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포도주 (Brot und Wein)
프리드리히 횔덜린(Friedrich Hölderlin, 1770-1843)의 시
작품소개
프리드리히 횔덜린의 가장 유명한 시들 중 하나이자, 6개의 비가 중 가장 분량이 큰 작품으로서 160개의 시행으로 구성되어 있다. 집필 시기는 1800년에서 1801년으로 넘어가는 겨울로 추정된다. 이 시는 횔덜린이 프랑스 군대에서 도피하여 카셀에 머물 때 알게 된 작가 빌헬름 하인제 Wilhelm Heinse에게 헌정되었다. 횔덜린은 생전에 이 시의 첫 연만을 “밤”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시의 전 모습이 알려진 것은 1894년 소책자로 그의 전기가 발표되면서였다. 그러나 세간에 알려진 것은 20세기 초에 출판된 작품집을 통해서이며, 1970년대 프랑크푸르트 작품집에는 수기로 쓰인 원본도 함께 실렸다. 여기서 작가가 직접 수정한 내용들이 드러났다. 이 비가는 형식에 있어 각각 3개가 하나의 통일체를 이루는 9개의 연들로 구성되어 있다. 내용 면에서는, 이 세상에 부재하는 신적인 것과 그 현재화를 다룬다. 소외된 이 세상에서 겪는 충만한 삶의 상실에 대한 비탄과 동시에 인간을 넘어서는 자연과 사회와 사랑에 있어서의 숭고함의 찬양을 내용으로 삼는다. 이를 위해 시는 낮과 밤의 대립으로 채워져 있고, 이것은 신성으로 가득한 시대와 신성이 사라진 시대의 역사철학적 대립으로 은유화된다. 밤은 실현되지 못한 역사적 현재를, 낮은 고대 그리스의 빛나는, 실현된 시간을, 그리고 실현을 바라는 미래의 시간을 상징한다. 이 미래 속에서 현재와 과거는 변증법적으로 연결되어 새로운 합일체로 지양된다. 이 비가는 현재라는 ‘밤’의 경험으로 주도되지만, 그 속에는 기억의 가능성을 담고 있어(1연) 지나간 그리스의 “낮들”이 현재화되고(2연), 그 낮들은 다시 밤으로 흘러들지만(3연), 이 밤들은 실현을 고대하는 미래에 대한 기대와 내적인 준비의 시간으로 이해된다. 낮과 밤의 은유와 더불어 시의 또 다른 핵심 개념인 ‘비애와 기쁨’이라는 두 개의 감정이 연결되어 있다. 이 두 감정은 시적 화자가 어떤 역사적 시기에 있는냐에 따라 자주 뒤바뀐다. 시의 중심에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의 형상이 있다. 이 시의 원래 제목은 “포도주의 왕 Der Weingott”이었다. 그는 또한 밤의 신이기도 하여 디오니소스적 열광, 영감에 찬 광기를 표현하며, 따라서 시인의 신이자 기쁨의 신이다. 디오니소스는 3연에 가서야 “도래할 신”으로서 처음 등장한다. 그러나 6연 말미에 이르면 처음으로 그리스도가 암시되며 마지막 연에서 두 신의 형상이 결합된다.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신은 인류에게 빵과 포도주라는 은총을 자신의 현재에 대한 위로의 표시로서 남긴다. 빵과 포도주는 기독교 제의에 나오는 만찬의 구성 요소일 뿐 아니라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어머니인 대지의 신 데메테르와 디오니소스의 선물을 상징한다. 이처럼 이 비가에서 기독교적인 것과 고대 그리스적 의미들은 함께 융합된다. 국내 초역은 1980년 황윤석에 의해 이루어졌다(탐구당).
초판 정보
Hölderlin, Friedrich(1894): Brot und Wein. An Heinze. In: Friedrich Hölderlin. Sein Leben und sein Dichten. Bremen: Verlag von Eduard Hampe, 179-182.
번역서지 목록
번호 | 개별작품제목 | 번역서명 | 총서명 | 원저자명 | 번역자명 | 발행연도 | 출판사 | 작품수록 페이지 | 저본 번역유형 | 작품 번역유형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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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빵과 포도주-하인체에게 | 인간의 갈채 외 | 횔덜린 | 김정환 | 160-172 | 편역 | 완역 | ||||
2 | 빵과 포도주 | 궁핍한 시대의 노래 | 혜원세계시인선 ; 25 25 | 횔덜린 | 장영태 | 1990 | 혜원출판사 | 242-263 | 완역 | 완역 | 비가 |
3 | 빵과 포도주 | 빵과 포도주 | 세계시인선 52 | 프리드리히 횔덜린 | 박설호 | 1997 | 민음사 | 26-53 | 편역 | 완역 | |
4 | 빵과 포도주 | 횔덜린 시선(詩選), 머무는 것은 그러나 시인이 짓는다 | 프리드리히 횔덜린 | 장영태 | 2008 | 유로서적 | 298-319 | 편역 | 완역 | 『궁핍한 시대의 노래』 장영태(1990)의 증보판 | |
5 | 빵과 포도주 | 궁핍한 시대에 시인은 무엇을 위하여 사는가 | 프리드리히 횔덜린 | 장영태 | 2012 | 유로서적 | 318-333 | 완역 | 완역 | 5. 신들과 안티케 | |
6 | 빵과 포도주-하인제에게 바침 | 횔덜린 시 전집 2 | 프리드리히 횔덜린 | 장영태 | 2017 | 책세상 | 132-142 | 완역 | 완역 | Ⅵ. 1800-1805 슈바벤, 남프랑스, 뉘르팅겐, 두 번째 홈부르크 체재기 | |
7 | 빵과 포도주 | 독일시집 | J.Ch.F. 횔덜린 | 송용구 | 2019 | 자음과모음 | 77-106 | 편역 | 완역 | 제3부 長詩 <빵과 포도주> -하인제 Wilhelm Heinse에게, 제1편 '놀라움을 일깨우는 밤', 제2편 '성스러운 기억', 제3편 '신성(神性)의 불꽃', 제4편 '축복의 요람 그리스', 제5편 '꽃처럼 피어나야 할 말들', 제6편 '인간의 형상을 입고 스스로 강림한 그분', 제7편 '궁핍한 시대에 시인들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제8편 '약속의 증표', 제9편 '횃불을 흔드는 자' |