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하탄의 선신 (Der gute Gott von Manhattan)

Bib02 (토론 | 기여)님의 2024년 6월 22일 (토) 03:47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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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에보르크 바흐만(Ingeborg Bachmann , 1926-1973)의 방송극


작품소개

잉에보르크 바흐만이 1957년 발표한 작가의 마지막 방송극이다. 1958년 북독라디오방송(NDR)과 남독라디오방송에서 같은 날, 각각 다른 버전으로 처음 방송되었으며, 북독방송극은 1959년에 권위 있는 “전쟁실명자의 방송극”상을 받았다. 이 방송극은 액자구조로 되어있다. 틀 구조는 1950년대 여름, 맨하탄의 법정에서 다루어지는 소송 사건을 다룬다. 23세의 여대생을 살해한 피의자로 법정에 선 맨하탄의 선신이 내부이야기에 속하는 두 남녀의 사랑과 불행한 결말에 관해 사건의 자초지종을 판사에게 설명한다. 내부이야기에서 미국 여대생 제니퍼와 유럽에서 온 여행자 얀은 뉴욕의 센트럴 정거장에서 처음 인사를 나누고 기약 없는 하룻밤 관계를 맺는다. 처음엔 귀국 생각에 젖어 제니퍼에게 별 관심이 없던 얀은 점차 제니퍼에게 깊이 빠져들고, 짧은 시간 동안 둘의 관계는 연인으로 급성장한다. 이 관계의 발전은 이들의 숙소를 통해 공간적으로 가시화된다. 러브호텔에서 보낸 첫날 밤 이후, 이들은 숙소를 아틀란틱 호텔로 옮기고, 거기서 7층 방, 30층 방, 57층 방으로 계속 옮겨간다. 이 가파른 수직적 공간이동은 이들이 땅바닥 현실에서 점점 멀어져 마천루에 해당하는 높이에서 외부와 접촉 없이 지내는 도취상태에 도달할 때 멈춘다. 두 사람의 관계성은 얀의 언어변화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제니퍼에게 처음엔 일상어, 상용어를 쓰던 얀은 점차 시적인 언어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게 되며, 그의 언어는 드디어 유토피아적인 “다른 상태”로 넘어간다. 공간과 언어의 변화를 통해 이들의 사랑은 현실의 틀을 벗어나 탈시간화, 탈사회화된 유토피아적 상태에 도달했음을 드러낸다. 그러나 이들의 사랑은 처음부터 그들을 주시하고 관찰해 온 맨하탄의 선신이 개입함으로써 종말을 맞는다. 사회 질서를 담당하는 존재로서 맨하탄의 선신에게 얀과 제니퍼의 절대적 사랑은 질서를 위협하는 요소로 이해된다. 선신은 누구보다도 이들의 사랑을 이해하지만, 동시에 현실을 위협하는 사랑의 위험성을 알기에, 고대 비극의 합창단과 같은 기능을 가진 “목소리들”을 통해, 또 자신의 심복인 두 다람쥐의 편지를 통해 두 사람에게 자제와 경고의 암시를 여러 차례 보낸다. 그럼에도 두 연인이 모든 것을 망각하고 서로에게 함몰된 ‘절대적 상태’에 도달하자, 이를 막기 위해 선신은 강도 높은 조처를 취한다. 그는 귀국할 배표를 돌려주러 얀이 잠시 호텔방을 떠난 사이에 제니퍼를 방문하여 폭탄이 든 상자를 선물한다. 마침 얀이 바에 머물며 신문을 읽고 현실의 시간을 자각하는 그 순간에 제니퍼를 분사시키는 폭발 소리가 들려온다. 다시 틀 이야기로 돌아와 선신은 얀이 제니퍼의 시체도 챙기지 않고 바로 배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전한다.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재판관은 선신에게 동의하면서 그에게 아무 처벌도 내리지 않는다. 이 작품에서 바흐만은 같은 오스트리아 작가 로베르트 무질의 영향을 받아 문학적 사유로 발전시킨 “다른 상태” 혹은 “유토피아적 상태”를 남녀의 사랑을 매개로 실험했다. 국내 초역은 1974년 차경아에 의해 이루어졌다(문예출판사).


초판 정보

Bachmann, Ingeborg(1958): Der gute Gott von Manhattan. München: Piper.


번역서지 목록

번호 개별작품제목 번역서명 총서명 원저자명 번역자명 발행연도 출판사 작품수록 페이지 저본 번역유형 작품 번역유형 비고
1 만하탄의 善神 만하탄의 善神 잉게보르크 바하만 車京雅 1974 文藝出版社 1-115 완역 완역
2 맨하탄의 善神 맨하탄의 善神 잉게보르크 바하만 작품집 3 잉게보르크 바하만 신교춘 1987 한국문연 17-90 완역 완역
3 맨하탄의 선신 만하탄의 선신 잉게보르크 바하만 차경아 1996 문예출판사 9-127 완역 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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