | 완역 | 편역 | ||
159 | 데미안 | 데미안 | STEADY BOOKS 5 | 헤르만 헤세 | 김성호 | 2001 | 청목사 | 5-233 | 완역 | 완역 | |
160 | 데미안 | 데미안 | 사고·논술 텍스트 100선 5 | 헤르만 헤세 | 송영택 | 2001 | 한국뉴턴 | 7-207 | 완역 | 완역 | |
161 | 데미안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데미안 | 우리시대 실전논술 30 | 헤르만 헤세 | 확인불가 | 2001 | 학원출판공사 | 185-285 | 편역 | 축역? | |
162 | 데미안 | 데미안, 수레바퀴 밑에서 | 헤르만 헤세 | 박병덕 | 2002 | 육문사 | 15-193 | 편역 | 완역 | ||
163 | 데미안 | 데미안 | 세상의 모든책들 | 헤르만 헤세 | 박지현 | 2003 | 도로시 | 5-219 | 완역 | 완역 | |
164 | 데미안 | 데미안 | 영원한 세계 명작 46 | 헤르만 헤세 | 가나명작기획팀 엮음(가나명작기획팀) | 2003 | 가나출판사 | 9-222 | 완역 | 편역 | |
165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서영심 | 2004 | 민중출판사 | 11-314 | 완역 | 완역 | ||
166 | 데미안 | 데미안 | (논리 논술 대비)세계 명작 11 | 헤르만 헤세 | 확인불가 | 2004 | 효리원 | 6-188 | 완역 | 완역 | |
167 | 데미안 | 데미안 | 사르비아 총서 638 | 헤르만 헤세 | 홍경호 | 2004 | 범우사 | 9-245 | 완역 | 완역 | |
168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구기성 | 2004 | 문예출판사 | 7-229 | 완역 | 완역 | ||
169 | 데미안 | 데미안 | 논리논술과 함께 하는 세계문학, World literature for junior, 주니어 논술문학 30 | 헤르만 헤세 | 확인불가 | 2005 | 삼성비엔씨 | 9-180 | 완역 | 완역 | |
170 | 데미안 | 데미안 | Selection for reading & thinking & writing, 실전 독서 논술 작품선 26 | 헤르만 헤세 | 송영택 | 2005 | 종로학원, 계몽사" | 11-227 | 완역 | 완역 | |
171 | 데미안 | 데미안 외 | 논술 대비 주니어 문학 1 | 헤르만 헤세 | 송영택 | 2005 | 삼성출판사 | 12-257 | 편역 | 완역 | |
172 | 데미안 | 데미안 | 그랑프리 세계 대표 문학, (초등학교·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는)논리논술 세계 대표 문학 6 | 헤르만 헤세 | 엮은이 권영자 | 2006 | 삼성비엔씨 | 4-112 | 완역 | 편역 | |
173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확인불가 | 2006 | 예손미디어 | 10-99 | 완역? | 개작 | ||
174 | 데미안 | 데미안 |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는)논술대비 세계문학 64 | 헤르만 헤세 | 송희영 | 2006 | 한국헤밍웨이 | 7-206 | 완역 | 완역 | |
175 | 데미안 | 데미안 | 삼성 세계 명작 34 | 헤르만 헤세 | 2007 | 삼성출판사 | - | ||||
176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확인불가 | 2007 | 일신서적출판사 | 5-222 | 완역 | 완역 | ||
177 | 데미안 | 데미안 | 월드 노블 시리즈 | 헤르만 헤세 | 이지영 | 2007 | 보성출판사 | 9-295 | 완역 | 완역 | |
178 | 데미안 | 데미안 | 우리말처럼 읽히는 리베르 세계문학 | 헤르만 헤세 | 정소진 | 2007 | 리베르 | 20-239 | 완역 | 완역 | |
179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확인불가 | 2008 | 대교 | 13-158 | 완역 | 완역 | ||
180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김영희 | 2011 | 훈민출판사 | 12-196 | 완역 | 완역 | ||
181 | 데미안 | 데미안, 지와 사랑, 싯다르타 | 헤르만 헤세 | 송영택 | 2011 | 동서문화사 | 11-147 | 편역 | 완역 | ||
182 | 데미안 | 수레바퀴 아래서, 데미안 | 헤르만 헤세 작품선 1 | 헤르만 헤세 | 이인웅 | 2011 | 이유 | 292-539 | 편역 | 완역 | |
183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확인불가 | 2011 | 상서각 출판사 | 6-261 | 완역 | 완역 | ||
184 | 데미안 | 데미안 | 반석영한대역 시리즈 13 | 헤르만 헤세 | 조혜정 | 2011 | 반석출판사 | 8-209 | 완역 | 중역 | |
185 | 데미안 | 데미안 | (논리논술대비)세계 명작 11 | 헤르만 헤세 | 2011 | 효리원 | - | ||||
186 | 데미안 | 데미안 | Never ending worldbook | 헤르만 헤세 | 김시오 | 2011 | 브라운힐 | 7-314 | 완역 | 완역 | |
187 | 데미안 | 데미안 | 문학의 탐정. 세계 문학 39 | 헤르만 헤세 | 이상교 | 2012 | 삼성출판사 | 7-198 | 완역 | 완역 | |
188 | 데미안 | 데미안 | Classic together 9 | 헤르만 헤세 | 김요한 | 2013 | 아름다운날 | 7-220 | 완역 | 완역 | |
189 | 데미안 | 데미안 | Latte classic | 헤르만 헤세 | 이기숙 | 2013 | 펭귄카페 | 5-215 | 완역 | 완역 | |
190 | 데미안 | 데미안 |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미니북 10 | 헤르만 헤세 | 이순학 | 2013 | 더클래식, 미르북컴퍼니 | 6-210 | 완역 | 완역 | |
191 | 데미안 | 데미안 |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35 | 헤르만 헤세 | 전은경 | 2013 | 푸른숲 | 9-248 | 완역 | 완역 | |
192 | 데미안 | 데미안 | 을유세계문학전집 65 | 헤르만 헤세 | 이영임 | 2013 | 을유문화사 | 7-193 | 완역 | 완역 | |
193 | 데미안 | 데미안 | 사계절 1318 문고 84 | 헤르만 헤세 | 박종대 | 2013 | 사계절출판사 | 7-245 | 완역 | 완역 | |
데미안 | 데미안 | 세계문학전집 101 | 헤르만 헤세 | 안인희 | 2013 | 문학동네 | 7-199 | 완역 | 완역 | ||
195 | 데미안 |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 헤르만 헤세 | 강미경 | 2013 | 느낌이있는책 | 5-230 | 편역 | 완역 | ||
196 | 데미안 | 데미안 | 문학마을 세계문학 컬렉션 13 | 헤르만 헤세 | 김동주 | 2013 | 문학마을 | 5-210 | 완역 | 완역 | |
197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이선이 | 2013 | 글누림출판사 | 9-286 | 완역 | 완역 | ||
198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전혜린 | 2013 | 북하우스 퍼블리셔스 | 7-223 | 완역 | 완역 | ||
199 | 데미안 |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 헤르만 헤세 | 이상희; 김경민 | 2013 | 신라출판사 | 10-225 | 편역 | 완역 | ||
200 | 데미안 | 데미안 | 부클래식 32 | 헤르만 헤세 | 전대호 | 2013 | 부북스 | 7-225 | 완역 | 완역 | |
201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김재혁 | 2013 | 고려대학교출판부 | 7-231 | 완역 | 완역 | ||
202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이상희 | 2013 | 책만드는집 | 7-227 | 완역 | 완역 | ||
203 | 데미안 | 데미안 | 클래식 보물창고 15 | 헤르만 헤세 | 이옥용 | 2013 | 푸른책들 | 7-259 | 완역 | 완역 | |
204 | 데미안 | 데미안 | SAT 스토리북 3 | 헤르만 헤세 | FL4U컨텐츠 | 2013 | 반석출판사 | 6-190 | 완역 | 완역 | |
205 | 데미안 | 데미안 | 작은책방 5 | 헤르만 헤세 | 박상배 | 2013 | 가교출판 | 8-248 | 편역 | 완역 | |
206 | 데미안 | 데미안 | 온스토리 세계문학 1 | 헤르만 헤세 | 두행숙 | 2013 | 온스토리 | 6-232 | 완역 | 완역 | |
207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선집 1 | 헤르만 헤세 | 홍성광 | 2013 | 현대문학 | 7-235 | 완역 | 완역 | |
208 | 데미안 | 데미안 | 삼성 주니어 필독선, 세계 문학 4 | 헤르만 헤세 | 2013 | 삼성출판사 | - | ||||
209 | 데미안 | (중학생이 보는) 데미안 | 중학생 독후감 세계문학 139 | 헤르만 헤세 | 권응호 | 2013 | 신원문화사 | 10-255 | 완역 | 완역 | |
210 | 데미안 | 데미안 | 꿈결 클래식 1 | 헤르만 헤세 | 박민수 | 2014 | 꿈결 | 7-265 | 완역 | 완역 | |
211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김시오 | 2014 | 브라운 힐 | 9-240 | 완역 | 완역 | ||
212 | 데미안 | 데미안 | 삼성 초등 세계 문학 30 | 헤르만 헤세 | 이상교 | 2014 | 삼성출판사 | 7-198 | 완역 | 완역 | |
213 | 데미안 | 데미안 | ARTIST X CLASSIC | 헤르만 헤세 | 이건숙 | 2014 | 1984 | 7-216 | 완역 | 완역 | |
214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북트랜스 | 2014 | 더난콘텐츠그룹, 북로드" | 7-224 | 완역 | 완역 | ||
215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김인순 | 2014 | 열린책들 | 7-226 | 완역 | 완역 | ||
216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한미희 | 2015 | 인디북 | 7-247 | 완역 | 완역 | ||
217 | 데미안 | 데미안 | 내인생을위한 세계문학 11 | 헤르만 헤세 | 김세나 | 2015 | midnight bookstore(심야책방) | 7-253 | 완역 | 완역 | |
218 | 데미안 | 데미안 | Ever books 6 | 헤르만 헤세 | 장민희 | 2015 | 삼성출판사 | 5-296 | 완역 | 완역 | |
219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일러스트 에디션 1 | 헤르만 헤세 | 이순학 | 2015 | 더클래식, 미르북컴퍼니 | 6-255 | 완역 | 완역 | |
220 | 데미안 | 데미안 | 코너스톤 세계문학 컬렉션 4 | 헤르만 헤세 | 이미영 | 2016 | 코너스톤 | 7-206 | 완역 | 완역 | |
221 | 데미안 | 데미안 | 1일1독 1 | 헤르만 헤세 | 더페이지 | 2016 | Lancom(랭컴), 북스데이 | 10-188 | 완역 | 완역 | |
222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김시오 | 2016 | 한비미디어 | 7-314 | 완역 | 완역 | ||
223 | 데미안 | 데미안, 지와 사랑, 싯다르타 | 세계문학전집 36 | 헤르만 헤세 | 송영택 | 2016 | 동서문화사 | 11-147 | 편역 | 완역 | |
224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이순학 | 2016 | 미르북컴퍼니, 더스토리 | 6-255 | 완역 | 완역 | ||
225 | 데미안 | 데미안 | 이음문고 1 | 헤르만 헤세 | 박지희 | 2017 | 이음문고, 디자인이음 | 5-309 | 완역 | 완역 | |
226 | 데미안 | 데미안 | 아로파 세계문학 6 | 헤르만 헤세 | 최성욱 | 2017 | 아로파 | 7-191 | 완역 | 완역 | |
227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이상희 | 2017 | 책만드는집 | 7-227 | 완역 | 완역 | ||
228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한민 | 2017 | 청년정신 | 7-274 | 완역 | 완역 | ||
229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확인불가 | 2017 | 쿵, 자화상, 프로젝트A | 7-323 | 완역 | 완역 | ||
230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확인불가 | 2017 | 책고래 | 1-35 | 완역? | 개작 | ||
231 | 데미안 | 데미안 | Bestseller world's classics 2 | 헤르만 헤세 | 박준석 | 2017 | 문학마을 | 6-317 | 완역 | 완역 | |
232 | 데미안 | 데미안 | 클래식 오디세이 5 | 헤르만 헤세 | 뉴트랜스레이션 | 2017 | 다상출판 | 11-249 | 완역 | 편역 | |
233 | 데미안 | 데미안 | 더디 세계문학 2 | 헤르만 헤세 | 박여명 | 2018 | 더디 | 7-252 | 완역 | 완역 | |
234 | 데미안 | (큰글씨)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이순학 | 2018 | 미르북컴퍼니, 더클래식 | 6-255 | 완역 | 완역 |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배수아 | 2018 | 그책 | 7-220 | 완역 | 완역 | |||
236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서유리 | 2018 | 위즈덤하우스 | - | ||||
237 | 데미안 | 데미안 | 에디터스 컬렉션 | 헤르만 헤세 | 구기성 | 2018 | 문예출판사 | 5-271 | 완역 | 완역 | |
238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하소연 | 2018 | 자화상 | 7-267 | 완역 | 완역 | ||
239 | 데미안 | 데미안 | 범우문고, 소설 306 | 헤르만 헤세 | 홍경호 | 2018 | 범우사 | 11-249 | 완역 | 완역 | |
240 | 데미안 | 데미안 | 별글 클래식 1 | 헤르만 헤세 | 김세나 | 2018 | 별글 | 7-243 | 완역 | 완역 | |
241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강두식 | 2018 | 누멘 | 23-209 | 완역 | 완역 | ||
242 | 데미안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이순학 | 2019 | 더모던 | 7-205 | 완역 | 완역 | ||
243 | 데미안 | (한 권으로 독파하는) 헤르만 헤세 대표 걸작선 | 헤르만 헤세 | 박별 | 2019 | 예림북, 나래북 | 384-604 | 편역 | 완역 | ||
244 | 데미안 | 데미안 | 스타 에센스 클래식 | 헤르만 헤세 | 서상원 | 2019 | 스타북스 | 6-283 | 완역 | 완역 | |
245 | 데미안 | 데미안 | Bookpod 베스트 고전 | 헤르만 헤세 | 함문식 | 2019 | Bookpod(북팟) | 8-216 | 완역 | 완역 | |
246 | 데미안 | 데미안 | 포켓북시리즈 | 헤르만 헤세 | 김민준 | 2019 | 자화상 | 7-382 | 완역 | 완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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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번역 현황 및 개관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 <데미안>은 “에밀 싱클레어의 청년시절에 관한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헤세가 첫 출판 당시 싱클레어라는 가명을 썼기 때문에 이 글은 어느 무명작가의 자전적인 작품으로 알려졌다. 차후에 헤세가 원작자임이 밝혀졌다. <데미안>이 발표된 1919년은 1차 세계 대전이 끝나던 해로서, 이 책은 당대 독일의 정치 사회적 대위기 상황 속에서 삶의 방향과 의미를 찾던 청년들에게 컬트 북이자 운명의 책으로서 적극 수용되었다.[1]
<데미안>은 주인공의 성장기를 통해 한 인간의 개인화 과정, 특히 위기에 찬 자아정체성의 형성이라는 청(소)년기의 성장통을 섬세하게 그려내었다는 점에서 특정 시대를 뛰어넘는 보편성으로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작품의 지속적인 인지도는 지난 70여 년에 걸친 한국어 번역의 오랜 역사에서도 읽어낼 수 있다. 지금까지 집계된 한국어 번역본의 출판 권수만 해도 213권에 달하며, 아직 통계에 잡히지 않은 번역본까지 고려한다면 약 250권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1950년대 초창기부터 2020년 최근까지 한국어 번역본의 출판은 단 한 번의 휴지기를 빼고 점진적인 상승선을 보여준다. 이를 1950년대부터 10년을 한 단위로 잡아 단계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초창기 번역 현황: 한국에서 출판된 <데미안> 초역본은 한국의 안데르센으로 알려진 아동문학가 김요섭(1927-1997)이 1955년 헬만 헷세의 <젊은 날의 고뇌>라는 제목으로 영웅출판사에서 출간한 것이다. 그러나 이 번역본은 출판 당시 세간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다. 그 후 1964년 여류 독문학자 전혜린(1934-1965)이 신구문화사에서 나온 “노벨문학상전집”에 <데미안> 번역을 발표했지만, 전집에 속한 까닭에 이 역시 독자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른 번역과 출간에도 불구하고 독자층에 알려지지 않았던 이 작품은 1965년 전혜린의 갑작스런 죽음과 더불어 재발견된다. 전혜린의 1966년도 유고 수필집에 언급된 <데미안>은 “독일의 전몰 학도들의 배낭에서 꼭 발견되는 책”으로 소개되었고, 이를 통해 당대 독자층의 강렬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1966년 당시 막 창업한 문예출판사가 첫 번역가인 김요섭에게 원고를 사들였고 첫 작품으로 <데미안>을 출간하기에 이른다. 당시 <데미안>은 1년 만에 5만 부나 판매되는 진기록을 세우며 엄청난 파급효과를 일으켰다고 전해진다.[2]
2) 1960년대: 김요섭, 전혜린, 이영구, 김정진의 번역과 재판본을 포함하여 총 6편의 번역본이 출간되었다.
3) 1970년대: 총 28편의 재판 및 새로운 번역본들이 선을 보였다. 이때 송영택, 강두식, 구기성, 이기숙, 홍경호, 지명렬, 박종서, 이인웅 등 독일문학의 번역 1세대들이 모두 <데미안> 번역에 참여했음을 볼 수 있다.
4) 1980년대: 기존 번역본들의 재판과 더불어 김충남, 정영호, 김양순, 양혜숙 등 새로운 역자들의 새 번역본이 대거 등장하면서 총 36편의 번역본이 출간되었다. 여기서 이 작품에 대한 세간의 증폭된 관심과 독서열을 읽어낼 수 있다. 한편으로는 경제적 호황과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권위적인 정치로 각인된 시대 분위기 속에서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사실주의 문학이 붐을 일으키긴 했으나 이와 동시에 실존적이고 자기 성찰적인 시문학 역시 또 하나의 주류를 이루었다. 특히 자아정체성과 개체화를 추구하던 한국 청년층에게서 <데미안>은 길을 제시하는 지표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5) 1990년대: 이런 추세에 힘입어 <데미안> 번역과 출판은 드디어 역사적으로 첫 붐에 도달한다. 정치적 민주화와 문화 융성기로 각인된 90년대 전반기의 분위기는 이 작품의 번역출판을 가속화했다. 90년에 9편, 91년 7편, 92년 10편, 94년 8편으로 요약되는 전반기의 강세와 1997년 IMF 사태라는 사상 초유의 경제적 타격을 받은 후반기의 상대적인 약세 흐름에도 불구하고 총 54편의 한국어 번역본이 출간되었다. 그러나 이 시기엔 기존 번역본들의 재판과 “편집실”, “편집부”, “번역센터”, “대학출판사”로 역자 이름을 붙인 번역서들이 대거 등장하여, 이윤을 노리는 출판사의 상업적 추동력으로 번역이 무분별하게 이루어졌음도 엿볼 수 있다. 그런 한편 번역가 세대의 전반적인 교체도 관찰된다. 이 시기에 이기식, 전영애, 이영임 등 제3세대 독문학자들이 새로운 <데미안> 번역에 뛰어들었다.
6) 2000년도: 밀레니엄 시대에 <데미안> 번역은 한 차례 숨을 고르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1990년대 후반기 IMF의 충격과 피폐해진 경제 상황에 영향을 받아 약화된 독서문화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시기엔 총 25편의 번역본이 출간된다. 특히 기존 번역본의 재판이 주를 이루었고, “엮음”, “편역”, “기획팀” 혹은 역자의 이름을 아예 명시하지 않고 출판사 이름만 내건 익명의 번역물이 과반수를 차지하였다. 한 해에 고작 두세 편의 번역출판에 그치던 이 걸음마 현상은 2008년 1편이 나온 이후 2009년과 2010년까지 단 한 편의 번역본도 나오지 않는 정체기를 겪는다.
7) 2011년에 6편의 번역본이 출간되지만 2012년엔 단 한 편의 번역본도 출간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시기의 저조한 현상은 폭풍우 전의 정적이었음이 드러난다. 2012년은 헤세 문학에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는 시기로서, 1962년에 사망한 작가 헤세의 저작권이 70년 만에 만료되는 해였고, 따라서 만료저작권에 속하는 <데미안>의 번역작업이 사방에서 조용히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 결과물은 2013년도의 폭발적인 출판 현상으로 참모습을 드러낸다. 2013년도 한 해에만 21편의 번역본이 출간되었는데, 김요한, 안인희, 강미경, 김재혁, 이상희, 두행숙, 홍성광 등 현역에 있는 독문학자 세대가 발표한 새로운 번역본들이 대세를 형성한다. 만료저작권을 계기로 일어난 <데미안> 번역의 새로운 붐은 추세를 이어가 2019년도까지 계속됨을 볼 수 있다. 그런 가운데 엿보이는 특이 사항을 지적하자면, 2017년도 출판된 총 9편의 번역본 중 역자 이름이 없는 번역본만 5편에 해당하여 저작권 만료 이후에 횡행했던 출판 현황을 보여준다는 사실, 또한 2018년에는 독문학자가 아닌 현역 작가 배수아의 번역본이 출간되어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는 사실이다. 요약하자면, 2010년도 이후 한국 사회의 경제적 회복과 헤세 문학의 저작권 만료를 계기로 2012년도부터 2019년도까지 8년 동안 총 65편의 번역본이 출간되었다. 이로써 2011년도 이후 독서계에서는 아니라 할지라도 적어도 출판계에서는 제2의 <데미안> 붐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관찰할 수 있다. 2020년도에도 여러 권의 번역본이 새로 출간되었으나 아직까지 집계되지 않아 이번 연구에는 반영하지 못했음을 밝힌다.
2. 개별 번역 비평
앞서 살펴보았듯이, 재판을 제외하고도 100여 편에 달하는 <데미안>의 한국어 번역본 중에서 어떤 번역을 선별하여 번역 비평의 대상으로 삼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수월하지 않은 과제다. 초창기 번역과 최근 번역을 그 질적 차원에서 비교 분석하기엔 너무도 큰 역사적, 문화사적 편차가 있으므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1990년 이후의 번역본은 대개 오역도 최소화되고 번역어와 뉘앙스도 비슷하여 서로 간에 별다른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수십 년간 산적된 번역본들 앞에서 선별 및 비평의 기준을 찾기가 어렵게 되었다. 따라서 시간적으로 오래되고 양적으로 비대한 <데미안> 번역사에서 몇 가지 역사적 비중을 갖는 번역본을 선별하여 그 개별적 특성을 각자의 형성맥락 속에서 살펴보는 것이 가장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선별 가능한 번역본을 추려보면 초역에 속하는 김요섭의 번역본, 독일 유학파의 최초 원문번역에 속하는 전혜린의 번역본, 1970년대부터 2016년도까지 여러 출판사에서 재판을 거듭하며 발간되어 출판 부수에 있어서나 수용사적으로 영향력이 막강하다고 할 수 있는 송영택의 번역본, 최근의 현대적 번역 경향을 대표하는 것으로 안인희의 번역본, 그리고 독문학 비전공자인 작가 배수아의 번역본을 들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우선 이 번역본들을 소개할 것이며 나머지 번역본에 대한 보완적 소개는 차후에 진행하기로 한다. 개별 번역본 소개는 번역사적 특징 및 문체적 특징, 역서의 파라텍스트들에서 드러나는 역자 및 출판사의 번역출판 의도 등을 중심으로 다룬다.
2.1 선별된 번역본 소개
이 번역본은 문예출판사가 1966년 창업 후 단행본으로 처음 출판한 한국어 번역본의 재판이다. 작가명은 당대 표기법에 따라 “헬만 헷세”로 표시되었다. 서문에는 “청춘의 바이블”이라는 제목으로 평론가 임중빈의 소개 글과 “데미안의 경우”라는 제목으로 전혜린이 1965년 1월 <문학춘추>에 실었던 문학평을 함께 수록하여 독자를 위한 작품 소개 및 추천의 의미를 살렸다. 특히 전혜린의 문학평 중 “데미안은 우리 자신의 분신이다”라는 문장은 독자와 작품의 동일화 가능성을 극대화하여 당대 독자들을 열광시킨 도화선이 되었다고 하겠다. 이 번역본의 편집디자인은 당시 유행했던 세로쓰기를 사용하지만 보통 세로쓰기를 할 경우 두 쪽 분량을 위아래로 나누어 한쪽에 배치하던 기존의 레이아웃과 달리 한 쪽에 한쪽 분량만을 수록하였다. 이로써 전체 분량이 244쪽으로 늘어나는데, 여기서 이 작품의 독자성을 강조하기 위한 출판사의 차별화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역자 김요섭은 부록으로 12쪽에 달하는 헤세의 메르헨 <시인>을 번역하여 추가로 실었고, 이어 메르헨에 대한 짧은 소개 글 및 후기를 달았다. 이 후기는 1966년도 번역본의 역자 후기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여기서 역자는 “지난번 조국의 동란이 멀어갈 무렵, 나는 정신에 거친 균열을 지닌 채 기쁨과 위로를 느끼며 1954년의 긴 겨울부터 55년까지 「데미안」을 우리 말로 옮겼다”라고 회고하면서 자신의 번역 의도를 밝히고 있다. 즉 세계 대전 후에 이 작품을 발표했던 작가 헤세와 마찬가지로 한국동란이 남기고 간 참담한 폐허더미 속에서 역자 또한 인간 정신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이 번역을 시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1967년 번역본에 수록된 서문의 작품소개 글과 역자 후기들에서 보듯 작품 자체의 번역뿐 아니라 번역이 이루어진 형성사적 맥락과 에피소드들 역시 번역사의 중요한 일부분이라 하겠다.
그러나 본문 번역에 있어 김요섭은 어떤 저본을 사용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일본어 저본에 의한 중역으로 추측되는 이 초기 번역본은 따라서 오늘날 독자의 귀에는 고답적으로 들리는 60년대의 어법과 문체를 따르고 있다. 특히 한자문화권에서 사용되는 개념들을 (아마도 일본어에서) 그대로 옮김으로써 원문의 고유한 문체적 특징에 속하는 동사적 문체를 잘 살려내지 못했다. 나아가 오늘날 번역에선 거의 다 수정된 수많은 오역과 한국어 비문들이 눈에 띈다. 이 역시 초역본의 운명에 속한다고 하겠으나, 김요섭 번역본의 위상은 다름 아니라 그것이 한국어 최초의 번역이라는 바로 그 점에 있기도 하다.
전혜린의 번역은 다양한 언어권의 노벨문학상 작품들을 소개하려는 신구문화사의 “노벨문학상 전집”(1966)에 첫 작품으로 실렸다. 따라서 작가와 작품에 관한 최대한의 정보를 주려는 역자/출판사의 노력은 곁텍스트(파라텍스트)의 촘촘한 구성에서 드러난다. 세로쓰기를 사용하고 한 면에 두 쪽을 상하로 실은 이 번역본은 먼저 “소설”이라고 장르를 밝히고, 제목과 부제를 함께 달았으며, 그 아래에 원제를 붙였다. 이어 역자 이름과 서문의 표어, 서문이 모두 첫 쪽에 등장한다. 이 번역에 이어 헤세의 시 두 편과 작가 헤세에 관한 소개 글 <작가의 세계>를 실었다. 여기서 전혜린은 <데미안>에 관해 작가가 직접 받았던 정신분석학 치료의 영향을 전하면서 이 작품의 성장소설적 측면을 강조한다.
김요섭처럼 전혜린 역시 저본을 밝히지는 않았다. 김요섭의 초역이 일본어 번역본을 저본으로 삼은 중역일 가능성이 크다면, 전혜린은 당대 드물었던 독일 유학파로서 독일어 원전을 직접 한국어로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그건 자주 독일어의 문법과 문장론이 고스란히 드러나 보이는 전혜린의 번역문체에서 추측할 수 있다. 가령 “그리고 그것은 매우 좋았다.”(12) “왜냐하면 누나들에게, 그 사람들은 양친과 선과 율법에 대해 무례한 짓을 한 것이다.(13) “아, 돌아왔구나! ... 평화로움에로의 훌륭한 축복 받을 돌아옴(歸還)!”(16) “우리 집의 질서 있게 된 평화의 중간에서”.(25) “그것에 대해서 실낙원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가끔 격렬한 노스탤지어가 엄습했다.”(31) 이런 자들은 그 상태에 대해 꾸지람 되느니보다는 호소를 말아 줘야 된다는 것이며, 이들의 내부에는 지금 악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었다.”(31) 이런 번역문장들은 독일어 원문의 어순을 그대로 지켜 한국어로 옮겨져 있다. 이렇게 보자면 전혜린의 번역에는 최초의 독일어 원본 번역이라는 위상이 주어질 수 있다. 비록 전혜린이 “갈구리 같은 반항으로 충만한 약하고 예리한 감정이었다.”(20) “연옥불”(20), “불나방처럼 지난 일의 주위를 떠돌았다”(21), “부자 과부의 아들”(25)과 같은 한국어 표현들로 60년대의 한국어 사용법 및 한국의 문화적 특성들을 드러내고 있다 할지라도, 그의 번역은 문법, 문장론, 어법 등에 있어 독일어 원문에 충실한 번역이라고 할 수 있다.
송영택의 번역은 1972년에 시작해서 70년대에만 6번, 80년대에 5번, 90년대에 4번, 2000년대 이후 2016년도까지 3번, 총 18번이나 출간된 수명이 가장 긴 번역본에 해당한다. 여기서 소개하는 번역은 1980년도 한영출판사에서 헤세의 세 작품을 수록한 “헤르만 헤세 전집 1”에 수록되어 있다. 이 번역본 역시 세로쓰기를 사용하며, 한 면에 두 쪽씩 모아서 상하 배치하였다. 이로써 <데미안>은 약 180쪽에 달하여 오늘날 단행본의 분량과 유사하다. 이 전집엔 수록된 헤세의 세 작품에 이어 매우 간략한 작품해설이 뒤따른다. 여기서 독문학 전공자인 역자는 헤세의 작품을 전기작과 후기작으로 구분하고, <데미안>이 발표 시기나 내용에 있어 이 두 작업단계의 경계에 위치하는 “교량적” 작품이자 문제작이라고 설명한다. 덧붙여 이 작품의 형성사에 영향을 끼친 정신분석학을 언급한다. 번역 자체와 관련하여 송영택 역시 저본에 관한 정보를 주지 않고 있다. 송영택의 번역본은 전체적으로 의역이 강하며, 그래서 번역이라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는 높은 가독성과 독자 친화성을 특징으로 한다. 한국어의 감칠맛 나는 표현을 창조적으로 사용한 부분은 시인이자 이야기꾼으로서 역자의 면모가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것이 그의 번역본이 오랜 생명을 이어온 비결인지도 모른다.
가령, 서문의 첫 문장을 장식하는 “Um meine Geschichte zu erzählen, muß ich weit vorn anfangen.[3]”(7)을 “나의 이야기를 하려면 먼 이전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11)라고 옮기는데, 이때 “muss”에 내포된 불가피성을 의무사항이 아니라 수사학적인 설득력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또는 1장의 첫 문장인 “Ich beginne meine Geschichte mit einem Erlebnisse der Zeit, wo ich zehn Jahre alt war und in die Lateinschule unseres Städtchens ging.”(9)은 “아늑한 고향에서 라틴어 학교에 다니던 시절의 한 체험으로부터 나의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그때 내 나이 열 살이었다.”(12)로 옮기고 있다. 그는 유년기의 회상 장면에서 원문의 “우리가 살던 소도시”라는 작은 공간을 “아늑한 고향”으로 의역하고, 그때의 나이를 뒷 문장에 따로 배치함으로써 한국식으로 어떤 이야기를 시작하는 관례를 살려낸다. 이 예들은 이야기를 도입하는 첫 문장의 성격을 잘 파악한 이야기꾼으로서 역자의 역량을 드러낸다. 송영택이 이야기꾼으로서 번역을 한다면, 현대 작가 배수아는 완전히 다른 문체를 사용한다. 비교점으로 잠시 언급하자면, 배수아는 서문의 첫 문장을 “내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그러기 위해서 이제 아주 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7)고 아무 포석도 깔지 않고, 매우 드라이하게 옮기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1장의 첫 문장 역시 “열 살 때 고향 소도시에서 라틴어 학교를 다닐 무렵의 경험으로 내 이야기를 시작하겠다”(11)고 하여 원문이 주는 정보를 충실히 옮기는 데 그치고 있다.
한국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독일에서 수학한 독문학자 안인희는 번역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의 <데미안> 번역은 2012년도에 시작된 <데미안> 번역 붐의 일환으로서, 그 때문에 가장 최근의 동향과 어법을 대표하는 번역본 중 하나로 간주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단행본은 1990년대 이후 편집에 사용되는 현대적 가로쓰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오로지 이 한 작품만을 수록한 단행본이다. 앞표지에 인물의 뒷 상체를 암시적으로 그려 넣어 한 개인의 자아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표지 역시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편집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비교적 긴 부록에는 1947년 영문판에 실렸던 토마스 만의 “서문”을 번역하여 실었고, 이어 역자의 상세한 작품해설이 뒤따른다. 또한 작품의 출판역사를 둘러싼 에피소드들을 상술하고, 나아가 정신분석학의 개념들을 소개하며 작품의 심층적 이해를 위한 단초를 제공한다. 이어 작가 연보를 실었다. 이런 꼼꼼한 편집에도 불구하고 안인희의 번역본 역시 놀랍게도 저본에 관해선 아무런 정보를 주지 않고 있다. <데미안>은 그사이 너무 많이 번역된 탓에 여기서 오역을 찾아내는 일은 부차적인 것이 되었다. 현대에 출판된 수많은 번역본은 이제 정확한 번역이 문제가 아니라 작품의 고유한 특성과 목소리에 다가가려는 한없이 점진적인 작업으로서의 번역을 이해하는 단계에 와 있음을 보여준다. 안인희의 <데미안>은 그런 최근의 경향을 대표하는 번역본 중의 하나로 이해될 수 있다.
여기서 선별된 번역본 중 가장 최근작에 속한다. 부제목 없이 제목만을 달았고, 각 장의 제목을 본문의 쪽수와 함께 목차로 정리하였다. 원문에선 서문의 표어 같은 내용이 서문의 제목처럼 달려 있다. 이는 역시 제목을 달고 있는 본문의 각 장과 차이를 두지 않아 서문과 본문의 경계가 사라진다. “옮긴이의 말”에서는 주제로 구분하여 먼저 <데미안>을 작가의 자전적 요소가 반영된 작품으로 소개하면서 작가의 생애를 전하고, 이어 헤세의 다른 작품과의 연관성이나 <데미안>의 형성사 및 수용사와 관련된 이야기, 혹은 역자 자신의 독자로서의 체험과 섞어가며 본 작품의 내용을 설명한다. 배수아는 비교적 간결한 단문들로 이루어진 원문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비교적 수사가 적고 단문으로 이루어진 서술법을 선택했다. 문장들은 매우 정제되어 있고, 번역문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으며 매끈함, 자연스러움, 가독성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이것이 원문에의 충실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보다 자유롭고 풍부한 언어 선택, 그리고 많은 부분에서 가해진 각색은 어쩌면 작가 배수아가 한국어로 된 <데미안>을 썼다면 나왔을 그런 모습을 하고 있다. 말하자면 선별된 번역본 중 가장 주관적인 번역본에 속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2.2. 번역 예문을 통한 비교분석
1) 주인공의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대한 회고’로서 <데미안>은 줄거리와 문체에서 나이브한 인상을 줄 수 있지만, 한 인간의 성장기와 개체화 과정에 대한 깊은 성찰이라는 점에서 심리적, 정신적 깊이를 보유하고 있다. 책의 이런 특성들 때문에 원문의 의미를 적합한 번역어로 풀어내기가 실은 전혀 수월하지 않다. 가령 작품의 내용을 한 개인의 성장사로서 압축하여 표현하고 있는 부제 “Die Geschichte vom Emil Sinclairs Jugend 에밀 싱클레어의 청춘에 관한 이야기”와 서문 앞의 머리말 “Ich wollte ja nichts als das zu leben versuchen, was von selbst aus mir heraus wollte. Warum war das so sehr schwer? 나는 내 속에서 저절로 우러나오려고 하는 것을 살아보고자 했을 뿐이다, 그게 왜 그리도 힘들었을까?”(7)는 헤세의 언어가 개념어 대신 형상어를 지향하며, 이로써 독특한 내면의 분위기와 정신적, 심리적 상태를 전달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 문장에서 주인공이 살아보고자 했던 것은 “저절로 내 속에서 우러나오려는 것”으로서 어떤 고정된 형태의 대상이 아니라 역동적이고 운동성을 지닌 것이며, 밖에서 규정된 것이 아니라 주체의 내면에서 나오는 것임을 강조한다. 김요섭은 이것을 “나는 다만 나 자신 속에서 스스로 생성되어 가고 있는 것에 살아보려고 원함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그것이 어찌 그렇게도 어려웠던가?”라고 옮겼다. 우선 원문의 동사적 표현들을 “생성” 같은 개념이나, “원함” 등의 명사화된 개념으로 잡아내어, 원문 표현의 운동성을 살리는 대신 오히려 고정, 고착시키는 효과를 낳는 것이 눈에 띈다. 나아가 이 원문은 서문에 나오는 “ich beginne die Lehren zu hören, die mein Blut in mir rauscht 나는 내 속의 피가 속삭이는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8)와 의미상으로 연결되어 있다. 즉 내 속에 있는 무엇인가가 밖으로 나오려고 하며, 그 마음의 소리를 주체가 귀 기울여 듣는 것은 화자에게 그 내용을 삶으로 실현하는 일의 전제가 된다. 그런데 김요섭은 “내 속에서 나오려는 것”을 “생성되어 가고 있는 것”으로 옮김으로써 이 역학적 관계를 살려내지 못했다.
송영택은 “나는, 나의 내부에서 스스로 뛰쳐나오려는 것을 살아보려 했을 따름이다. 그런데 그것이 왜 그렇게도 어려웠던지”라고 동사적 표현에 초점을 맞추어 옮김으로써 김요섭보다 훨씬 생동적인 느낌을 전달한다. 그는 동사구 같은 표현을 적극 사용하며 그 의미를 풀어서 제시한다. “heraus”를 “뛰쳐나오려는” 것으로 옮긴 것은 의미상 내적 동력을 강조하는 한편, 억압으로부터의 탈출과 같은 심리적 해방의 뉘앙스도 풍긴다. 또한 부제를 “에밀 징클레르의 젊은 날의 이야기”로 옮겨 모음 앞에 오는 독일어 S의 발음을 살린 것도 눈에 띈다.
안인희는 “나는 오로지 내 안에서 저절로 우러나오는 것에 따라 살아가려 했을 뿐. 그것이 어째서 그리도 어려웠을까?”로 옮겨 원문의 동사가 드러내는 운동성을 잘 살려내고 있다. “우러나오는”은 그와 연결된 부사 “저절로”와 매우 자연스럽게 결합된다. 그러나 마치 모든 일이 저절로 일어나는 자연적 현상처럼 옮김으로써 원문에 두 번이나 사용된 동사인 wollte의 적극적인 의지 표명을 살려내지 못한 점은 아쉽다. 안인희는 동양적이고 순응적인 표현들을 사용하여 “자기 형성”이라는 자연의 의지와 인간의 의지를 강조하는 헤세의 실존주의적 시각을 적절하게 반영하지는 못했다. 송영택과 달리 부제에 나오는 고유명사를 안인희는 “에밀 싱클레어의 청춘 이야기”로 번역하여 독일어 S의 발음 대신 영어식으로 이름을 표시하였다. Sinclair는 원래 영어식 이름이므로 싱클레어로 번역해도 무방하다고 볼 수 있다.
2) <데미안>은 주인공의 성장사를 지난한 개체화의 길로서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In jedem ist der Geist Gestalt geworden, in jedem leidet die Kreatur, in jedem wird ein Erlöser gekreuzigt. 개개의 인간 속에서 정신은 형상을 갖추게 되며, 개개의 인간 속에서 피조물이 고통받는 것이며, 개개의 인간 속에서 하나의 구세주가 십자가에 못 박힌다.”(8) 이 문장을 역자들은 다음과 같이 번역하였다.
김요섭: 모든 인간에 있어서 정신은 형상을 이루고, 생물은 괴로워하고, 구세주는 십자가에 못박히고 있다.(24)
전혜린: 모든 인간 속에서 정신이 형상화되어 있고, 모든 인간 속에서 피조물성이 괴로워하고 있고, 모든 인간 속에서 구세주가 십자가에 못박히고 있다.(11)
송영택: 모든 인간 속에서 정신이 형태를 이룩하며, 생물이 괴로워하며, 구세주가 십자가에 못박히고 있는 것이다.(11)
안인희: 그 모든 인간 각자에게서 정신이 형상이 되고, 각자에게서 피조물이 고통받고, 각자에게서 구세주가 십자가에 못 박힌다.(8)
배수아: 모든 인간의 내부에는 형체를 갖춘 정신이 있고, 고통받는 피조물이 있고, 구세주가 십자가에 매달린다.(8)
원문에 나오는 “정신”, “피조물”, “구세주”라는 개념들은 전체를 표현하는 보편적 단수이다. 헤세의 원문에선 이 보편 개념들이 개개의 개인들을 통해 구체적으로 형상화된다는 점이 강조된다면, 김요섭의 경우 이것은 그냥 모든 인간에게 적용되는 보편적인 현상으로서 이해되고 그렇게 번역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의 의지가 개별 인간 속에서 실현되는 개체화의 과정을 충분히 살려내지 못했다. 또한 피조물은 자연/창조주와의 관계를 전제하는 말이지만 역자는 이것을 그냥 “생물”로 옮겨 그 관계성을 간과하였다. 전혜린의 번역은 “..되고 있다”라고 현재진행형으로 옮김으로써 그 현장성과 역동성을 강조한다. 송영택 역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모든 인간 속에서”라고 표현했으나 정신과 생물과 구세주는 역시 하나의 보편적 현상으로서 모든 인간 속에서 반복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안인희의 경우엔 “각자”라는 말을 매번 집어넣어 정신, 피조물, 구세주가 개별적인 개인의 차원에서 구현된다는 의미를 강조함으로써 원문의 의미에 보다 다가가 있다. 배수아의 번역은 인간과 정신의 관계를 소속의 관계로 만들어 정신의 형상화로서의 인간 개체라는 의미가 사라져버린 느낌을 준다. 또한 피조물 역시 부분적 요소로서 인간 내부에 속하는 것으로 옮겨졌으며, 그래서 마지막 문장은 앞의 두 문장과의 내적 연관성을 잃고 있다.
3) 번역본에 공통된 문제점들 혹은 화두들
여기서 살펴본 번역본들은 1950년대부터 2010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사적 맥락에서 산출되었다. 그럼에도 짚고 넘어가야 할 몇 가지 문제점을 공통적으로 보여준다.
3.1) 이 번역본들에는 모두 저본에 관한 정보가 없다.
헤세의 독일어 원문의 출판사를 간략히 살펴보면, 1919년 무명의 작가 에밀 싱클레어 작품으로서 세상 빛을 보았던 <데미안>은 1920년 피셔 출판사의 4번째 인쇄본부터 “Demian – Die Geschichte von Emil Sinclairs Jugend - von Hermann Hesse”로 헤세의 이름으로 출판되었다. 1946년엔 도서협회 구텐베르크에서 출간되었고, 1949년부터는 주르캄프 출판사에서 출판된다. 1966년에는 처음으로 Bibliothek Suhrkamp에서, 1974년에는 Suhrkamp Taschenbuch로서, 2000년에는 Suhrkamp BasisBibliothek에서 발행된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1921년도 피셔 출판사의 판본에서 제1장에 나오는 주인공의 나이가 “내가 대략 11살 내지 12살쯤이었을 때 wo ich etwa zehn bis elf Jahre alt war”로 나오는 반면, 1974년도 주르캄프 출판사의 단행본에선 “내가 11살이었을 때 wo ich zehn Jahr alt war”로 바뀌어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모든 한국어 번역본들은 이것을 “내가 열 살이었을 때”로 옮기고 있어 적어도 1974년도 주르캄프 포켓판과 같은 원본을 저본으로 삼았다고 추측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실례는 독일의 두 출판사에서 나온 <데미안> 판본들에 또 다른 내용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어느 판본부터 내용상의 차이가 발생했는지, 그것이 작가 헤세 자신이 직접 가한 수정인지, 출판사 측의 일방적 변경내용인지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3.2) 앞서 지적한 나이 번역에서 또 하나의 공통점이자 문제가 발견된다. 그건 한국어 번역본들이 한결같이 서구의 ‘만 나이’와 한국의 ‘세는 나이’ 간의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데미안>에는 네다섯 번에 걸쳐 등장인물의 나이가 언급되고 있지만, 한국어 번역본들은 출발어권의 “만 나이”를 도착어권의 “세는 나이”로 옮기지 않았다. 이것은 문화적 차이를 간과한 결과이며 초창기 번역부터 최근 번역까지 답습되어 온 것으로 보인다. 아니면 이것을 문화적 차이를 남겨두기 위한 번역 전략으로 이해해야 할까? 만일 이것이 전략이라고 한다면 독자는 어떻게 그것이 문화적 차이임을 느낄 수 있을까? 그걸 위해 숫자 이상의 무엇인가가 더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3.3) 호칭과 인칭대명사 사이에서: 어떤 대상을 여러 번 언급해야 할 경우, 독일에선 인칭대명사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한국에선 호칭을 사용한다. 오늘날 우리말에서도 여성 및 남성 삼인칭대명사 “sie”와 “er”를 문법의 성을 따라 그대로 옮겨 쓰는 경우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인칭대명사의 사용과 번역은 서구 출발어권과 한국 도착어권의 문화적 차이를 크게 드러내는 부분이다. 그건 우리 문화권에서는 젠더 보다는 나이가 더 중요한 구별 범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린 여자아이 혹은 연상이나 노년의 여성을 가리키는 인칭대명사를 그대로 “그녀” 혹은 “그 여자”라고 옮기는 것은 한국인의 귀에 매우 낯설고, 게다가 부적절하게 들린다. 한국어에서는 나이 든 여성이 이에 해당될 때 이름이나 호칭을(그 부인, 아주머니, 그의 어머니) 사용하던가, 혹은‘그 분께서는’, ‘그 사람은’으로 부르기 때문이다. 특히 전혜린의 경우 이러한 직역 현상이 두드러진다. 전혜린은 1960년대 다양한 독일어 작품 번역에서 독일어 인칭대명사를 그대로 한국어로 옮겼다. <데미안>에서 여성 삼인칭대명사 “sie”는 모두 “그 여자는”으로 번역되어 있다. 가령 싱클레어가 데미안의 어머니인 에바 부인을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바로 그 여자였다”(전혜린, 106), “그 여자는 내 두 손을 굳세고 따뜻한 그 여자의 두 손으로 잡았다”는 부분은 꿈과 사진으로만 보아온 이상적 여성이자 연인을 앞에 둔 주인공의 내적 태도를 드러낸다고 하겠다. 하지만 이후 싱클레어는 에바 부인을 “에바 부인”으로 부르고, 두 사람의 화법은 존칭법으로 일관된다. 이 같은 맥락에서 “그 여자는 마치 겁을 내는 아이들 곁에 오는 어머니처럼 우리들 옆에 왔다.” 이어 데미안이 “슬프지 않아요, 어머니. 우리는 다만 ...”으로 응대할 때, 화자 싱클레어가 에바 부인을 여전히 “그 여자”로 서술하는 태도는 더 이상 적절하지 않게 느껴진다. 어머니 격의 인물을 그 여자로 부르는 것은 한국어권의 정서에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혜린이 즐겨 옮긴 “그 여자”는 일반 명사 “die Frau”로도 이해될 수 있어 오해의 위험을 안고 있다. 안인희, 배수아 등 다른 번역가들 역시 여성 삼인칭대명사를 일관적으로 문법적 성 “그녀”로 옮기고 있다. 이에 반해 송영택의 경우는 다른 해법을 보여준다. 그는 7장에서 싱클레어가 데미안의 옛집을 찾아가고 현재 집주인이 데미안의 어머니 사진을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Das war sie!”, “ Und sie war Demians Mutter.”(153)를 “그 여자였기 때문이다!”, “[...] 데미안의 어머니가 그 여자일 줄이야!”(146) 라고 옮기지만, 실제로 에바 부인을 만난 이후엔 현실의 그녀를 지칭할 때 “부인”으로 옮기고 있다. “나에게 있어 부인의 눈길은 이상의 실현이었고”(154), “부인은 어머니와 같은 미소를 띠고”(155), 그리고 자신의 이상과 관련해서는 “이 여성이야말로 나의 운명을 책임지게 된 새로운 상이었던 것이다.”(155)로 옮겨, 에바 부인을 맥락에 적절하게 번역하는 유연성을 발휘한다.
3.4) 존칭법의 문제: 3.3)번과 반대되는 경우로서, 원문에서는 서로 간에 존칭법을 사용하는 대화를 대부분의 한국어 번역본은 대화자들 간의 나이를 따져 연상의 대화자는 반말로, 연하의 대화자는 존칭 어법을 쓰는 걸로 구분하여 옮긴다. 즉 도착어권의 문화적 정서와 어법에 출발어권의 그것을 적응시킨 것이다. 이 내용은 싱클레어와 피스토리우스의 만남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송영택은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연상인 피스토리우스가 싱클레어에게 반말하는 것으로 옮겼다. “뭘 그리 흘끔흘끔 보는 거야. 무슨 용무라도 있어?” “별로 용건이 있는 건 아닙니다.”(112) “이제부터 약간의 철학 훈련을 하는 거야. 아무 말 않고 엎드려서 생각하는 거야.”(115) 안인희와 배수아는 피스토리우스가 처음엔 반존칭으로 말을 붙이지만 그 이후엔 줄곧 반말을 사용하는 것으로 옮기고 있다. 역자들은 이단아이자 아웃사이더로 각인된 피스토리우스의 반항적 성격을 나름대로 해석하여 그의 말투에 적용시키기도 했다.
안인희: “어쩌자고 그리 날카롭게 보는 거요? 나한테 뭘 바라시나?”(119)/ “이리 와보게 [...] 이제 철학을 좀 해보자고. 그러니까 입은 닥치고 배를 깔고 엎드려 생각을 좀 하자는 거지.”(123)
배수아: “재수없게 왜 그리 빤히 쳐다보는 거요? 나한테 무슨 용건인데?”(131)/ “이리 와봐 [...] 약간의 철학을 해보는 거야. 그 말은 입은 쳐닫고 몸은 엎드려서 생각에 잠겨보자는 거지.”(136)
그러나 앞선 예들과 달리 오로지 직역을 선호한 전혜린은 두 사람의 대화를 존칭으로 일관시키고 있다. “왜 나를 그렇게 째려 봅니까? [...] 철학을 좀 합시다. 입을 다물고 배를 땅에 대고 생각하는 것입니다.”(77/79)
전혜린을 제외하고 보면, 어투에 관한 앞선 예들은 지나치게 도착어권의 문화에 출발어권 문화를 적응시켰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의 젊은 세대는 동년배는 물론이고 선후배 사이에서도 존칭법을 즐겨 쓰면서, 확대된 가족관계와 같았던 기존의 사회적 관계의 틀을 해체시키고 있다. 이런 한국 사회의 진행 중인 변화를 도외시하더라도, 독일어 원문에 나오는 대화자들 간의 존칭법을 연배에 따라 존칭 및 반말로 어투에 차이를 두는 한국적 정서로 옮기는 것이 과연 얼마나 적절한 것인지 재고할 필요가 있다.
3. 평가와 전망
1955년 초판이 나온 이래 지난 70년간 수많은 <데미안>이 한국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이 글에선 그중 다섯 편의 번역본을 선별하여 그 개별적 특징들을 살피고, 또 예문 비교를 통해 각 번역어의 문체적 특성들을 간략히 고찰해 보았다. 그 내용을 요약하자면, 전혜린의 번역은 출발어인 독일어 원문의 문법과 화법을 거의 그대로 옮긴다는 의미에서 가장 직역에 충실한 번역이다. 그 반대편에는 의역과 문화적 번역을 통해 출발어를 도착어에 적응시킨 송영택과 배수아의 번역이 있다. 나머지 번역본들은 그 사이에 위치한다.
그러나 각 번역본은 자신의 형성사라는 맥락에서 고유한 의미를 지니며, 그래서 단순히 비교로 끝낼 수 없는 역사적 가치와 위상을 지닌다. 가령 김요섭의 60년대 번역본은 대개 초역본이 그렇듯 수많은 오류와 오역을 드러내지만, 그 불완전성에도 불구하고 독자가 작품에서 받는 영향과 감동을 상쇄시키지 않는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번역 비평을 위해 도서관에서 빌린 이 번역본에 빼곡히 처져 있는 밑줄들이 증언하듯이, 생소한 문장과 삐딱한 번역어조차도 결국 한 작품이 독자에게 말을 거는 목소리에 묻히며, 이 목소리는 독자의 상상력과 영감을 통해 독자의 정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이런 사실은 번역서에 덧쓰인 수많은 독서의 흔적들이 보여주며, 우리 역시 각자의 독서 체험을 통해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이 밖에도 이 번역본들은 오역의 문제에서 역사적 영향 관계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 번역의 역사 초기에 넘쳐났던 오역들은 그사이 대부분 수정, 제거되었다. 하지만 최근의 <데미안> 번역본의 고찰에서도 드러나듯, 수많은 번역을 거치며 수정되었다 해도 오역은 완전히 제거되지 못하며, 긴 번역사를 뒤로하고도 완전한 번역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나아가 문법적으로 정확한 번역이라고 해서 반드시 원문의 의미를 더 잘 살려내는 것도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데미안>의 번역사는 “무엇이 완전한 번역인가”라는 화두를 던지는 한 예로서, 지난 수십 년간 진행된 번역들은 모두가 완전한 번역이라는 유토피아를 향해 시도된 무한한 접근이었음을 느끼게 한다.
마지막으로, <데미안>의 번역사는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사이며, 따라서 몇 가지 선별된 번역본 비교로 끝날 수 없는 더 많은 함의를 지니고 있다. 한국인은 왜 그토록 <데미안>을 즐겨 읽어 온 것이며, <데미안>은 왜 그토록 꾸준하게 한국어로 번역되어 온 것일까? 원문 분량으로 약 190쪽에 해당하는 중편 소설 한 권이 한 사회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끼쳐온 강력한 영향력을 <데미안>의 번역사가 입증하고 있다.
4. 개별 비평된 번역 목록
김요섭(1967): 데미안. 문예출판사.
전혜린(1966): 데미안. 신구문화사.
송영택(1980): 데미안. 한영출판사.
안인희(2013): 데미안. 문학동네.
배수아(2018): 데미안. 그 책.
바깥 링크
- ↑ 1948년 영어판 서문에서 토마스 만은 당시의 반응을 다음과 같이 회고하고 있다. “바로 일차 세계 대전 이후 수수께끼 같은 인물 싱클레어의 <데미안>이 불러일으켰던 감전 작용 같은 영향력을 잊을 수 없다. 그건 더할 수 없는 정확성으로 시대의 신경을 건드렸고, 자기네들 가운데서 가장 심오한 삶의 고지자가 부활했다고 믿었던 (그들이 필요로 했던 것을 제공한 사람은 42살이나 되었는데말이다) 그 젊은 세대를 감사에 찬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작품이다”.Hermann Hesse / Thomas Mann(2003): Briefwechsel. In: Anni Carlsson /Volker Michsels(ed.). Frankfurt a. M.: Suhrkamp und Fischer, 123.
- ↑ 앞의 출판 관련 내용은 중앙일보 기사에서 가져온 내용이다: <우리 출판사 첫책> 문예출판사 ‘데미안’ (1966): 중앙일보. 2003.6.27.https://news.joins.com/article/192618.
- ↑ Hermann Hesse(2013): Demian. Die Geschichte von Emil Sinclairs Jugend.Berlin: Suhrkamp Taschenbuch Verlag, 7. 이하에서는 본문에 쪽수를 표기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